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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그리고 또 진심으로, 뉴이스트 렌

차세대 ‘헤드윅’이 된 뉴이스트 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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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해내기 위해 노력해왔던 렌의 이야기는 그 안에 얼마나 정성스럽게 포개질 수 있을까. 진심이란, 늘 대단하고, 간혹 이처럼 놀라운 일을 벌이곤 한다. (2021.06.23)

정규 2집 <Romanticize> 콘셉트 포토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하지?”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에 게스트로 나온 보이그룹 뉴이스트의 멤버 렌에게 샤이니의 멤버인 키가 한 말이다. 이날 렌은 영화 ‘나홀로 집에’에 등장하는 일명 ‘비둘기 아주머니’ 분장을 하고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아마도 렌을 향한 키의 짧은 질문은 많은 속내를 담고 있었을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매년 할로윈 데이 파티를 할 때 온갖 분장으로 화제가 됐던 키와, 동물 옷이나 과일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별도의 안무 연습 동영상에서 늘 상상 이상의 분장으로 팬들을 웃게 만들었던 렌은 분명 닮아있었다. 

뉴이스트 멤버들이 ‘주간 아이돌’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렌은 늘 다섯 명의 멤버들 중 가장 큰 웃음을 주는 사람이었다. 걸그룹 멤버들과 걸그룹 댄스 대결을 할 때도 그는 자신이 모르는 곡이 나와도 신나게 춤을 추었고, 자신이 아는 곡이 나오면 앞에 나온 걸그룹 후배를 이기겠다는 태도로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어떤 자리이든 어떤 음악이든 상관없었다. 렌에게 있어서 카메라가 돌고 있는 모든 곳은 자신의 끼를 분출할 수 있는 무대였다. 잘생긴 외모 덕분에 우스꽝스러운 분장이 더 우스워 보일지라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분장을 해도 꼭 우스운 것들을 선택하고 춤을 출 때도 열정이 넘쳐 웃음을 자아내기까지 하는 그를 보며 어떤 사람들은 말했다. “아이돌이 저렇게까지…….” 

뮤지컬 ‘제이미’에서의 렌은 그래서 더욱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캐스팅이 됐을 때부터 렌의 성격을 아는 관계자들은 그가 뮤지컬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드러낼 때도 주눅 들지 않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우는 일이 있더라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 소년이 바로 제이미였다. Mnet ‘프로듀스 101’에 출연했을 때 렌은 팀으로 선보인 ‘불장난’ 무대에서 “선글라스를 쓰지 말라고 했는데 쓰기도 했고,” “나중에 보니 자연스럽지 않더라(‘Waiting Q’)”며 후회한 적이 있는 청년이었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마음에 가장 뜨거운 불이 붙었던 순간. 그때 그는 가장 날 것의 자신을 발견했고, 제이미를 만나 솔직하게 무너지고 솔직하게 일어나는 소년이 되며 또 한 번 성장했다.


뮤지컬 ‘제이미’ 공식 포스터 (제공: ㈜쇼노트)

입을 최대한 열지 않고 우아하고 신비한 모습을 간직해야 했던 데뷔 시절을 거쳐, 2017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는 “어느 순간 제가 진실되지 못했다고 생각했고, 어느 순간 깬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4년이 지난 현재, 여전히 렌은 ‘비둘기 아주머니’ 분장을 하고 아무 노래에나 열성적으로 춤을 추며 웃음을 이끌어내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안에서나, 팀의 무대 위에서나, 자체 리얼리티 프로그램 안에서나 렌은 눈을 반짝이며 한결같이 열심히 사는 청년의 모습을 보여준다. 진실하지 못했던 순간이 있었기에 이제는 누구보다 진심이 가득한 두 눈과 몸짓으로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 덕분에 눈 앞에 펼쳐진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그가 곧 맞이할 뮤지컬 ‘헤드윅’의 주인공 헤드윅은 고통과 슬픔을 품고 뜨겁고 열정 어린 삶의 편린을 이야기하는 인물이다. 수많은 뮤지컬 배우들에게도 쉽지 않은 작품이자 한번은 맡아보고 싶은 역할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헤드윅’의 무대 위에서, 렌은 그동안 자신이 겪고, 느꼈던 모든 것들을 끌어모아 인물을 표현하게 될 것이다. 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해내기 위해 노력해왔던 렌의 이야기는 그 안에 얼마나 정성스럽게 포개질 수 있을까. 진심이란, 늘 대단하고, 간혹 이처럼 놀라운 일을 벌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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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희아

전 웹진 IZE 취재팀장. 대중문화 및 대중음악 전문 저널리스트로, 각종 매거진, 네이버 VIBE, NOW 등에서 글을 쓰고 있다. KBS, TBS 등에서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예능에 관해 설명하는 일을 했고, 아이돌 전문 기자로서 <아이돌 메이커(IDOL MAKER)>(미디어샘, 2017), <아이돌의 작업실(IDOL'S STUDIO)>(위즈덤하우스, 2018), <내 얼굴을 만져도 괜찮은 너에게 - 방용국 포토 에세이>(위즈덤하우스, 2019), <우리의 무대는 계속될 거야>(우주북스, 2020) 등을 출간했다. 사람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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