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여행 기획자 강정모의 첫 책 『한낮의 미술관』
『한낮의 미술관』 강정모 저자 인터뷰
햇살 좋은 오후, 마치 유럽 미술관을 산책하는 듯한 여유와 기분을 만끽하는 경험을 『한낮의 미술관』이 선물해 드릴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요. (2022.07.08)
예술 여행 기획자 강정모가 첫 책을 출간했다. 모네의 앙티브 요새로 가득 채운 파스텔 톤의 표지가 눈길을 끈다. 햇살 좋은 오후, 마치 유럽의 미술관을 산책하는 듯한 여유로움을 선물해줄 것 같은 제목이다. 『한낮의 미술관』은 유명 작품 앞에서 인증샷만 남기고 바쁘게 돌아서는 여행이 아니라, 예술가들의 열망과 사랑, 삶에 대한 애틋함과 같이 복잡하고 아름다운 감정을 따라 걷는 여행을 제안한다.
출간 소식을 전한 날이 생일이셨다고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듬는 작업이 길어지다 보니 마침 제 생일에 맞춰 책이 나왔어요. 덕분에 한층 더 의미 있는 생일을 맞이할 수 있었죠. 제게도 의미가 깊은 책인 만큼, 독자분들께도 『한낮의 미술관』이 생일 선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받아본 순간에는 ‘여행 기획자에서 작가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구나’ 하는 실감이 났죠.
『한낮의 미술관』은 어떤 책인가요? 책 소개를 부탁드려요.
이 책은 여행 가이드북도, 미술 작품 전문 해설서도 아니에요. 예술 분야로 출간했지만 에세이처럼 쉽게 읽히도록 썼어요. 누구나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저명한 작가부터, 동시대의 숨은 예술가들도 함께 조명하려고 했고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작품과 인생을 조명하고,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지, 어떠한 삶이 가치 있는 것인지’ 각자의 의미를 발견하시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또한, 지금은 위대한 작가로 높게 평가받는 예술가들이 생전에는 자신만의 아픔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분투했던 숨은 이야기도 담겨 있는데요. 스스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한 바를 포기하지 않고 예술품으로 증명해 낸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분들도 매일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조금씩 여행이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지만, 코로나로 여행이 상실된 시기가 길었는데요. 많이 답답하셨을 것 같아요.
여행사를 운영하는 입장이다 보니, 하늘길이 막힌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막막했어요. 그런데 다행히 제가 회복 탄력성이 좋은 편이거든요. ‘위기가 곧 기회다’라는 생각으로 많은 일들을 했어요. 기존의 여행사 비즈니스를 여행 콘텐츠 사업으로 전환하며, 오히려 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갤러리와 함께 여행을 테마로 전시를 기획하기도 하고, 몇몇 기업들과는 국내 미술관 투어와 미식 투어도 진행했어요. ‘방구석 예술기행’이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여행을 가지 못해 힘들어하는 분들과 소통하기도 했고, 이렇게 책도 출간하게 됐고요. 여행사가 여행을 버리니 의외로 많은 새로운 일들이 생겨나더라고요.
출간 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아무래도 출간 후 자연스럽게 더 바빠지고 있어요.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당장 여행을 떠나지는 못하더라도 제 강연을 통해 잠시나마 위안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독자분들을 만나고 있는데요. 감사하게도 여러 지역 도서관이나 학교, 북토크나 이벤트 행사까지, 많은 곳에서 찾아주셔서 정말 눈코 뜰 새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책의 반응이 좋다 보니 벌써 2권을 구상하고 있기도 하고요.
‘예술 여행 기획자’라는 타이틀이 독특한데요. 여행의 주제를 ‘예술’로 정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독특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제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어요. 본래 역사나 문화에 대해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무엇보다 여행에서 직접 만나는 예술 작품들의 영향이 컸죠. 처음에는 저도 교과서에 나온 유명한 작품만 찾아다니는 평범한 여행자였어요. 하지만 점점 낯선 미술관에서 마주치는 생소한 작품들에 깊이 매료되고 빠져드는 순간들이 생겨났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황하던 20대 청년에게 그림은 조용히 위로를 건네주는 것 같았어요. 사람들에게 예술 작품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될 수 있는지 알리고 싶었죠. 그 후 세계 각지의 미술관을 찾아다녔고, 여행 기획자로 활동하게 됐어요. 쉴 틈 없이 여행을 떠나는 삶을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에 이르렀네요.
가본 곳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이유는요?
여행 기획자로 살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바로 ‘어디가 가장 좋았어요?’ 인데요.(웃음) 진부한 답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여행은 늘 어느 곳이나 다 기억에 남고 좋았어요. 몇 번을 방문한 곳이어도 새로운 사람들과 여행하면 또 새롭게 느껴지고요. 그래서 언제나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아하는 장소는 ‘바로 지금 이 장소’라고 대답하곤 했죠.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프로방스’라고 답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함께 프로방스를 다녀온 적이 있어요. 평생을 함께하던 반려자의 부재로 생기를 잃어가시던 어머니의 삶에 다시 빛을 찾아 드리고 싶었거든요. 반짝이는 삶의 빛을 찾아서 떠난 그 여행이 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자신만의 여행을 떠나는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독자분들이 이 책을 통해 마음에 드는 나만의 작품을 찾고,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아요. 그리고 언젠가 직접 그 작품이 있는 미술관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 앞에 서서 오래도록 작품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날을 만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햇살 좋은 오후, 마치 유럽 미술관을 산책하는 듯한 여유와 기분을 만끽하는 경험을 『한낮의 미술관』이 선물해 드릴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요.
*강정모 ‘여행은 예술이 되고, 예술이 주는 힘이 곧 여행이 된다’고 믿는 예술 여행 전문 기획자. 유럽 예술 전문 여행사 ‘아츠앤트래블’의 대표인 그는 2014년 Viator 10대 가이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런던 내셔널갤러리, 테이트모던, 니스의 샤갈 미술관과 같은 유럽의 대표적인 미술관의 전시 해설을 맡은 바 있으며, 삼성 인력 개발원과 교보 생명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에 출강하여 유럽 미술과 예술 기행을 주제로 한 다양한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아츠쌀롱>과 유튜브 채널 <아츠앤트래블>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예술 여행을 선보이며 구독자들의 열렬한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늘 꿈꾸는 여행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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