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멘토 이옥수 작가의 신작 『괜찮아 해피엔딩이야』
『괜찮아 해피엔딩이야』 이옥수 작가 인터뷰
2019년 코로나가 시작된 해를 배경으로 소상공인 가족이 겪어 낸 절망의 시간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2022.08.19)
청소년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풀어내며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감동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던 이옥수 작가의 신작이 3년 만에 출간됐다. 이옥수 작가는 글로, 말로, 행동으로 청소년들의 삶 속에 들어가 특유의 따뜻함과 사람에 대한 믿음으로 많은 이들이 진정으로 꿈꾸고 바라는 세계를 만들어 왔다. 이번에 출간한 『괜찮아 해피엔딩이야』는 2019년 코로나가 시작된 해를 배경으로 소상공인 가족이 겪어 낸 절망의 시간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3년 만에 신작을 출간하셨어요. 코로나 시국을 다룬 『괜찮아 해피엔딩이야』를 쓰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강연장에서 만난 친구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코시국이라 유독 이 작품 속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우리 아빠는 왜 장사를 해서…"라며 볼 멘 소리를 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이 안타까운 말에 어떤 위로를 해야 할지 몰라서 가슴이 먹먹했지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글 쓰는 것밖에 없으니 '마음의 백신이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글을 썼습니다.
책 속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한 번쯤 만나 봤을 것 같은 현실감과 친숙함이 있어요. 그래서 몰입도 있게 잘 읽히고 감정 이입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청소년 소설을 써 오셨는데, 모티브나 영감을 어디서 얻으시는지 궁금해요.
모든 모티브와 영감은 청소년들에게서 얻게 되는데요. 특히, 이번 작품을 쓸 때 뉴스를 통해서 어려움을 당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을 수 있었고, 동네 폐업하는 상가들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정말 눈물 나는 상황이었어요. 어른들도 힘들지만 '자영업을 하는 부모님을 둔 친구들도 얼마나 힘들까' 안타깝고 슬픈 마음으로 주인공을 마음에 품었고 작품으로 연결되었죠.
책을 읽다 보면 반항심 가득하지만 갈등을 맞닥뜨렸을 때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해결하는 주인공 '기완'의 모습이 멋있고 감동적입니다. '기완'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어릴 때 어머니께서 열무를 몇 단씩 이고 장에 가서 팔곤 했는데 그게 그렇게 창피하더라고요. 엄마 옆에 앉아 있지도 못하고 친구들이 볼까 봐 흘끔거리며 주변을 빙빙 돌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의 기억이 오늘 주인공 '성기완'을 만들었지만 전 성기완처럼 멋있고 감동적인 아이가 아니었기에 동경하는 마음으로 구상했습니다. 아빠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여리지만 따뜻한 아이 '성기완'. 전 오늘 이 땅을 살아가는 청소년들 모두 이렇게 멋지고 감동적인 면이 있는 친구들이라 믿어요.
책을 읽다 보면 코로나라는 지난하고 절망적인 배경을 다루면서도 유머와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작가님의 세계가 그려집니다. 작가님이 청소년 문학을 통해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궁금합니다.
우선, "우리 아닌 다른 사람이나, 우리의 문제 아닌 다른 문제에 감응할 능력이 없다면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수전 손택의 말이 생각나는데요. 그래서 전 문학의 힘을 믿어요. 우리 친구들이 아직 다양한 삶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다름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문학을 통해서라도 여러 상황과 처지들을 경험한 친구들은 타인을 이해하고 나아가 연대할 굳건한 힘이 있어요. 세상은 언제나 어렵고 벅차지만 문학의 힘으로 서로 손잡을 수 있는 세상, 그게 제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괜찮아 해피엔딩이야』라는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서점 후기를 보니 제목을 보고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제목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 책의 제목을 지을 때 제가 토지 문화관 집필실에 있었는데, 함께 글 쓰는 작가들에게 단체톡으로 계속 도움을 요청했어요. '해피엔딩'이란 말이 꼭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어떤 게 좋겠느냐고요. 편집자님도 계속 고민했고요. 수없는 '해피엔딩'이 단체톡에서 오가다가 결국 여러 작가들의 응원 속에 『괜찮아 해피엔딩이야』로 결정했어요. 항상 그렇지만 책 제목 정하기가 가장 어려워요.
이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시는 문장이나 대목이 있다면 독자들에게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망하긴 왜 망해, 살아내다 보면 또 살아나지"라는 문장이에요. 모두가 처음 살아보는 인생, 살다보면 망할 때도 있고 살아날 때도 있겠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 주변을 한번 살펴보아요. 성기완 같은 친구에겐 어떻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그리고 우리 부모님이 장사를 한다면 이 어려운 때에 어떻게 힘이 되어 드릴 수 있을지, 우리들 마음에서 우러나는 따뜻한 '마음 백신'으로 서로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멋진 친구들이기를 바랍니다.
*이옥수 청소년들을 '장단이 없어도 노래하고 춤추며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는 찬란한 이들'이라고 정의한다. 고려대학교에서 '청소년 소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 르쳤다. 한국문인협회 문학작품 공모 최우수상, KBS 자녀 교육체험수기 대상,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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