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원 “SNS에 올린 글, 책이 되었어요"
『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정예원 저자 인터뷰
사랑을 하거나 이별을 할 때, 가장 도움이 되고 힘이 되었던 건 누군가 내 말에 공감해주고 이해해주고 알아주었던 순간이었어요. (2020. 07. 17)
누군가의 일상이 그득히 담긴 글을 읽다 보면 ‘결국 다른 이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하며 자신의 세상을 적어 내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또 나와는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듯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게 되는 순간에는 그들과 다른 나의 머릿속을 끄적이고 싶게 된다. 그런 모든 순간에 적힌 글들이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에 담겨 있다. 무수히 쏟아지는 단어들 사이에서 ‘나도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또는 ‘이 사람은 이런 감정을 느끼며 사는구나.’ 하는 마음이 함께 일렁여 넘쳤으면 하는 마음으로 펴낸 정예원 작가의 첫 에세이다.
작가님의 sns를 보면 문장을 손글씨로 직접 적어 오랫동안 업로드를 하셨는데 어떻게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드셨나요?
저는 원래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니었어요. 12살 때부터 제 꿈은 가수가 되는 것이었고, 제 학창시절 대부분은 보컬 학원이나 댄스 학원에 다니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가수 지망생의 삶을 보냈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노래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컸어요. 하고 싶은 만큼 의욕은 많이 앞서는데,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가수가 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잖아요. 나중엔 내가 선택한 길인데 그게 가장 제 목을 쥐고 있는 듯한 기분도 들었어요.
그러다가 스트레스도 풀 겸 우연히 취미로 한 인터넷 사이트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정말 웃기게도 그 허술했던 소설이 연재하던 사이트 내에 조회 수 연간 1위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어요. 그때부터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되었죠. 노래를 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글을 쓰면 독자들이 재미있다고 해주고 언제 또 다음 화가 나오냐며 응원을 많이 받기도 했으니 글에 재미를 붙일 만도 했죠. 그러다 20살이 되던 해에 사정이 생겨 결국 노래를 그만두게 되고, 평범하게 회사원이 되어 매일 똑같은 삶을 사는 게 죽기보다 싫었던 저는 이게 내 마지막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작가의 꿈을 키우게 되었어요. 물론, 처음엔 당연히 글이라곤 소설 밖에 써본 적이 없으니 소설가를 목표로 잡고 시작했죠. 하지만 소설이라는 장르가 제게는 한없이 어렵더라고요. 독자들도 너무 다양하다 보니 누구는 재미있다고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 없다는 혹평을 듣기도 하고... 없는 세상을 창조해서 글을 쓴다는 게 참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제 인생에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짝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그 사람에게 하지 못한 말들을 짧은 글로 적어 SNS에 올리게 되었죠. 그게 지금 제 글의 시초가 되었어요.
그때부터 소설을 그만두고 에세이식의 글들을 써서 지금의 SNS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그 후 제 글을 좋아하는 독자분들도 훨씬 많아졌답니다. 제 생각을 적어둔 글들로 부터 공감하고 위로받고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게 되었다며 글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시지와 댓글들도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표현력을 키우기 위한 단어공부나 독서도 더 열심히 하고 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죠. 현재 갖고 있는 SNS 계정을 키워 책도 내고 더 내가 꿈꾸던 작가의 인생을 살고 싶은 목표가 생겼어요. 그리고 첫 책을 출간하게 되었죠. 이렇게 뒤돌아보니 참 이 책을 내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싶은 생각도 드네요.
사랑하고, 헤어지고, 살아가고 맘에 와 닿는 글이 정말 많았어요. 혹시 작가님의 사랑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신건 지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
책 속의 내용은 정말 거의 대부분이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에요. 책 속의 챕터 중에 사랑에 대한 글이 가장 많은 이유도, 제가 누군가를 짝사랑한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짝사랑을 한 경험이 많다보니,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에 대한 글이 가장 많아요. 그래서 평생 이별에 대한 글은 쓰지도 못하겠구나 싶은 인생이었는데, 그래도 작가의 인생을 살아가라고 도움을 주는 건지 기어코 이별을 경험하게 되더라고요. 그 전까지만 해도 이별을 한 사람들이 왜 그리 죽을 만큼 힘들어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에 불에 데인 듯 참 힘든 순간을 보낸 적이 있어요.
작가분들은 이해하실 수도 있는데,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힘들었던 그 순간에 가장 많은 이별에 대한 글들이 쏟아져 나온 것 같아요. 역시 경험만큼 글에 도움이 되는 게 없더라고요. 그러다가 경험했던 것들이 글로 거의 소진이 되어 버리면, 그 때 이제 노래 가사나 영화, 드라마 대사들에 영감을 받아 글을 쓰곤 해요. 그렇지만 그 또한 영감을 받은 것뿐이고 결국 그 영감이 제가 잊고 있던 경험을 떠오르게 해서 또 다른 글이 되더라고요. 책 속에 모든 글들은 결국 제가 느꼈던 모든 감정들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책에 있는 글 중 이 글은 내가 봐도 가슴 뭉클하고 공감이 간다는 문장이 있으신지 또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책 제목에도 영향을 끼쳤고, 책에 가장 중심을 잡아주는 글이 있는데 역시 그 문장이 아닐까 싶어요. 책 표지 뒤에도 쓰여 있는, 책의 주제와 같은 글이거든요.
“보고 싶어.” 때로는 사랑한다는 추상적인 말보다 더 직접적이어서 진심이 와 닿아 울컥 거리게 만드는 말. 나는 저 말이 너무나 듣고 싶다. 내 소중한 누군가에게 그러한 말을 들었을 때, 아마 나는 주저 앉아 얼굴을 가릴 게 분명하다. 그 가린 손바닥 끝으로 후두둑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갈 것도.
이 글이에요. 그 이유는 어느 날 제가 노래를 듣고 있는데 노래 가사 중 으레 나올 법한 뻔한 가사임에도 ‘보고 싶다’라는 단어가 귀에 걸리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뭔가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표현보다 더 직접적으로 ‘내가 당신을 아끼고 있어요’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또한 만나고 싶고 보고 싶다라는 말을 통해서 내가 당신을 이렇게 필요로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기고 했고요. 그 노래를 들으면서 써내려 갔던 글인데, 독자 분들 반응도 굉장히 좋았던 글이었고 그 후 ‘보고 싶다’라는 표현이 참 좋아져서 지금도 저는 저 말을 참 좋아하거든요.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한테 들으면 울컥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아요. 그래서 가장 애정하는 글입니다.
책 안에 멋진 이미지가 여러 장 들어가 있는데, 혹시 작가님께서 직접 찍으신 이미지인가요?
네, 제가 전부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찍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지금은 많은 분들이 제 글씨도 좋아해 주셔서 손글씨로 SNS에 글을 올리곤 하지만, 예전엔 제가 직접 찍은 풍경 사진들을 올리면서 글을 함께 올리곤 했어요. 그래서 글 올릴 때 쓸 사진 찍으러 일부러 한강이나 바다에 많이 가곤 했어요. 그 사진들도 예뻐서 좋아해 주신 분들도 많았는데, 아무래도 글과 관련된 직업인지라 직접적으로 글이 바로 독자분들에게 노출되는 손글씨 포스팅이 더 인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요새는 사진을 잘 올리지는 않는데, 여전히 사진 찍는 걸 참 좋아해서 풍경 사진이 사진첩에 참 많아요.
대부분 마음 속에서 느낀 감정을 막상 글로 적으려고 하면 참 힘든 경우가 많은데요. 감정을 글로 옮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일단 '어떤 내용의 글을 쓰고 싶다' 하는 영감이 떠오르면, 눈을 감고 정리를 해보는 편이에요. 내가 이런 감정을 느꼈는데, 이 감정들의 근원과 이유는 무엇이고, 이 감정들로 인해 어떤 일이 일어났고, 그래서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나서 저만의 표현력을 높이기 위해 단어 공부를 했던 노트가 있는데, 그것을 펼쳐두고 적당한 단어들을 골라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해요. 보통 저는 글의 첫 줄이 가장 어려워하는 편인데, 일단 내가 쓰고 싶은 글의 첫 줄이 잘 적혀지면 그 이후엔 친구한테 얘기를 하듯 술술 써내려가는 편인 것 같아요. 그리고 내가 그 감정을 느꼈던 과거의 나로 돌아가서 글을 쓴다고 생각을 하며 작업을 하는데, 그때만큼은 정말 솔직해지는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아닌 척하며 외면하고 애써 무시했던 일들까지 그냥 다 솔직하게 생각하면서 적어요. 그러면 보통 글이 진솔하게 적혀서 다시 읽었을 때도 좋게 읽히더라고요.
지금도 작가님의 SNS에 활발하게 글이 업로드 되고 있는데 혹시 다음 책을 내실 계획이 있으신지요?
물론이요. 작가의 삶을 제 꿈으로 잡았고, 가수로 이루지 못한 목표들을 작가가 되어 다시 이루고 싶은 것들이 참 많아졌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쓰고 앞으로도 계속 책을 펼칠 생각입니다. 이번에 나온 『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은 제가 써 둔 글들에서 3분의 1 정도 채택이 되어 세상에 나간 것이고, 아직 제 SNS나 메모장에서 숨 죽이고 있는 글들이 참 많아요. 또, 이번 책은 제가 소설에서 에세이 쪽으로 넘어온 직후 써 둔 글이라 사랑에 대한 글들이 대부분이고 짧은 형식의 시처럼 추상적인 표현들도 많이 들어가 있거든요. 요새는 길게 시적인 표현을 많이 빼고 담백하게 인생에 대한 제 경험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글들을 많이 쓰고 있어요. 그래서 다음 책은 산문집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회가 알아서 찾아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항상 준비할 것이고 언제나 그랬듯 제가 길을 열어서라도 계속 책을 출간해서 작가의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 위로와 공감을 얻을 독자분들께 한 마디를 남기신다면.
사랑을 하거나 이별을 할 때, 가장 도움이 되고 힘이 되었던 건 누군가 내 말에 공감해주고 이해해주고 알아주었던 순간이었어요. 또, 꼭 내 얘기를 적어둔 것만 같은 노래 가사들과 여러 에세이 속 글들이 참 많이 도움이 되었죠. 이제는 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해요. 이 책을 출간하고 긴 메시지를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잊고 있던 사랑들이 떠오르거나, 보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 참 많이 울었다고요. 그저 저는 제 얘기를 써 둔 것뿐이지만, 사랑과 이별이라는 게 상황은 다 달라도 느끼는 당사자의 감정들은 비슷하기에 독자분들께 위로와 공감이 된 것 같아 참 감사했습니다. 그러니, 혹 누군가를 너무 좋아하게 되었는데 딱히 말할 곳이 없거나 누군가에게 털어놓기가 부담스러울 때, 누군가와 이별을 해서 너무나도 힘이 드는데 알아주는 사람이 없을 때. 사랑 뿐 아니라 힘이 되어줄 누군가가 필요할 때 꺼내어 읽어보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세상 한 귀퉁이의 글들이 독자분들의 한 귀퉁이 세상을 알아주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예원 여름보단 겨울을 좋아하고, 봄 가을의 한강을 연모합니다. 세상 모든 것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게 취미이며 인연과 운명을 믿지 않을 자신이 없습니다. 이성보단 감성과 아주 친밀하고 취향이 강합니다. 누군가 한 사람을 이다지도 좋아하고 사랑했으며 그들로 인해 적고 또 적었습니다. 또, 앞으로도 그러한 삶을 살아갈 것 같습니다. 제 세상의 한 귀퉁이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인스타그램 @darlk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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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정예원> 저12,420원(10% + 5%)
“보고 싶어….” 때로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진심으로 와 닿는 말 괜히 울컥거리게 하는 말 『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 SNS를 통해 매일 한두 편씩 인연과의 사랑, 이별, 삶을 주제로 글을 써온 저자의 첫 에세이. 누군가 내 마음에 쏟아져 내리는 그때, 사람과 사랑에게 상처받았을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