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길 아나운서 “나를 지키는 ‘돈말글’ 습관”
『정은길 아나운서의 돈말글』 정은길 저자 인터뷰
나를 지킬 수 있는 돈, 나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말과 글에 관한 습관만 제대로 잡혀도 삶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2020.10.13)
나는 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일까? 돈 때문에, 말 때문에, 사람 때문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때문에’라는 말을 붙여 지금 내가 불행한 이유를 나열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 책에서 저자는 의외로 삶의 만족감이나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그런 거창한 이유들이 아니라, 매일 마주하는 일상을 우리가 어떤 태도로 맞이하고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그런 작은 습관과 선택들이 모여 그래도 괜찮은 하루를 만든다.
특히,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돈, 말, 글. 돈은 왜 버는 것이고, 어떻게 벌어야 하는 것일까? 또 말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나는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 사람인가? 글쓰기가 본질적으로 괴로운 이유는, 그리고 그 속에 내가 담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말과 흔들리는 상황이 오기 마련이고, 사람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지만,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해나가다 보면 적어도 상황이나 말에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중심’을 찾아갈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동명의 오디오클립 <정은길 아나운서의 돈말글>의 운영자이자, 재테크 전문가이자(돈) 아나운서이자(말) 8권의 책을 쓴 작가인(글) 저자가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요소인 ‘돈말글’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고,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개인적인 경험을 함께 풍성하게 풀어내고 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8번째 책 출간이라고 들었어요. 이번 책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셨는지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삶이 평온해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일도 하다 보면 익숙해지는 것처럼요. 그런데 어째 시간이 지날수록 삶은 조금도 편해지지 않더라고요. 뭘 이루는 건 고사하고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은 채 사는 것도 쉽지 않잖아요. 나는 생각보다 연약하고 흔들리기 쉬운 존재라는 걸 인지한 후부터 제 삶의 화두는 ‘나를 지키는 것’이 되었어요. 어떻게 하면 내가 단단해질 수 있을까, 튼튼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정말 알고 싶더라고요. 내 삶의 키워드는 무엇일까도 고민이 됐고요.
그러다 찾은 게 바로 ‘돈말글’이었어요. 나를 지킬 수 있는 돈, 나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말과 글에 관한 습관만 제대로 잡혀도 삶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단 하나, 내 인생을 천하무적으로 만들어줄 세 가지 습관을 담고 있습니다.
29살에 1억을 모으셨다고 하셨어요.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였을 텐데, 흔들리지 않고 돈을 모을 수 있었던 방법이 있나요?
간절한 목표가 있으면 돈을 묵묵히 모을 수 있어요. 저에게는 그 목표가 ‘집’이었어요. 내가 스스로 경제적 독립을 이룰 수 있다면 어디에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돈을 모을 때 꼭 깨야 하는 편견이 하나 있는데요. 평소에 돈을 쓰는 사람이나 돈을 아끼고 모으는 사람이나 최종 종착지는 다 똑같아요. 바로 ‘돈을 쓰는 것’입니다. 돈은 소중히 간직하려고 모으는 게 아니라 쓰려고 모으는 거예요. 저 역시 어디에 얼마를 쓰겠다는 목표가 확실히 있었기에 돈을 모으는 과정이 궁상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29살에 1억 원을 모아 집도 사봤죠. 결혼 3년 차에 7천만 원의 여행 경비를 모아 남편과 1년 동안 세계 여행도 다녀왔죠. 여행지에서 십 원 하나 남기지 않고 다 썼어요. 자잘하게 자주 쓰느냐, 한 방에 크게 쓰느냐의 차이는 있어도 돈을 모으는 것 역시 돈을 쓰기 위함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러면 비교적 흔들리지 않고 돈을 모을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집값이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인생에는 주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려운 시기도, 그걸 넘기는 시기도 왔다 갔다 하는 거죠. 저는 힘든 시기를 극복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잠시 괜찮은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봅니다(하하). 마음이 힘든 시간은 또 올 거예요.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괜찮은 시기가 찾아오면 지금처럼 또 극복한 것처럼 보이겠죠.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즐기면서 열심히 하다 보면 막연히 미래가 좋아질 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제가 최근에 겪은 힘듦은 그 생각을 와장창 깨뜨리더군요. ‘커리어보다 더 중요한 게 부동산 투자였던가?’ 현타가 왔던 거죠. 내가 열심히 일해도 원하는 곳으로 이사를 갈 수 없는 현실 앞에 분노했거든요. 노동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기분이 들었어요.
하지만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잖아요. 주위를 둘러보니 스누피가 위로의 말을 해주더라고요. 나를 슬프게 하는 건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이지만, 나를 웃게 하는 건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이라고요. 생각해보니까 제가 너무 쉬운 분노의 길을 걸은 것 같기도 해요.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욕망하고 남들이 가진 것에 관심을 갖는 게 바로 분노의 지름길이죠. 스누피 선생님의 조언을 적극 받아들인 덕분에 이미 가진 것들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아나운서셨기에 말을 잘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오셨을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 생각하시기에 말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이게 너무 뻔한 말인데,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다들 잘 들어요. 말을 잘한다는 건 그 사람과 계속 대화를 하고 싶다는 뜻이거든요. 말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요. 결국 계속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입니다. 근데 정말 신기하게도 말을 많이 안 하고 이야기를 더 들어주는데도 사람들은 말을 잘한다고 느껴요. 교감이 이뤄진다고, 진짜 소통이 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발음, 목소리, 호흡, 발성 등이 나빠서 말을 못하는 거라고 오해를 해요. 발음이 안 좋고 목소리가 작아도 내용이 좋으면 다 듣습니다. 말하기는 스타일보다 콘텐츠가 훨씬 더 중요해요. 내가 진짜 잘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말을 잘한다는 것에 대한 오해를 풀기 시작했다면 누구나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8번째 출간하시는 책이라고 들었어요. 글 쓰는 실력이 굉장하실 것 같은데 잘 쓰는 노하우가 있나요?
안타깝게도 그 추측은 사실이 아닙니다(하하. 저도 사실이었으면 좋겠네요.). 제 글쓰기 실력이 출중해서 계속 책을 쓸 수 있는 건 아니고요. 부족한 실력을 넘길 수 있는 장점이 바로 ‘솔직함’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최대한 솔직하게 글을 씁니다. 멋져 보이려고 꾸미지도 않아요. 그래서 제 부족한 부분도 많이 드러내는 편이에요. 책에 대해 종종 듣는 좋은 피드백 중에 “쉽게 읽힌다.”는 의견이 있어요. 제가 참 좋아하는 칭찬이기도 합니다. 다소 투박하고 거칠어도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내용이 담긴 글이라면 많은 사람들에게 통할 거라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책을 많이 냈다고 글을 잘 쓰는 작가라는 이야기를 듣는 건 솔직히 부끄럽고요. 제 글을 읽어주실 분들을 떠올리며 최대한 말간 민낯으로 다가가려 노력해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글에 담아야 제가 오래도록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책 내용 중에서 ‘감동을 주는 글’에 대한 내용이 인상 깊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여운을 남길 수 있는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군더더기가 없어야죠. 감동을 주려고 이것저것 덧붙이면 원래의 메시지가 점점 퇴색되잖아요. 간결한 글쓰기 연습을 계속해봐도 좋습니다. 일단 아무런 고민 없이 쓰고 싶은 만큼 쭉 쓴 다음에 그 글을 의미가 전달되는 선에서 최대한 줄여보는 거예요. 이건 말하기 연습도 똑같은데요. 말뜻을 최대한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말을 줄여보세요. 핵심만 간결하게 말하는 깔끔한 스피치를 하실 수 있습니다!
이건 제가 최근에 깨달은 내용이기도 한데요. ‘내가 쓰는 글로 감동을 주겠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이건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는 건데요. 그 마음이 부담으로 작용하면 글쓰기가 더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글쓰기는 우선 좋은 결과물에 대한 기대보다는 글을 쓰는 나에게 먼저 초점을 맞춰주시면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돈과 말과 글의 중요성을 모르는 분은 아마 안 계실 거예요. 그 중요성을 아는 만큼 저는 모두에게 저마다의 ‘돈말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있는데 아직 못 찾으신 거예요. 제 책 『돈말글』을 통해 각자 가지고 계신 돈말글 습관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돈말글과 건강하고 좋은 관계를 맺고 보다 평온하고 단단한 삶을 가꾸시길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제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저는 정말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아요. 독자분들의 돈말글을 응원합니다!
*정은길 ‘말’을 하는 아나운서이자 ‘돈’이라는 콘텐츠로 ‘글’도 쓰는 작가. 전 TBS 교통방송 아나운서였으며 현재는 ‘첫눈스피치’의 대표로 기업과 기관 등에서 돈, 말, 글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코스모폴리탄 웹 블로그 칼럼니스트, 네이버 포스트 짠테크 스타에디터, 다음 카카오스토리 여행 분야 스토리텔러 등으로 활동하며 꾸준히 글을 썼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정은길 아나운서의 돈말글>, 유튜브 <정은길의 돈말글 연구소> 채널의 크리에이터로 누구나가 고민해봤을 일상적인 문제들을 지혜롭게 푸는 법에 관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여자의 습관』, 『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돈만 모으는 여자는 위험하다』, 『3배속 재테크를 위한 부부의 습관』, 『나 혼자 벌어서 산다』, 『나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 『첫마디의 두려움을 이기는 법』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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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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