응원이 필요할 땐 김토끼를 만나요!
『오늘도 치얼업!』 지수 작가 인터뷰
이 책은 직접 쓰고 색칠하고 오리고 붙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놀이로 구성돼 있는 놀이북이다. 각기 다른 77가지의 놀이에는 김토끼와 친구들이 전하고 싶은 응원을 가득 담았다. (2022.12.16)
인스타그램에서 분홍색 김토끼를 주인공으로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사랑받고 있는 지수 작가의 새 책 『오늘도 치얼업!』이 나왔다. 이 책은 직접 쓰고 색칠하고 오리고 붙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놀이로 구성돼 있는 놀이북이다. 각기 다른 77가지의 놀이에는 김토끼와 친구들이 전하고 싶은 응원을 가득 담았다. 직접 손을 움직이며 집중하다 보면, 어린 시절의 우리가 그랬듯이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읽기만 해도 힘을 얻을 수 있는 툰을 중간중간 넣어 놨으니, 찾아 읽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다. 응원이 필요한 순간! 원하는 페이지를 펼쳐 마음껏 즐겨 보자.
『오늘도 치얼업!』은 작가님이 그동안 작업하셨던 책과는 결이 다른 독특한 책인데요. 이 책은 어떻게 출간하게 되었나요?
편집자님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어요. 어른도 어린이처럼 컬러링도 하고 숨은그림찾기도 하면서 놀 수 있는 놀이북을 만들자, 그 안에 토끼툰의 메시지를 담아보자고요. 어린이책을 많이 만들어 본 편집자라 가능한 기획이었던 것 같아요. 기획안을 받자마자 정말 하고 싶은 작업이었어요. '위로와 응원'이라는 토끼툰의 키워드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형태의 책이 있을까 싶어요. 결국, 응원이라는 게, 받는 사람의 마음과 행동이 중요한 거잖아요. 놀이북은 독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어서, 각자 원하는 만큼 원하는 형태로 느끼고 즐길 수 있어요. 첫 미팅 자리에서부터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계속 나왔어요. 처음 해보는 독특한 작업이었지만 무척 즐거웠어요.
작업 과정이 어땠는지도 궁금합니다. 툰을 그릴 때나 다른 작업하셨을 때와는 사뭇 달랐을 것 같아요.
그림도 그림이지만, 놀이가 구조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쓸 부분이 많았어요. 특히, 자르고 붙여서 입체 구조물이 나와야 하는 경우에는 직접 인쇄해서 만들어 보며 수정해야 했어요. 풀칠 칸이 너무 작으면 잘 붙지 않고, 너무 얇은 구조물은 자르다가 끊어지더라고요. 하지만 작업은 대체로 아주 즐거웠어요. 보물찾기 놀이에서 친구들이 찾을 보물을 숨기는 어린이의 마음이 되었거든요. '이건 못 찾겠지?', '이거 찾으면 진짜 웃기겠다!'하면서 작업할 수 있어서 내내 행복했어요.
김토끼와 친구들이 전하는 응원과 긍정의 메시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있어요. 이 책에서도 놀이를 하는 즐거움과 함께 응원 받는 기분을 듬뿍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주제로 그림을 연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살다 보면 확신의 말과 응원이 자주 필요해요. 저는 제가 필요한 말을 저 스스로 해주는 편이에요. 매일 일기를 쓰는데, 대체로 근심과 걱정으로 시작되고 긍정의 말로 끝이 나요. 모든 좋은 일은 좋은 기분으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아주 흔한 응원의 말도 직접 손으로 적고 나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림에는 제가 자주 쓰는 문장이 담겨요. 김토끼와 친구들은 귀여운 그림 버전의 일기이자 다짐인 것이지요. 보는 사람들에게 힘이 된다면 그건 무척 감사한 축복이에요.
오랫동안 그림을 연재하고 글을 쓰는 작업을 하고 계시는데, 작가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일과 일상을 균형있게 꾸리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림은 수년 전에 퇴근 후 취미로 시작했어요. 그때는 그림이 일이 아닌 일상이었죠. 그런데 차츰 SNS 계정이 커지면서 그림으로 돈을 벌게 되었고, 지금은 일로 그림을 그릴 때가 많아요. 취미였을 때와는 책임감의 크기와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어요. 담당자들 출근 전에 일어나 그날 마감인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한 시간씩 업무 이메일 답장을 하기도 해요. 그럴 때는 틀림없이 '일'이죠. 그런데 그림을 그리다가 몰입의 순간이 찾아오면 다시 순수한 애정과 기쁨의 영역에 빠지기도 해요. 밥을 먹지 않아도 밤이 늦어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아, 내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느껴요.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그런지, 아무래도 일을 오래 붙잡고 있습니다. 아침에도 일하고 밤에도 일해요. 일과 일상을 균형 있게 꾸리는 건 차츰 풀어 가야 할 숙제겠네요.
작가님만의 '치얼업' 방법이 궁금합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민이 많을 때, 힘든 일이 생길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는 편인가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일기장에 적는 것이에요. 이런저런 자극에 예민하고 사소한 스트레스를 잘 떨치지 못하는 편이라 일기장을 분신처럼 가지고 다녀요. 복잡한 마음도 문장으로 쓰고 나면 좀 괜찮아져요. 친구한테 고민을 털어놓으면 고민 상황이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해도 기분이 한결 풀리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리고 요일을 정해놓고 행복한 순간을 루틴으로 만드는 것도 좋더라고요. 저는 금요일 저녁마다 간식거리를 사 와서 재밌는 콘텐츠를 봐요. 은은한 조명 하나만 틀어놓고, 담요로 둥지를 만들어서 아늑한 시간을 갖죠. 한 주의 보상처럼 느껴져요. 기다려지는 순간이 있으면 힘든 일도 버틸 수 있어요.
어떤 분들에게 『오늘도 치얼업!』을 권하고 싶으세요?
복잡한 마음을 제쳐놓고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초등학교에서 미술 시간에 크레파스로 바닷속도 그리고, 크리스마스 팝업 카드도 만들어 친구들과 나누던 그때를 다들 기억하시죠? 작은 손으로 그리고 칠하고 오리고 붙이면서 별걸 다 만들었어요.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었죠. 그 시절 우리는 과자 하나를 먹어도 놀잇거리가 있었어요. 치토스에는 번번이 따조가 숨어 있었고, 죠리퐁에는 귀여운 스푼이 될 종이가 들어 있었죠. 껌 봉투에는 명언이 적혀 있고, 고래밥 상자에는 숨은그림찾기가 있었어요. 그때 우리의 즐거움이었던 여러 놀잇거리를 이 책에 담았어요. 모두가 천진하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꾸준히 책을 내고,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도 진행하며 김토끼 캐릭터가 점점 더 커진다는 게 보여서 무척 기쁩니다. 작가님의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은 무엇인가요?
취미로 시작한 그림인데, 오래 하다 보니 이만큼 자랐어요. 김토끼 캐릭터가 사랑받는 만큼, 작가로서의 저도 발맞추어 성장하고 싶어요. 요즘은 그림에 더 욕심을 내게 되었어요. 액정 너머에만 머물 게 아니라, 이제는 김토끼가 손에 잡히고 만져지는 현실 세상으로 나올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번 작업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에요. 이 책 덕분에 김토끼가 손에 잡히는 엽서가 되고, 선물 상자가 되고, 책상 위 오브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작업을 확장하고 싶어요. 여러분의 손에 잡히는 무언가로 여기저기 등장해서 여러분에게 다정한 말을 건넬 수 있도록 애써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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