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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순, 이국적 정취와 함께 관록을 입증하다

이상순 <Leesang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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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에 거쳐 탄생한 소곡집은 이국적인 정취와 함께 가수 이상순의 관록을 입증한다. (2021.07.09)


지난해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는 여름날의 추억을 노래하며 인기를 끌었다. 싱어송라이터 이상순이 작곡에 참여한 '다시 여기 바닷가'는 이효리 남편이란 수식어에 가려져 있던 그의 음악적 면모와 대중적 감각을 상기하게 만든 계기였다. 20년이 넘는 경력에도 '이상순' 세 글자를 내건 작품이 없었던 만큼 첫 솔로 앨범 <Leesangsoon>은 자신의 능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지만 이 중견의 아티스트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앨범 단위로는 2010년 김동률과 함께 한 베란다 프로젝트의 <Day Off>가 가장 최근 작업이었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네덜란드에서 재회했던 두 친구가 베란다에서 모던 록을 즐겼다면 불혹을 넘긴 베테랑 이상순은 보사노바가 넘실거리는 해변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한다. 나른한 목소리와 어울리는 것은 물론 간결한 구성으로 공백기 동안 무르익은 감수성을 담기에도 최적이다.

타이틀 '너와 너의'부터 장르적 강점이 돋보인다. 브라질 전통악기인 카바키뇨에 은은한 더블베이스와 어쿠스틱 기타를 덧대어 길이가 다른 현들이 감미로운 하모니를 이룬다. 재즈에 강점을 보이는 보컬 선우정아가 가창과 작사에 참여한 '네가 종일 내려'는 시적인 노랫말과 함께 이상순이 활동했던 애시드 재즈 그룹 롤러코스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한다. 플루트를 비롯한 여러 관악기가 합세한 '안부를 묻진 않아도'는 정통과는 다른 세련됨으로 뮤지션의 역량을 드러낸다.

록으로 출발했던 기타리스트의 연주에 더 이상 전자 장비는 없다. 클래식한 악기와 차분한 어투로 그려낸 작품에는 보사노바의 본고장 브라질과 신혼을 보냈던 제주도의 풍광이 아른거린다. 오랜 세월에 거쳐 탄생한 소곡집은 이국적인 정취와 함께 가수 이상순의 관록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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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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