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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훈의 경제쇼〉, 경제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세 번째 위기, 세 번째 기회』 홍사훈 기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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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제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퍼펙트 스톰'을 이겨내기 위해, 경제를 보는 시선과 찾아낸 경제 신호를 과거의 패턴과 접목하는 법을 말한다. 그리고 자산을 지키기 위한 균형 전략을 공개한다. (2022.08.12)

홍사훈 기자

최근 우리 경제는 풍랑을 헤쳐 나가고 있다. 1998년 외환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러시아 VS 서방의 신냉전 구도는 미래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들며 경제를 전례 없는 고비로 몰고 가고 있다. 『세 번째 위기, 세 번째 기회』는 남다른 문제의식과 번뜩이는 정문일침(頂門一鍼)을 선사하는 홍사훈 기자가 현재의 경제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 8명에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묻고 방향을 모색하는 책이다. 경기 반등과 함께 치고 나갈 전도유망한 분야부터, 어려울수록 잊지 말아야 할 자산 투자의 원칙과 팁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굉장히 혼란스러운 경제 상황에서 경제 관련 책을 내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다 쓴 것은 아니고 〈홍사훈의 경제쇼〉에 모신 경제 전문가분들과의 대담과 그분들의 인사이트를 엮어냈습니다. 그래도 책을 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경제 위기를 보며 왜 경제 위기가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도 경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습니다. 주식은 해보지도 않았었고요. 그래서 저 자신을 '경제 무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홍사훈의 경제쇼>를 진행하면서 전문가분들과 말을 나누면서 과외를 받은 셈이죠. 그러면서 점점 경제가 재미있어지더군요. 여러 가지 지표가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요. 그렇게 눈이 떠지고 범람하는 다른 경제 관련 미디어를 보니 주로 투자를 권유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렇게 투자를 권유하는 것보다 경제를 보는 눈을 독자분들과 함께 키우고 싶었습니다. 책의 제목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세 번째 위기에도 모르신다면 다음의 위기에도 마찬가지겠죠. 이 책을 읽자마자 부자로 만들어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부자가 되기 전에 이런 위기에서는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목에서 '세 번째 위기'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기존의 두 위기와 다른 점이 있나요?

다릅니다. 기존의 1998년 외환 위기와 2008년 미국 금융 위기에는 각국이 얼마든지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해도, 즉 양적 완화를 선택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상하죠? 돈을 푼다는 것은 분명히 인플레를 일으킬 텐데 말이죠. 답은 '세계화'에 있었습니다. 아무리 돈을 풀어도 어딘가에는 물건을 싸게 만들고, 공급하고, 소비할 나라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 위기는 세계화가 종식되는 시점에 찾아왔습니다. 완충재가 없는 상황에서 돈을 풀었으니 자연스럽게 경기가 과열되고 물가가 올라가고 인플레가 찾아왔습니다. 심지어 '기대 인플레이션'이라는 잠자는 용이 깨어났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기대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물가가 올라갈 거라고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집값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가 있으면 비싼 가격에도 집을 사듯, 이런 기대 심리가 이어지면 금융 당국이 물가를 잡으려고 해도 너무 힘들어지겠죠. 그게 이번 위기가 무서운 점입니다.

새삼 이번 위기가 무섭게 다가옵니다. 한 가지만 더 여쭤보면 요즘 경제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소위 '빅 스텝'이니 '자이언트 스텝'이라는 개념을 듣는 상황인데 한국·미국의 금리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번 한·미 금리 역전이 충격적이긴 하죠. 금리와 환율은 이번 책에서 오건영 신한은행 부부장님이 잘 설명해주셔서 오 부부장님의 인사이트를 빌려보겠습니다. 우선 역전 현상이 짧게 지속한다면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수출의 무역 흑자가 있고 외화 비축이 충분해서 금리 역전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국채는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자본 유출이 일어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국 금리가 우리나라 금리보다 높다는 것은 미국 달러의 매력이 올라갔다는 것을 말해서 환율 상승의 요인이 됩니다. 환율이 올라가면 수입 물가가 올라가고 사람들의 불만이 거세지니 물가 때문에라도 금리를 올려야 하죠. 이 문제가 요즘 '역환율 전쟁'으로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수출 경쟁력을 증가시켜서 수입을 올리는 것보다 자국의 물가 안정에 초점을 두고 다급하게 금리를 올리는 모습은 지난 3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퍼펙트 스톰'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위기는 우리 주위에 가깝게 다가와 있습니다.

금리나 환율은 정말 들어도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여기서 어떤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요?

지금 중국과 미국의 경쟁이 시끌시끌하니 이쪽으로 설명해 볼까요? 위안화와 달러의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 첫째, 중국의 소비가 줄어들고 세계적인 성장 둔화와 침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물건을 사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이들이 물건을 사지 않으면 세계 경기를 끌어올리는 미국, 신흥국들의 수출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발생합니다. 

둘째, 중국의 경제 성장이 무뎌지면 생산 규모도 줄어들면서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합니다. 원자재 수출에 따라 호경기와 불경기가 좌우되는 브라질 경제로 위안화의 영향력, 중국의 파워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환율은 하나의 섹터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이나 세계 경기의 풍향 등 여러 가지를 짐작할 수 있는 좋은 재료라는 점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초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어떤 접근 방식을 가져가야 할까요?

박병창 부장님의 인사이트를 빌리자면, 우선 어떤 주식이든 궁극적으로 투자자에게 좋은 주식으로 회귀하는 타이밍이 옵니다. 우리 시장에 외환 위기가 찾아온 폭락의 시기에도 좋은 주식은 있었습니다. 그때 코스피 지수가 1000포인트 정도 빠졌잖아요. 많은 분이 이럴 때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시장의 공포를 극복하고 사야 큰 수익이 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 투자자들은 그러한 상황에서는 꼭 주식에 물려있거나 충분한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주머니 속에 돈이 들어 있을 순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자산을 관리해야 합니다. 지금 위기 앞에 있는 우리도 눈앞의 이익에 매몰되기보다 조금 더 안전하게, 다가올 세 번째 기회를 기다릴 수 있는 체력을 기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투자의 기초 체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는 홍춘욱 대표님의 답지를 가져와야겠네요. 레이 달리오가 만든 올 웨더 포트폴리오 전략을 고려할 만합니다. 이 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언제든 투자로 성과를 낼 수 있다’입니다. 상황이나 흐름에 따라 항상 투자할 수 있다는 거죠. 만약 지금 같은 시기엔 무엇에 투자해야 할까요? 원자재 투자가 제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레이 달리오에 따르면 금이나 원유, 선물 같은 상품도 좋습니다. 그의 포트폴리오 투자 전략을 따르자면, 경제성장률과 물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시기가 있는데 그걸 대비해서 네 가지 상품을 사자는 겁니다. 즉, 그의 전략은 주식, 채권, 원자재, 해외 투자에 분산 투자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계절이 바뀌고 경제가 바뀌더라도 흔들림이 없다는 겁니다. 주식이 떨어져도 원자재 가격이 올라 손실을 메워주는 식인 거죠. 이런 식으로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 안전한 방법으로 차근차근 한발씩 투자를 시도하며 경제를 보는 눈을 키우고 기초체력을 키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명한 강사나 유튜버가 추천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누가 고르더라도 초보가 고르는 것보다는 안전하지 않을까요?

투자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스스로 투자 주식을 고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냥 누군가 좋다고 얘기를 하면 사는 겁니다. 이런 방식은 소위 복불복의 결과를 가져올 겁니다. 이렇게 투자한 분들은 수익이 나는 상황에서도 불안해합니다. 남의 얘기를 듣고 투자했으니 주가가 올라가도 왜 오르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분들은 당연히 그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주가가 하락했을 때는 더 큰 문제입니다. 자신의 계좌에 손실이 나고 있는 상황에서 손절매해야 할지 아니면 추가 자금을 투입해서 매입 단가를 낮춰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겁니다. 만약 지인이 추천한 주식을 사서 손실이 났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지인이 당신이 산 주식에 대해서 책임을 질까요? 이런 경우 지인은 책임지기는커녕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사는 주식은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주가가 하락했을 때는 그에 대응하는 방법도 알고 있어야 하고, 주가가 올랐을 때는 내가 공부해서 발굴한 기업이 잘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금 지엽적으로 들어가서 코로나가 끝나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리오프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누구의 추천이 아니더라도 요즘 행사나 주류 소비는 실제로 많이 늘지 않았나요?

윤지호 센터장님이 리오프닝에 대해서 말해주신 내용이 있습니다. 지금 주식 시장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는 내수주가 부진해 보이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요. 그러나 지금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기업들의 힘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장을 끌어 올릴 힘이 부족하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내수 시장이 크기도 하거니와, 서비스의 비중이 높아서 이쪽이 살아나기만 하면 충분히 강력한 소비층이 생깁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근 몇 년간 GDP 대비 가계 부채의 증가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에, 수출이 무난한 수준이었음에도 내수는 낙관하기 힘듭니다. 코로나19의 종식 이후 팬데믹 이전으로 바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거죠.

코로나가 지속하지 않더라도, 코로나 이전 세상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최근 영화관 같은 유흥지에 이용객이 많이 늘어나곤 있지만, 과거와 같이 해외여행이나 사치품 등의 높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거죠. 이런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생각보다 내수가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금리나 무역, 주식 같은 금융 부문이 아니라 다른 쪽에서 위기가 온다면 어떤 위기가 있을까요?

세상의 어떤 이슈도 경제 문제에 다리를 걸치고 있죠.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님의 경고가 이 질문에 알맞은 답이 될 것 같네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해서 꼬집으며 일본을 예시로 들어주셨습니다. '잃어버린 30년'에 대해 말하면서 유동성으로 인한 버블, 경제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저출산과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를 경기 둔화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하게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출산율은 더 낮죠. 일본이 고령화로 접어들면서 소비의 감소와 이에 따른 경기의 위축, 그리고 고령화 관련 복지 비용 지출을 위한 국채 발행이 시장을 저혈압이나 경색으로 이끌 겁니다.



*홍사훈

1991년 KBS 입사 후 31년째 방송 기자로 일하고 있다. KBS <시사기획 창> 제작부장과 시사제작국장을 거쳐 현재 KBS 1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를 진행하고 있다.




세 번째 위기, 세 번째 기회
세 번째 위기, 세 번째 기회
박병창,박세익,안유화 등저
베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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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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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창>,<박세익>,<안유화> 등저 16,2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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