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못하는 아이, 포기하지 않게 하려면
『초등 수포자로 빠지지 않는 수학약점 공략법』 송재환 저자
부모들이 수학에서 저지르는 잘못 가운데 학원에 대한 맹신입니다. 수학 학원은 반드시 보내야 하는 것이고, 수학 학원을 보내면 내 아이의 수학 실력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1.03.25)
20년 넘게 초등교사 아이들을 가르치며 학습법 전문가이자 스타강사로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고 있는 송재환 저자가 새로운 수학학습법을 출간했다. 전반적인 수학 공부법을 소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수학개념들만 콕 짚어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절대 고수의 핵심본 같은 책 『초등 수포자로 빠지지 않는 수학약점 공략법』이다. 송재환 저자는 엄마표 수학을 하지 않더라도, 학년별 어떤 것을 준비하고 유념하면 되는지 부모가 미리 안다면 “수학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어렵지 않다”며 희망의 말을 전한다.
『초등 수포자로 빠지지 않는 수학약점 공략법』을 내셨어요. 공부법 전문가이시자 현직교사로 수학 약점에 주목하신 이유가 있나요?
초등학교 현장에서 20년 이상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여러 가지 패턴들이 발견됩니다. 그중 한 가지가 고학년으로 가면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로 갈리는 것이 아니라 수학을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로 갈린다는 사실입니다.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은 곧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고 다른 과목들도 대체로 잘합니다. 반면에 수학을 못 하는 아이들은 다른 과목들도 대체로 못하지요. 수학은 그만큼 아이들의 공부에서 절대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중요한 과목입니다.
수학을 못하는 아이는 물론이고, 수학을 잘하는 아이 역시 수학 공부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저마다 수학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연산 실수를 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문제를 자세히 읽지 않아 틀립니다. 또 어떤 아이는 시험 불안도가 너무 높아서 좋은 점수를 놓치곤 합니다. 이런 약점들은 증상별로 처방도 달라야 합니다. 교사나 부모가 아이의 수학 약점을 보는 눈이 있어야 바로 잡아 줄 수 있고 제대로 된 처방을 내려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온라인 학습이 시작되면서 수학에서 가장 많은 학습격차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연일 나왔는데요. 현장에서 느끼시기에 실제로 느껴지는 수학학습 공백이 있나요?
코로나 때문에 경제적으로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해졌다는 기사를 많이 접했는데요. 학습 측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해진 것을 많이 느낍니다. 특히 수학 과목에서는 그 격차가 더 심해졌습니다.
수학은 처음 배울 때 기본 개념을 철저하게 익히고 그 개념과 관련된 문제를 끈기 있게 풀어 낼 때 가장 확실하게 실력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지 못하면서 기본 개념을 철저히 배우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관련 문제 풀이를 하지 못하거나 혹은 하더라도 중간에 포기하기 일쑤입니다. 수학은 심리적인 장벽이 높은 과목인 만큼, 누군가의 관심과 지도가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아이들은 수학 학원에 가서라도 보충을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아이들은 수학 학원도 다니지 못하니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학원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부모가 얼마만큼 관심을 기울이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학을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수학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수학 과목의 특성에서 비롯된 측면입니다. 수학은 기본 개념과 원리를 철저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에게 수학이 좋으냐고 물으면 “수학은 사회처럼 많이 외울 것도 없고 몇 가지만 알면 된다”라고 말합니다. 이 아이들이 말하는 몇 가지가 바로 수학의 개념과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에서 자연수의 덧셈과 뺄셈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배웁니다. 하지만 덧·뺄셈의 기본 원리는 1학년 때 모두 배웁니다. 이후에는 자릿수만 커지면서 좀 더 복잡한 계산을 배울 뿐입니다. 1학년 때 덧·뺄셈의 원리를 제대로 배운 아이라면 4학년까지 순탄하게 넘어갑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과 부모가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빨리 가려고 개념 원리를 무시하고 선행합니다. 잠시 빨리 가는 듯이 보일 수 있지만 결국에 결승점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늦게 도달할 뿐입니다.
다음은 수학 과목을 대하는 자세입니다. 수학 과목은 가장 정직한 과목입니다. 자기가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오는 과목입니다. 흔히 ‘수학은 엉덩이로 하는 과목’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수학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가장 잘 대변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에는 왕도가 없으며 요행이 잘 통하지 않습니다. 수학을 잘하기 위한 가장 큰 덕목은 성실성이라고 봅니다. 수학 공부를 조금씩이라도 매일 하려고 하는 성실성이야말로 수학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학은 부모에게도 진입장벽이 대단히 높은 과목인데요. 책에서 초등 때까지는 부모의 수학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어요. 학원이나 과외만으로는 왜 부족한가요? 수학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부모들이 반드시 버려야 하는 편견(수학선행, 학원 등)이 있을까요?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직접 문제를 풀어 보아야 합니다. 아무리 족집게 명강사에게 쉽게 배운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내 실력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주도학습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학원이나 과외의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집에서 차분하게 앉아 수학 문제를 푸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제가 앞서 수학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성실성이라고 했습니다. 수학 공부는 조금씩이라도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수학 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학 머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어서 수학 공부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생들이 스스로 절제력을 발휘하여 매일 수학 공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부모의 도움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만약 아이에게 매일 수학 공부를 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었다면 부모의 역할은 다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모들이 수학에서 저지르는 잘못 가운데 학원에 대한 맹신입니다. 수학 학원은 반드시 보내야 하는 것이고, 수학 학원을 보내면 내 아이의 수학 실력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는 영어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잘하기 마련입니다. 수학은 그렇지 않습니다. 학원에 의존하는 수학은 듣는 수학에만 익숙하게 만들어 한계에 부딪힙니다. 또한 선행으로만 치닫게 만들어 기본 개념 원리를 철저하게 배우지 못하고 자신의 수학 실력에 대해 착각하게 만드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선행한 아이들 중에는 학교 수학 시간에 방관자적인 태도로 수업에 참여하거나 수업의 방해꾼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수학 학원은 철저하게 아이의 성향이나 수학 실력을 따져보고 보내야 합니다.
수학 학습지나 문제집으로 홈스쿨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런 분들에게 주의해야 하는 점이나 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자기주도적인 기질이 강하거나 독립적인 성격의 아이들은 집에서 스스로 하는 학습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다만 이런 아이들에게는 좋은 루틴을 가지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루틴은 다음과 같습니다. 매일 수학 공부하는 시간을 정하는 것입니다. 초등학생이라면 1시간이 적정 학습 시간입니다. 하루 일과 중에 꼭 한 시간씩 수학 공부를 하는 시간을 정해 놓습니다. 그리고 수학 공부를 시작할 때는 5분씩 연산 훈련을 합니다. 뇌를 활성화시켜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고 연산의 정확성과 빠르기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수학 문제집을 푼 뒤에는 반드시 채점을 하고,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수학은 틀린 문제를 또 틀리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모르는 문제는 부모의 도움을 받아 해결합니다. 이런 학습 루틴을 정해 놓고 매일 한다면 수학을 반드시 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오롯이 엄마표로만 수학공부를 도와주기에는 부담이 클 듯한데요. 그런 분들을 위해 학원이나 수학 문제집 선택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학원에 대해서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학원을 너무 맹신하지는 말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학원이든 수학 문제집이든 선택의 기준은 아이의 성향이나 수학 실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아이 실력에 맞지도 않는 학원이나 문제집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중시해서인데요. 특히 학원은 학원 브랜드보다 학원에서 가르치는 선생님이 중요합니다. 학원 선생님이 아이와 맞는지를 잘 따져보아야 합니다. 초등학생에게는 가르치는 선생님의 역할이 매우 절대적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수학 문제집을 고를 때는 아이에게 직접 한 페이지 정도를 풀어 보게 합니다. 10문제를 풀어 2~3개 정도 틀리면 아이 수준에 맞는 문제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루에 한두 장씩만 풀게 합니다. 적은 양 같지만 쌓이면 한 학기에 3권 정도 공부할 수 있습니다. 수학은 조금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중?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상위 학교로 진학해도 수학 성적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수학개념(수학약점이 될 수 있는)이 있나요?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중·고등학교에 가서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의 가장 큰 특징을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입니다. 똑같이 100점 받는 아이라도 수학을 좋아하면서 100점 받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상위 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명확히 갈립니다. 아이가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문제만 풀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수학 활동을 가미한 놀이 수학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또한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어휘력, 이해력, 독해력, 문해력, 상상력 등을 키워야 수학을 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수학 문제를 틀리는 이유는 거창한 이유가 아닙니다. 문제의 담긴 어휘력을 모르거나 문제를 읽고도 이해를 못해서 틀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수학 학원을 백날 다녀도 절대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독서를 해야만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초등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수학 개념이 있는데 바로 분수입니다. 수학을 포기하는 가장 많은 이유가 분수 때문이지요. 분수는 초등학생들에게 넘기 힘든 마의 벽과 같습니다. 특별히 신경을 써주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다양한 수학공부법을 소개해 주셨는데요. 이 중에서 꼭 추천하고 실천할 것을 권하고 싶은 방법이 있나요?
세 가지 정도 권하고 싶습니다.
수학에 대한 기본 개념 원리를 철저하게 배우라는 것입니다. 처음 배울 때 대충 배우지 말고 철저하게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수학의 기본 개념 원리를 철저하게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과서입니다. 수학 교과서는 어떤 교재보다 기본 개념 원리에 대해 철저하게 소개합니다. 교과서를 무시하지 말고 반복해서 읽고 풀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연산 훈련을 하라는 것입니다. 초등 수학은 자연수와 분수의 사칙연산이 내용의 절반을 넘습니다. 연산 잘하는 아이가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연산을 잘 해야 수학 시험 시간도 부족하지 않게 됩니다. 2학년 정도부터 수학 연산 훈련 교재를 구입해서 차근차근 하면 매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수학은 문제의 길이가 매우 길 뿐 아니라 풀이 과정을 쓰는 서술형 평가입니다. 이런 유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읽어 이해력을 높이고 논리력과 표현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아이가 책읽기를 좋아한다면 수학 동화를 구입해서 읽히는 것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수학 동화를 읽게 되면 관련 수학 개념이나 원리 등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고 오래 기억되며 수학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송재환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초등교육과를,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철학을 전공하였다. 서울 동산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작가와 스타강사로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왔다. EBS ‘부모’, YTN ‘수다학’, KBS라디오 ‘교육을 말합시다’ 등 다수의 교육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600회 이상의 강연을 진행하며 올바른 교육 및 효율적인 공부법을 전파하였다. 2006년 교육부총리 표창을 수상하였고, 2009년 『좋은 부모 되기 40일 프로젝트』, 2018년 『초등 1학년 준비 혁명』이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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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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