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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더라도 불행하지 않게 사는 법

『서툴지만, 잘 살고 싶다는 마음』 이정현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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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시작하며 나를 표현하고 내놓는 삶을 살게 되었어요. 덕분에 아프지 않았던 사람처럼 웃으며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0.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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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잘 살고 있는 걸까?’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늘을 충분히 살아내도 다가올 내일은 알 수 없고, 열심히 살아가는 하루가 모여 무엇이 될지 알지 못하는 우리. 매일매일이 처음인 우리에게 어쩌면 ‘서툴다’는 단어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잘 살고 싶어 하루하루를 모으기 시작했다.” 는 이정현 작가는 매일이 어렵고 서툴기만 한 우리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충분히 소중하다고, ‘잘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며 고단한 일상을 다독여준다. 이정현 작가가 건네는 다정한 마음으로 서툴지만,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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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출간되는 신작인데요. 이번 책 『서툴지만, 잘 살고 싶다는 마음』 은 메일로 연재하고 계신 ‘일상시선’의 글을 엮은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원고를 골라 엮게 되었는지 책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상시선’은 그 이름대로 일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시선이에요. 살아가며 보고 듣고 느끼는 걸 쓰고, 읽어주는 이들과 나눕니다. 원래는 메일로 발송하는 글이었지만, 책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일상에 녹아들길 바랐습니다. 적당한 두께감으로 손쉽게 집어들 수 있었으면 했어요. 첫 번째로는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의 원고를 빼고, 다음으로는 책의 꼴과 제목을 생각하며 더하고 빼며 엮었습니다. 그리고 책 전체를 읽었을 때 자연스럽게 읽힐 수 있도록 흐름을 생각하며 순서를 정했어요.


『서툴지만, 잘 살고 싶다는 마음』 이라는 제목이 참 공감이 가는데요. 제목은 어떻게 결정되었나요?

 

제목으로 사용하고 싶었던 문장이 몇 가지 있었는데요. 책으로 나올 원고 뭉치를 몇 번이고 읽으면서, 편마다 별개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았던 글들이 모여 결국에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생각해두었던 문장들 대신 ‘잘 살고 싶다는 마음’에 초점을 두고 제목을 짓게 되었습니다.

 

글을 읽다 보면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아내는 작가님의 섬세한 시선이 돋보입니다. 하루하루를 예민하고 자세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 계기가 있을까요?

 

책에 ‘love is all’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어요. 전작인 『함부로 설레는 마음』에는 ‘곱슬머리’라는 글이 있고요. 어렸을 적, 안 좋은 경험으로 인해 안고 살던 모습이 있어요. 저는 많은 생각과 고민을 담고도 풀 곳이 없어 힘들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힘들었던 시기가 지나고도 작은 부분까지 마음에 품고 내놓지 못하는 게 제 자신을 힘들게 하기도 했어요.
 
이후에 글을 쓰기 시작하며 나를 표현하고 내놓는 삶을 살게 되었어요. 덕분에 아프지 않았던 사람처럼 웃으며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는 괜찮아졌지만, 어느덧 삶의 작은 것들까지 마음에 담아두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네요. 제 일상 속에 머무는 것들을 오래, 그리고 자세히 바라봅니다. 마음에 드는 생각은 종이에 적어두기도 하면서요. 지금은 이런 제가 좋아요.

 

‘친구 같은 작가’라고 불리고 계신데요. 독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계신가요?

 

우선은 운영하고 있는 SNS 채널이 가장 커요. SNS에서 짧은 일상과 생각을 나누기도 하고 그곳에서 독자 분들과 덧글을 주고 받기도 하니까요. 연재 ‘일상시선’의 모집 신청을 받기도 하고요. 이따금씩 책상 위에 먹을거리를 두고 라이브 방송도 하는데, 그것 또한 제게는 하루의 큰 위로가 되기도 해요. 소통이라 함은 ‘서로, 통한다’라는 말이니까요. 마찬가지로 제게도 ‘친구 같은 독자’ 분들이 있어 다행이에요.


『서툴지만, 잘 살고 싶다는 마음』 도서 속 본문 중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글은 무엇인가요?

 

애정인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질문에 ‘술과 아빠’란 글이 가장 먼저 떠올랐네요. 이 글을 쓰며 많이 울었습니다. 동생은 이유를 몰랐겠지만, 그 글을 쓰고 보고 싶어져 맛있는 걸 사준다는 핑계로 칭얼거려 서울까지 올라오게 했었어요. 생각해보면 ‘술’은 자라오던 내내 멀게만 느껴지던 아버지를 조금은 가깝게 느껴지게 하는 매개체 같기도 해요. 표현에 서툰 게 아버지라지만, 저도 결국에는 그의 아들이니까요. 이런 곳에라도 작게 남겨두고 싶네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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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중점적으로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요?

 

그냥 이런 사람이 살고 있다. 여러분이 살아가는 것처럼, 여기에 잘 살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또 있다. 그거면 서툰 삶이 조금은 덜 부끄러워질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글은 앞으로도 계속 쓰며 살아가겠지요. 다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2년 전, 동료들과 꾸렸던 ‘암실’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할 때 참 행복했거든요. 커피를 내리고 손님을 맞이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내가 꾸린 공간에 나를 읽어주는 이들이 걸음한다는 사실이 얼마가 기뻤는지 몰라요. 지금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어렵겠지만, 언젠가 꼭 다시 공간을 꾸리고 싶어요. 내가 묻어나는 곳에서 찾아오는 이들에게 마음을 담은 음료를 내어주고 싶어요. 그간 잘 지냈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서툴지만 잘 살고 싶다는 마음 이정현 저 | 허밍버드
‘마음의 친구가 되어 주는 작가’라 불리는 저자의 가장 큰 힘은 ‘진심’이다. 차곡히 쌓은 기록이 위안과 격려와 응원이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 그 진정성이 깃든 이야기는 서투르고 헤매고 흔들리는 독자들이 조금 더 의미 있는 하루, 괜찮은 삶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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