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의 싱그러운 우정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작가 필립 C. 스테드, 에린 E. 스테드 인터뷰
전작에서 느꼈던 편안함과 따뜻함을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에서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서로를 조용히 보살피는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을 통해 우리가 가져야 할 나눔과 배려에 대해서도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 (2022.02.18)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은 칼데콧상 수상작이자 타임지 선정 ‘역대 최고의 어린이책’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후속작이다. 전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하는 동시에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의 확장된 세계를 선보인다. 이들이 나누는 서로를 향한 올곧은 애정과 마음은 예상치 못한 팬데믹으로 이전보다 훨씬 더 개인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고요히 화두를 던지고 무한한 울림을 선사한다.
10년 만에 후속작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이 출간되었습니다. 두 작품 사이에는 상당한 공백기가 존재하는데요. 이렇게 긴 텀을 두신 이유가 있을까요?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이 출간되었을 때,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저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을 받았고, 더 큰 성공을 이루었으니까요. 그만큼 후속작에 대한 걱정도 많았어요. 첫 책보다 더 나은 책을 만들 수 있을까 하고요.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이 많은 독자에게 특별한 책이 되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 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10년이라는 시간은 저희가 두 번째 이야기를 망설이지 않고 내놓을 수 있을 만큼의 자신감을 쌓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에서는 즐거운 변화들이 엿보입니다. 예를 들면 아모스 할아버지가 늘 타는 5번 버스의 기사가 중년 남성에서 젊은 여성으로 바뀐 점 등이요. 어떤 변화들을 작품에 녹여 내려고 하셨나요?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과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은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지만, 두 이야기 사이에서 캐릭터들이 계속 살아가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으면 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작지만 분명한 변화들을 작품에 녹여 냈습니다. 아모스 할아버지의 이웃이 된 새로운 동물 친구들을 등장시키고, 아모스 할아버지가 사는 마을 전경을 이전보다 더 넓게 묘사했습니다. (심지어 아모스 할아버지의 집에는 새로운 코트 걸이도 생겼어요.) 완만한 확장이라고 할 수 있죠. 아, 그리고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속 5번 버스 기사는 바로 저, 에린이에요! 그러니 그렇게 젊진 않습니다. (웃음)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속 명장면은 무엇인가요?
에린 : 질문에 맞지 않는 답이라는 건 알지만, 저는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을 다시 그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좋았어요. 작업실에 앉아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참 즐거웠습니다.
필립 : 저는 후반부에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이 함께 5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장면을 가장 좋아해요. 모두가 끈기 있게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은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속 비슷한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물론 그 장면과는 다르게 휴가를 위한 옷차림이기는 하지만요.
(편집자 : 오, 저는 필립 작가님이 고르신 부분 바로 뒤 장면을 가장 좋아해요.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의 몸짓과 표정만으로도 나들이 가는 이들의 설렘과 즐거움이 느껴지더라고요)
필립 : 맞아요, 장면 자체도 좋지만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디테일이 아주 사랑스럽지요. 저도 거북이의 스노클링 물안경이나 양말과 샌들을 함께 신은 아모스 할아버지의 발 등의 디테일을 참 좋아합니다.
그 사이 두 분에게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이 있다면 바로 ‘자녀가 태어난 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자녀가 생긴 뒤 그림책을 만드는 시선과 방식에 변화가 있었나요?
말씀하신 것처럼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과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사이에 저희 딸이 있네요. 이제 네 살이 되었어요. 이 아이가 저희 작품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또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이에게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부모와의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꼭 필요한 경험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전작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을 오랫동안 사랑해 온 독자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후속권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출간 소식은 아주 큰 기쁨이 될 텐데요. 한국 독자들이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느꼈으면 하나요?
전작에서 느꼈던 편안함과 따뜻함을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에서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서로를 조용히 보살피는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을 통해 우리가 가져야 할 나눔과 배려에 대해서도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
한국의 많은 그림책 작가 지망생들이 두 분의 작품을 보며 배우고 감명받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요?
정말 영광이네요! 가능한 한 많이 읽고 자신이 가장 솔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 주고 싶네요. 저와 필립은 느끼고 탐색하는 것, 즉 행복과 슬픔, 외로움과 기쁨을 다루는 책을 만들려고 노력하거든요. 더불어 다양한 재료를 배우고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디지털 작업을 하더라도 물감과 파스텔, 콜라주 등으로 작품을 만드는 경험은 창의성을 키우는 데 좋으니까요. 이건 그림책 작가 지망생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마찬가지겠네요.
두 분의 다음 작품이 궁금합니다. 혹시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의 세 번째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도 있을까요?
아마도요.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다면, 또 그 이야기를 독자들이 읽고 싶어 한다면 말이죠.
*필립 C. 스테드 (글) 미국 미시간주에서 나고 자랐다. 고등학교 미술 수업에서 부인 에린을 처음 만나 2005년 가을에 부부가 되었고, 결혼 후 뉴욕으로 거처를 옮겼다. 브루클린 어린이 박물관에서 일을 하다 다시 미시간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그곳에서 두 사람은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을 만들었다. 함께 만든 첫 번째 그림책이기도 한 이 작품은 2011년 칼데콧상을 받게 되면서 평단의 주목과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로도 『곰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대』, 『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달님을 위하여』 등을 함께 작업했고, 따로 또 같이 책을 만들며 성장한 두 사람은 미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매김했다. 필립이 쓰고 그린 책으로 『안녕, 사과나무 언덕의 친구들』 등이 있다. *에린 E. 스테드 (그림) 미국 미시간주에서 나고 자랐다. 고등학교 미술 수업에서 남편 필립을 처음 만났고, 2005년 가을에 부부가 되어 결혼 후 뉴욕으로 거처를 옮겼다. 서점과 출판사 등에서 일을 하다 다시 미시간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그곳에서 두 사람은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을 만들었다. 함께 만든 첫 번째 그림책이기도 한 이 작품은 2011년 칼데콧상을 받게 되면서 평단의 주목과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로도 『곰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대』, 『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달님을 위하여』 등을 함께 작업했고, 따로 또 같이 책을 만들며 성장한 두 사람은 미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매김했다. 에린이 그린 책으로 『고래가 보고 싶거든』, 『봄이다!』, 『바다 우체부 아저씨』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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