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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 작가가 전하는 사춘기 부모 공감 에세이

『사춘기라는 우주』 황영미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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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 작가는 본인의 사춘기 시절과 사춘기 자녀를 교육시켰던 경험, 그리고 활동들을 통해 만나는 많은 청소년 아이들을 통해, 본인이 생각하는 '사춘기'를 책에 담아냈다. (2022.10.21)

황영미 작가

우리는 모두 '사춘기'를 겪어본 경험이 있다. 그것은 내가 청소년이었을 때 직접 겪었던 것일 수도 있고, 내가 낳은 자식이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겪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나도 경험해본 것 같은데 내 자식의 사춘기는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마치 광활한 사춘기라는 우주에서 길을 잃은 것만 같기도 하다.

『사춘기라는 우주』는 그런 우리에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대가 되어준다. 황영미 작가는 본인의 사춘기 시절과 사춘기 자녀를 교육시켰던 경험, 그리고 활동들을 통해 만나는 많은 청소년 아이들을 통해, 본인이 생각하는 '사춘기'를 책에 담아냈다. 황영미 작가는 본인 스스로 아직도 사춘기 시절의 청소년 같아 그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우리도 지금까지의 사춘기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잠시 넣어두고, 황영미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새롭게 사춘기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꾸준히 청소년 소설을 써오셨는데요. 이번에는 새롭게 '사춘기 부모 공감 에세이'를 쓰게 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2020년에 큰 오빠가 돌아가셨어요. 큰 충격과 슬픔, 그리고 나에게 죽음이 먼 미래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 계기였어요. 늦기 전에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글을 남기고 싶었어요. 너희를 만나 내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너희들이 자랄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마침 출간 제안이 들어왔어요. 이 에세이는 원래 생각했던 형식의 확장판입니다. 제 아이들과 동시대를 사는 청소년 그리고 이들을 사랑하는 어른들에게 인생에 서툰 작가가 쓴 편지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 아이는 내 자식이 아니라 신의 자식이다. 나는 이토록 훌륭하고 대단한 분의 자식을 키워주는 대리 양육자다'라는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셨다고 했는데, 이런 태도로 아이를 대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둘째가 아기였을 때예요.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아기가 샴푸를 욕조에 잔뜩 풀어놓고 놀더라고요. 눈에 힘을 주고 이러면 안 된다고 조곤조곤 설명했는데, 다음날 또 그러더라고요. 세 번째 같은 행동을 했을 때는 제가 이성을 잃었죠. 화가 뻗쳐서 아이한테 소리를 질렀어요. 둘째가 아기였을 때 제가 화내고 소리친 적이 많았어요. 어느 날 보니 아이들이 제 눈치를 보더라고요. 큰아이 때는 안 그랬는데, 둘이니까 체력과 인내심이 소진된 거였어요. 

양육을 도와줄 사람도 없으니 그동안 읽었던 책, 뼈에 새긴 다짐 같은 건 별 힘이 없더라고요. 내가 왜 목숨보다 귀한 아이들에게 소리를 칠까? 만일 이곳이 직장이라면 내가 아이들에게 소리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정말 귀한 존재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때 생각했어요. 양육은 내 천직이자, 직업이다. 나는 신이 보내준 귀한 아이를 대신 키워주는 대리 양육자다.

종종 부모님들이 아이와 자신의 인생을 분리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요. 아이와 본인을 분리해서 보지 못하고 아이의 생활에 계속해서 개입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부모들이 이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국 드라마의 변함없는 이야기가 고부 갈등, 장서 갈등이잖아요. 자식이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는데도 끝없이 개입하고 간섭하려고 해요. 그런 개입이 좋지 않게 나타나는 사례를 많이 보잖아요. 저는 요즘 나이 잘 드는 법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데요. 성인이 된 자식을 여전히 내가 보살펴 줘야 하고, 조언과 충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가 아닐까요? 자기 자식을 여전히 아기라고 생각하는 걸 부모의 사랑으로 해석하는 문화가 좀 있는 거 같아요. 아이들의 성장에 맞춰 존중의 태도도 변화시키려고 노력했어요.

흔히 말대꾸를 아이들의 문제 행동으로 보는 시선이 많은데요. 그런데 작가님께서는 "말대꾸를 적극 권장한다"라고 하셨어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말대꾸가 왜 나쁠까요?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 어른이 있다면 <100분 토론> 같은 데서 이 주제를 다뤄봤으면 좋겠어요. 어릴 때부터 말대꾸가 왜 나쁜가에 대해 생각했는데, 지금까지도 그 이유를 못 찾겠어요. 그냥 자기 말에 토달지 말라는 거잖아요. 아이는 어른의 말에 반박을 하면 안 되는 건가요? 아이는 무조건 복종만 해야 하는 존재인가요? 자기의 생각, 의견, 마음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자존감도 생기고, 험한 세상 이겨나갈 마음의 근력이 만들어진다고 해요. 내면을 억압당하고 자기 표현의 언어를 찾지 못한 사람은 행복해질 수 없겠죠.

많은 독자분들에게 '청소년 마음 번역가'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계시는데, 어떻게 하면 작가님처럼 청소년 아이들의 마음을 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청소년 마음 번역가, 고맙지만 과장된 수식어예요. 많은 어른들처럼 저도 그냥 아이들을 예뻐하는 평범한 아줌마랍니다. 소설을 쓰기 위해 사춘기 뇌의 특성, 심리 같은 걸 공부했고, 사춘기 아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작가님께서는 본인의 사춘기 시절, 짝사랑을 하면서 많이 변했고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셨다고 하셨는데요. 육아 커뮤니티에 보면 연애하는 아이를 걱정하고 말리는 부모님들이 정말 많아요. 부모와 어른들이 사춘기 시절 연애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줘야 하는 걸까요?

사춘기 시절 짝사랑을 하면서 제가 인간으로 진화했거든요. 그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마냥 즐거운 단세포 어린이였어요. 그런데 어쩌면 좋을까요. 저 역시 사춘기 연애를 걱정하는 어른이거든요. 머리로는 '그래, 예쁘게 연애할 수 있지. 못 말리는 시절이잖아' 이런 생각을 했지만, 실제 겪으니 내가 내 두뇌의 명령어를 따르지 않더라고요. 딸이랑 얼마나 싸웠는지 몰라요. 문제는 이건 인간의 본능 같은 거여서 그 시기의 연애를 막을 수 없다는 거죠. 어른이 할 수 있는 일은 위험한 관계로 발전하지 않도록 관심을 가지는 거겠지요. 그래 봤자 별 영향력도 없더라고요. 신경을 끊을 수도 없고 환장할 노릇이죠. '바람직한 사춘기 연애담' 같은 공모전이라도 해서 서로서로 공유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광활한 '사춘기라는 우주'에서 길을 헤매고 있는 많은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여행 갈 때 신나잖아요. 사춘기는 자기 인생의 여행을 출발하는 시기 같아요. 바깥세상은 멋지고, 근사하고 위험하기도 하죠. 두렵고, 낯설고, 혼란스럽기도 할 테지만, 그러면서 자기가 누구인지 알아나가겠죠. 당당한 자기 자신으로 우뚝 설 아이들을 응원합니다.



*황영미

교육학과 문예 창작을 공부했다. 캐나다에서 1년여를 지내던 중에 그곳 10대들이 꽤나 즐겁게 지내는 것을 보고, 한국의 고된 10대들의 친구가 되고 싶은 야무진 꿈을 꾸기 시작했다. 『중딩은 외롭지 않아』가 2017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국제방송영상마켓 'BCWW'의 ‘Story to Broadcast'에 발표작으로 선정되었다.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로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판탈롱 순정』이 2020년 스토리움(StoryUm) 플랫폼에서 추천 스토리로 선정되었다. 왕따, 입시 경쟁, 학교폭력과 같은 끔찍한 여건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즐거움을 만들어내고, 친구를 사귀고, 사랑을 배워나가는 10대들을 열렬히 응원한다.



사춘기라는 우주
사춘기라는 우주
황영미 저
허밍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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