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서 작가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27회 MBC창작동화대상 장편 대상 『죽지 않는 개 루이』 조영서 작가 인터뷰
어린이 독자들에게 바른 생각만 있다면 사회는 바르게 간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2021.06.02)
제27회 MBC 창작동화대상 장편 대상 수상작 『죽지 않는 개 루이』가 출간됐다. MBC창작동화대상은 금성문화재단과 MBC가 한국 아동문학의 위상을 높이고 국내 동화작가들을 후원하기 위해 1993년부터 개최한 시상식이다. 『죽지 않는 개 루이』는 는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온 반려견을 소재로 바이러스, 생명 윤리 등 현 시대의 중요한 주제를 다루며 작품성과 재미를 동시에 담은 동화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현상과 꼭 닮은 ‘DOG 바이러스’가 온 세상의 개들을 멸종시킨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독자들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비판의식을 기르고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는 용기를 배울 수 있다. 동화를 쓴 조영서 작가에게 ‘죽지 않는 개 루이’와 동화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작가님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동화를 쓰기 전에 저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아이가 크고, 나이를 먹어 가면서 제가 정말 원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게 어렴풋이 ‘창작’이라고 느꼈어요. 처음엔 그림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자유롭게 글과 그림을 쓰고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요. 그러다가 동화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어요. 그림책보다 직접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화만의 힘을 느끼게 된 거 같아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릴 때 동생에게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었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어른이 되어 다 잊은 줄 알았던 세계가 하나둘 떠오르면서 제가 갈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2014년 『어린이와 문학』에 세 편의 단편 동화를 추천 받아 동화작가로 등단했습니다.
『죽지 않는 개 루이』로 금성문화재단과 MBC가 주최한 ‘제27회 MBC 창작동화대상’ 장편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셨는데, 수상과 출간을 정말 축하드립니다. 이 작품으로 공모전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와 수상 소감 및 출간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MBC창작동화대상은 제가 2017년과 2019년에 중편과 단편으로 응모했고, 계속 마음에 두었던 공모전입니다. 다행히 두 작품 모두 최종심에 올라 심사위원 선생님들의 귀한 심사평을 들을 수 있었고, 모두 동화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제 작품이 공모전 최종심에 갔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 컸기에 한 번만 더 해 보자는 용기를 얻었어요. 꼭 상을 타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단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작품을 쓰는 거라고 다짐했죠. 여러 사람이 지치고 힘들 때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일이 필요했고, 글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죽지 않는 개 루이』는 제가 오래전에 이야기를 만들고, 여러 차례 수정을 한 원고로 평소 존경하는 원유순 선생님과 황선미 선생님께 분에 넘치는 심사평을 받아서 정말 기뻤어요. 부족한 글이지만 진심을 읽어주시고 제게 힘을 보내주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MBC창작동화대상은 오랜 역사의 공모전으로 한국 아동문학 발전을 위해 언제나 힘써 주면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게 무척 감사했어요. 『죽지 않는 개 루이』는 생각할 거리가 많고 주제가 깊이 있지만 어렵지 않은 이야기이니, 많은 어린이가 즐겁게 읽고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책이 되길 바랍니다.
『죽지 않는 개 루이』의 어떤 부분을 집중하면 친구들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요? 또 어떤 친구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 독서 포인트를 소개해 주세요.
주인공 기석이는 하루아침에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개, 폴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사실 폴은 비밀을 안고 사는 개이기에 사라진 사연을 알아내는 게 기석이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니지요. 도대체 폴은 무슨 이유로 사라진 건지, 존경했던 엄마는 기석이에게 무얼 숨기고 있는 건지, 더 나아가 루이가 영웅이 된 사회에는 과연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기석이 시선으로 사건을 풀어가면서, 숨겨진 사실을 깨닫다 보면,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 가듯이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반려견에 대한 지식과 애정이 느껴지는 대목이 많았는데, 혹시 직접 반려동물을 키우시나요? 아니면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제게 반려동물이 없지만, 어렸을 때는 함께 사는 반려견이 늘 있었어요. 어린 시절 반려견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생활했던 기억이 반려동물에 대해 무조건적인 애정과 친화력을 만든 것 같아요. 그때의 기억, 그리고 지금도 가까운 이웃과 형제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반려동물의 모습이 제게 많은 영향을 주는 거 같습니다.
이 작품은 ‘제27회 MBC 창작동화대상’ 심사평에서 “유전자 복제, 논문 조작, 가짜 뉴스, 생명 윤리, 영웅의 허상 등의 묵직한 주제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작품”이라는 극찬을 들었어요. 코로나19로 바이러스가 창궐한 지금, 생명 윤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려운 주제들을 동화와 접목시키시는 이유와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여러 기회를 통해 어린이들이 환경이나 생명 윤리 등에 어른보다 더 관심이 많고 걱정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많이 놀라고 또 어른으로서 많이 미안했습니다. 아직 완전하게 건강한 사회를 만들지 못한 것도 우리 어른의 잘못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도 학교에 매일 가지 못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마스크를 쓴 채 지내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을지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그런 불편했던 마음이 이 원고를 완성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것, 내가 잃고 싶지 않은 것, 내가 사랑하는 게 뭔지를 제대로 알고 그 답을 찾습니다. 책에 나오는 세 아이, 기석, 휘서, 예니를 통해 그런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린이가 바꾸기엔 분명 어려운 사회이고 구조이지만, 바른 생각과 고치려는 의지가 있다면 사회는 반드시 바르게 간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작가님의 인생 책, 혹은 어린이에게 추천해 주실 만한 좋은 동화책이 또 있을까요?
동화는 제 인생에 세 번에 걸쳐 다가왔어요. 가장 먼저 제가 어린이였을 때 부모님이 사 주신 동화로, 주로 전집 형태였어요. 제게 동화책은 그냥 방구석에 앉아서도 세계 여러 나라에 가거나 상상할 수 있는 신비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딸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사 주거나 엄마로서 골라 주었던 시기가 있었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독립된 어른으로 동화를 보자, 또 다른 모습으로 제게 다가왔어요. 어릴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 어른이 되어 잊었던 신비하면서 아름다운 세계가 열리기 시작한 거지요. 그 시기에 제가 읽고 좋았던 작품으로 신시아 라일런트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있어요. 제목 그대로 살아있는 생명체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입니다. 화려하거나 독특한 이야기를 가진 동화는 아니지만,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소박한 울림이 제가 작지 않은 충격을 안겨준 책이었죠.
『마당을 나온 암탉』을 쓰신 황선미 작가님과 『까막눈 삼디기』의 원유순 작가님의 추천을 받으시고, 2017년 한국 안데르센상 창작동화 부문 우수상도 받으셨다고 들었어요! 어린이를 위한 창작동화를 쓰시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요.
동화작가로서 가장 큰 목표는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책을 쓰는 겁니다. 책 읽기를 점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선물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주면 작가로서 정말 보람차고 기쁘겠지요.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독자가 어린이(책을 사주시는 어른도 포함되겠지요)라는 게 동화작가의 가장 어려운 점일 겁니다. 재미가 가장 중요하지만, 그 외에 책을 읽고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늘 고민해야 하는 게 동화작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어린이도 어른도 모두 힘든 시기라서 다들 힘내자, 조금만 더 견디자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종종 만나는 초등학생 어린이들이, 혹시라도 마스크를 쓴 채 지내야만 했던 지금의 시기를 나중에 어떻게 기억을 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어른보다 씩씩한 어린이들은 잘 견딜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일상이 곧 모든 것이 자기 자리를 찾아갈 거라고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조영서 연세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하고, ‘어린이책 작가 교실’에서 동화를 공부했습니다. 어릴 때 동생에게 동화를 지어 들려줄 정도로 이야기를 좋아했어요. 가끔은 잠을 못 잘 정도로 오싹한 이야기를 즐겼답니다. 2014년 〈어린이와 문학〉에 세 편의 단편동화를 추천받아 동화 작가로 등단했고, 2017년 한국 안데르센상 창작동화 부문 우수상을 받았어요. 지은 책으로 《오소리 쿠키》와 《굿바이 6학년》(공저)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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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조영서> 글/<이경석> 그림10,800원(10% + 5%)
유전자 복제, 가짜 뉴스, 생명 윤리 등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 DOG 바이러스로 많은 개가 사라진 세상에서 하나뿐인 영웅 개 루이와 쌍둥이처럼 닮은 폴을 두고 혼란에 빠진 기석과 휘서! 과연 아이들은 죽지 않는 개 루이의 진실과 루이만세당의 음모를 밝혀 낼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