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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이현아 “보름달에 소원 비는 일”

제1회 보리 개똥이네 놀이터 창작 동화 공모전 수상작,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달떡 연구소』이현아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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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소원을 빌 ‘나래’들에게 한 가지만 꼭 당부하고 싶어요. 어른이 되어서도 후회하지 않을 진실한 소원을 빌라고요. (2021.06.03)


‘제 1회 보리 <개똥이네 놀이터>창작 동화 공모전‘ 수상작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달떡 연구소」가 출간되었다. 수상 당시에 ‘마치 글로 읽는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본 듯하다.’, ‘진실한 우정과 살아가는 데 간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성장 동화’라는 평을 받았다. 출간 전 어린이 월간지 <개똥이네 놀이터> 에서 일 년 동안 연재되었다. 

‘지금도 달나라에 소원을 들어주는 토끼가 살고 있을까?’ 작은 물음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상상의 날개를 달아 환상적인 동화가 되었다. 잊혀진 옛이야기 ‘달나라 옥토끼’ 이야기에 판타지, 우정, 모험을 함께 담아 신선하고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최첨단 시설로 발달한 달나라 ‘옥토끼 도시’에서 일하는 옥토끼 ‘토린’과 ‘아리’는 지구에 사는 인간 아이 ‘나래’를 찾아오며 지구에서의 모험이 시작된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설화 ‘달나라 옥토끼 이야기’를 모티브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소원이란 무엇일까 생각이 들게 한다. 첫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구성이 탄탄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쓴 이현아 작가는 달빛을 보며 어떤 소원을 빌까. 



‘제1회 보리  <개똥이네 놀이터> 창작 동화 공모전’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월간지 <개똥이네 놀이터>에서 일 년 동안 연재 끝에 단행본으로 나왔네요. 단행본으로는 처음 만나는 독자 분들께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축하 인사 고맙습니다. 저는 5살 아들을 둔 엄마이자, 동화책을 사랑하는 독자이자, 초등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이번이 첫 번째 책이라서 동화 작가라는 소개를 붙이기가 쑥스럽네요. 다음에는 동화 작가라는 말을 가장 앞에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공모전 당선 뒤 1년 동안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연재를 했는데, 그때 독자들 반응이나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공모전 출품할 때와 연재하면서 이야기 구조를 바꾼 곳도 있나요? 

많은 분이 축하해 줬다고 말하고 싶지만, 주변에 많이 알리지 않았어요. 글벗들과 가족, 친한 친구 몇 명에게만 이야기했죠. 아시는 분들은 잡지 구독도 해 주고 응원해 줬어요. 책이 나왔으니 이제 많이알려야겠죠? 공모전 출품 때와 이야기 구조가 크게 달라진 곳은 없어요. 다만 엉성했던 부분들이 많이 줄어들었죠.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묘사가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 넣었어요. 특히, 토린과 아리가 달빛 길을 열어서 달로 돌아가는 부분을 신경 썼어요. 따뜻하지만 화려하고 생동감 있게 읽히길 바랐거든요. 이야기 구조는 변하지 않았지만, 훨씬 풍성한 이야기가 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분량이 좀 늘어났어요. 이 과정에서 보리출판사 개똥이네 놀이터 편집부와 단행본 팀에서 많이 애쓰신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달떡 연구소」 속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옥토끼들의 ‘달떡 연구소’가 달에 있다는 설정이 신선해요. 어떻게 이야기를 구상하게 되셨나요?

보름달에 소원 비는 일, 한 번쯤 해보지 않나요? 저는 보름달을 보면 옥토끼부터 찾아요. 옥토끼가 달에 산다는 옛이야기를 알고 있기 때문이죠.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것도 이야기로 노래로 전해져오는 풍습이고요. 이렇게 재미있고 신비한 우리 이야기가 그냥 흘러가 버리는 게 안타까웠어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면 재미있어하지만 일부러 찾아 읽지는 않죠. 더 재미있는 책도 영상도 정말 많으니까요. 그래서 옛이야기 속 옥토끼를 세상 밖으로 꺼내고 싶었어요. 그들이 왜 아직도 우리 곁에 머무는지도 알려주고 싶었죠. 그렇게 달떡 연구소가 만들어졌답니다. 

토린, 아리, 나래. 이 셋이 만나는 장면부터 이들이 서로를 통해 성장하고 위로받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세 캐릭터 중에 작가님이 가장 애착이 갔던 캐릭터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혹은 작가님과 가장 닮은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모든 캐릭터에게 애착이 가지만,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토린이에요. 토린은 똑똑하고 멋지고 능력 있는 옥토끼죠. 달떡연구소에서 인정까지 받고 있으니 아쉬울 게 없어요. 하지만 토린은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살아가는데 그게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해요. 순간의 행복, 친구와 함께 하는 기쁨, 주변을 둘러보는 것 등 말이에요. 당장은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토린 앞날에 큰 구멍을 낼 수도 있죠. 토린이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 점을 깨닫기를 바랐어요. 이제 토린이 소원 팀이 되었으니 진정한 친구들을 더 많이 얻을 거라고 믿어요. 

저랑 닮은 캐릭터는…… 글쎄요. 토린처럼 많은 걸 놓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아쉬운 것도 많고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한 것도 많아요. 토린처럼 잘나지 않았다는 게 많이 다르긴 하네요. 어리숙하고 눈치 없는 아리, 까칠하지만 외로운 나래, 조금씩 제가 들어간 것 같아요.

풀과 나무, 꽃, 그리고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아리, 자기밖에 모르던 토린이 늘 곁에 있는 친구와 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한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셨던 같아요. 평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 담겼다고 볼 수 있을까요?

네,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이죠. 흔히 요즘 아이들은 새로운 것만 좋아하고, 자기가 중요하고 금방 싫증 내고……, 이런 말을 하잖아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른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 어른 중 하나가 저고요. 어떻게 보면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어요. 

“깊은 밤 환하게 빛나는 달을 보고 소원 빌기를 자주 합니다. 옥토끼가 놀러 와 들려준 

이야기로 글을 썼고 그 덕에 정말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ㅡ(이현아 작가, 수상 소감 중에서)  


힘들 때 동화를 쓰며 위로받았다는 작가님의 수상 소감 또한 독자들에게는 한 편의 위로로 와 닿을 것 같아요. 요즘도 달을 보며 소원을 비시나요?

지금도 자주 달을 보고 자주 소원을 빌어요. 달님이 소원을 들어주는 걸 보니 더 열심히 빌고 싶어지네요. 이 작품을 쓰는 동안은 소원을 빌었다기보다 계속 물었던 것 같아요. 그곳에는 누가 사나요? 소원은 어떻게 들어주나요? 인간 세상에는 어떻게 오나요? 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달 입장에서 무척 귀찮았겠네요.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시다보니 요즘 아이들 관심사에 대해 많이 아실 것 같고, 아이들한테서 영감도 얻으실 거 같아요. 이 책을 읽고 나서 달에 소원을 빌 ‘나래’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아이들 덕분에 많은 영감을 얻어요. 아이들의 관심사는 빠르게 바뀌고 늘 새로운 걸 추구하죠.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우리 어릴 적이랑 다르지 않아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변하지 않는 거죠. 이 책을 읽고 소원을 빌 ‘나래’들에게 한 가지만 꼭 당부하고 싶어요. 어른이 되어서도 후회하지 않을 진실한 소원을 빌라고요.


*이현아 작가

교육대학교를 졸업한 뒤 아동문학교육을 공부했다. 달에서 내려온 옥토끼가 들려준 이야기로 제1회 보리 <개똥이네 놀이터> 창작동화 공모전에 당선되었다.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달떡 연구소
소원을 들어드립니다, 달떡 연구소
이현아 글 | 오승민 그림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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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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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드립니다, 달떡 연구소

<이현아> 글/<오승민> 그림11,7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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