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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 원초적이고 따뜻한 그 시대의 감성

적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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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은 지금의 적재를 만든 시간이자, 가장 잘하는 것들을 모아둔 결과물이다. 기타리스트 적재가 아닌 싱어송라이터 적재가 또렷이 남는 앨범. (2020.12.16)


적재는 고공행진 중이다. 김동률, 이소라, 아이유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의 기타리스트로 시작해 음악 프로그램 <비긴어게인3>에서 연주와 노래로 활약, 최근에는 안테나와 전속 계약하며 본격적으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노래하는 적재를 각인시킨 앨범 <FINE>에 이어 3년 만에 발매한 미니 앨범이다.

앨범은 여러 의미로 2006년 그 언저리를 회상하게 한다. 화려하고 기계적인 컴퓨터 음악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 2020년에 찾아온 적재의 <2006>은 그 노선을 달리해 반갑다. 대부분의 수록곡이 리얼(컴퓨터 음악이 아닌) 악기를 기반으로, 요즘은 듣기 힘든 오리지널 사운드를 선보인다. 2000년대 초중반의 토이, 김동률 등 선배들이 선사한 원초적이고도 따뜻했던 그 감성을 다시 꺼내 든다.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와 풍요롭게 감싸는 스트링, 따뜻한 멜로디와 회상적 노랫말의 '반짝 빛나던, 나의 2006년'이 그 시작이다. 특히 뮤직비디오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대학 동기들이 앨범에 참여하며 그 의미를 더욱 빛낸다.

추억, 일상, 사랑 등 보편적인 소재임에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 이유는 완성도 높은 편곡에 있다. 꿈속에서 마주한 풍경을 그리워하는 '풍경'은 후렴구에서 베이스를 강조해 심장이 뛰는 듯한 벅찬 감정을 이끌고, 이별 후에 '너 없이도' 시간은 계속 흐른다는 공허함은 거칠고 어두운 선율의 기타 솔로로 표출된다. 나원주가 피아노 연주와 코러스로 참여한 '알아'는 간주 구간에서 고조되는 스트링과 따뜻한 질감의 허밍, 꾸밈없는 기타 솔로로 음악의 심상을 어루만진다.

2014년 첫 정규 앨범 <한마디>와 히트곡 '별 보러 가자'를 탄생시킨 <FINE>을 지나 꾸준한 성장 가도를 걷고 있다. 잠들기 아쉬워 이어폰을 꽂고 있던 2006년의 적재는 치열하게 달려온 시간을 통해 좋은 앨범을 만들어냈다. <2006>은 지금의 적재를 만든 시간이자, 가장 잘하는 것들을 모아둔 결과물이다. 기타리스트 적재가 아닌 싱어송라이터 적재가 또렷이 남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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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적재 - 2006

<적재>14,900원(19%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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