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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덕 “IT개발은 우리에게 재미이자 인생”

『IT 개발자의 거의 모든 것』 이병덕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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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길에 발을 들였다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재밌거나 기술들을 익히는 것 자체가 즐거워야 합니다. (2019. 08.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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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회사에서, 가정에서, 여행지에서,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우리는 디지털 기술을 만난다. 그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일명 프로그래머, 개발자의 세계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개발자의 삶이 어떤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개발자의 길에는 많은 난관이 따르지만, 어떻게 하면 인정받는 개발자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 누구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IT 개발자의 거의 모든 것   은 개발자가 마주하는 의문과 어려움, 그에 대한 돌파구를 담고 있다. 나아가 개발 업계의 현주소와 해결책도 제시한다. 이병덕 저자는 10년 동안 수많은 프로젝트의 설계,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범익의 CTO로, 기업의 솔루션을 제작 총괄하고 국내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의 기술파트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 현업 선배의 자세하면서도 때로는 따끔한 조언은 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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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IT 기술은 우리의 일상 곳곳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 저자님은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2년 전 집필을 시작할 때는 앞서간 개발자 선배로서 개발자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부분들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편집장님으로부터 쉬운 이야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써보는 건 어떻겠냐는 제안을 들었습니다. 사실 대학교의 소프트웨어 개발 커리큘럼이 어렵고 지루해서 학생들이 강의를 듣지 않거나 수강을 하더라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게 대학에서 순수 소프트웨어 개발학과들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현재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업계의 개발자 수도 현저히 줄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가 사회 초년 개발자에게 조언을 해주고 싶어도 그 개발자들 자체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읽을 사람이 없으니 책도 안 팔렸겠죠. (웃음) 그래서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비개발자들도 재미있게 IT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집필 의도가 많이 변경되었습니다. 집필 범위도 IT 프로젝트라는 더 폭넓은 분야로 잡게 되었고요. 그래도 초기 개발자들에게 전하려던 이야기도 빼고 싶지 않아서 책의 구성을 1, 2부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개발자로 일하게 되신 동기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IT 기술과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도 한 아이의 아버지인데 요즘 부모님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게임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 역시 게임을 정말 좋아해서 대학에 진학할 때도 프로그래밍을 통해 게임을 만들어 보려고 소프트웨어 학과를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취업까지 했더니 웹 SI 쪽으로 진로가 잡혀버렸습니다. 회사에서 금융 SI 쪽 일을 시작하고도 그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일을 시작하고 1년이 지난 뒤에 내가 정말 게임과는 정반대의 개발 분야로 왔구나 싶어서 한 달 정도 대단히 시무룩하게 지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저처럼 호기심이 많아서, 게임을 좋아해서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프로그래밍 데이터에 매료되어서 개발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뭔가 특별한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역시 재미있어서 개발합니다.

 

책에서 IT 업계의 현황과 악습에 대해 자세히 다루셨습니다. 임금 문제나 신입 개발자의 교육 문제, 프로젝트 단가와 하청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을 짚으셨는데, 그중 가장 신속하게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이 있을까요?

 

현재 IT 산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기술력 있는 소프트웨어 IT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수익을 많이 낼 수 없는 구조에 있습니다. 외국의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애플의 아이튠즈 서비스,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레이 스토어와 유튜브, 넷플릭스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의 공통점은 순수 소프트웨어 기술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먹힐 수 있는 품질과 수익을 다 갖춘 상품들이죠. 현재 국내 IT 업체들은 M/M으로 정량화된 개발자의 기술력으로 소프트웨어의 가격을 추산합니다. 어떤 개발자들의 1M은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데도요. 이런 구조로는 IT 업체들의 모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들은 M/M의 원가 이상 팔 수가 없습니다. 마치 샤넬 백을 만드는 M/M을 계산해서 샤넬 백과 비슷한 품질로 상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죠. 이렇기 때문에 국내 IT 업계에는 샤넬 같은 감성으로 완벽한 품질의 상품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업체가 등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개발 업계에 들어선 신입 개발자가 가장 유념해야 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개발 자체가 우리에게는 하나의 직업이자 인생이니까 조금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이는 돈을, 어떤 이는 기술을 바라보고 이 일을 합니다. 무엇을 바라보든 우선은 내가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요. 개발자의 길에 발을 들였다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재밌거나 기술들을 익히는 것 자체가 즐거워야 합니다.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충분히 즐겁지 않다면 오랫동안 일하기는 힘들어요. 시대의 기술을 못 쫓아가서 잘못하면 낙오되기도 하거든요. 무언가 꿈이 생겼다면 무조건 이 글을 읽자마자 행동을 시작하세요. 아직 기술이 없어서 시작 못 한다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개발자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예의 바른 자세를 갖추는 건 기본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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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능력에 대해 이 책에서 자세히 말씀하셨습니다.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능력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앞의 대답과 이어지는데, 제가 엉뚱한 개발 분야로 오는 바람에 시무룩하게 지냈다고 했지요. 그런데 한 달 후에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게임은 온라인 게임도 있지만 웹 게임이란 분야도 있거든요. 어쨌든 전 여전히 게임이 만들고 싶었고, ‘웹 게임을 만들면 되지’하는 생각으로 웹 게임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회사 일을 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서 만들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장장 6개월 동안 밤낮없이 했던 것 같아요. 결과는 당연히 망했죠. 기술력도 부족하고 리소스도 없고 버그는 또 어찌나 많던지…. (웃음) 그런데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지내다 보니 일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쯤부터는 회사 일이 굉장히 쉬워졌습니다. 제가 스스로 하나하나 직접 부딪쳤던 문제들이 회사의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동일했던 거죠. 그때부터는 초급, 중급, 고급 개발이라는 등급 자체를 아예 신경 쓰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냥 프로젝트 수행이라는 과제만 생각하게 됐죠.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개발자에게는 프로그래밍 기술뿐 아니라 다른 많은 능력도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관리자급의 일을 하다 보면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더라고요. 제가 가끔 <현지에서 먹힐까>라는 예능을 보는데, 그 프로그램에서 이연복 셰프님은 푸드트럭을 운영합니다. 셰프님의 엄청난 리더십과 스킬을 보다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오더라고요. 요리에 대해 거의 모르는 팀원들이 푸드트럭의 매출 향상을 위해 사장님처럼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모습도 놀라웠습니다. 팀원들은 셰프님을 순수하게 존경하면서 시너지를 내죠. 결국 IT 프로젝트를 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경험이 일천한 신입이라도 IT 프로젝트를 PM 뒤에 (project manager)과 함께 잘 수행하겠다는 마인드를 가지면 정말로 대단한 시너지가 나옵니다.

 

프리랜서 개발자와 개발자의 창업에 대한 조언도 이 책에 담으셨습니다. 이러한 진로를 택한다면 기업에 소속된 개발자와 비교했을 때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프리랜서 개발자는 결국 다시 정규직이 되거나 창업을 하게 됩니다. 프리랜서 개발자들은 국내 프로젝트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데, 평생 그 역할만 하고 중추가 되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기술의 발달이 너무 빠르니 웬만큼 부지런한 프리랜서가 아니라면 금세 기술력이 뒤처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영업활동이 어려워지다 다시 정규직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죠.

 

얼마 전부터  『부의 추월차선』  이라는 도서를 보기 시작했는데, 아직 다 보지는 못했지만, 부의 추월 차로로 달려가려면 창업을 하라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 키워드가 부와 명성이라면 당연히 창업해야 합니다. 결국 프리랜서를 수행하는 개발자의 자세에 따라 각자의 장단점이 나뉘게 됩니다. 꿈을 이루고 창업을 원하는 개발자가 프리랜서가 되면 가장 큰 장점은 일하는 시간을 어느 정도 스스로 조정할 수 있어서 창업을 준비하기 좋다는 것입니다. 또 자신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자유도도 있고 보수도 높습니다. 아마 단점은 잘못되어 실패하면 빚을 많이 지게 된다는 것이 아닐지. (웃음)

 

프리랜서의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보고 프리랜서를 하는 분들에게 가장 큰 장점은 1년쯤 적당히 벌고 1달 정도 하와이로 가서 ‘욜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집은 못 사겠지만 매우 즐겁겠죠. 하지만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데 프리랜서가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긴 하지만 극적으로 높지는 않습니다. 프로젝트를 옮길 때 생각지 못한 중간 공시가 생기는데 심할 때는 1년에 1달 정도는 일을 못 하기도 합니다. 또 퇴직금도 없고 대출도 제한되죠. 그러나 무엇보다 프리랜서의 가장 큰 장점은 수많은 사람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 기회를 절대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개발자는 의사소통 기술이 중요한 직업입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개발 업무에 대해 잘 모르는 비개잘와 대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부문을 염두에 두면 비개발자와 더 원할하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요?

 

모든 분야에서 의사소통 기술을 필요로 하지만, 특히 IT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의사소통 스킬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기술적인 부분을 이야기할 때는 단어 선택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HTTP 통신 프로토콜 중에 바이너리 타입으로 던지면”이라고 표현하면 비개발자들은 무조건 갸우뚱하겠지요.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메일 보낼 때 파일 첨부하는 거 있잖아요?"라고 쉽게 표현해야 하는 거죠.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비개발자와 대화를 할 때는 내가 하려는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꼭 먼저 머릿속에 그려봐야 하거든요.

 

또 개발을 할 때 일정이나 다른 많은 부분에 대해 의논할 때 거절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업계에 ‘예스맨’이라고 불리는 거절을 잘 못 합니다. 회사에 누가 된다고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거절하지 않으면 누가 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 말이죠. 이럴 때 상대방의 기분이 나빠지지 않게 거절하는 스킬이 중요합니다. 요구 사항을 이야기하는 고객들은 비개발자이기 때문에 거절의 이유가 기술이 되면 무슨 말인지 몰라 오해하기 딱 좋거든요. 이런 부분이 PM처럼 막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이병덕


1982년생. X세대로 대변되는 80년대생답게 그 당시 부흥하기 시작한 인터넷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대학에서 정보통신 학부 소프트웨어 학사를 취득한 후 게임과 만화에 대한 추억으로 막연하게 게임 개발의 꿈을 키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금융, 공공 웹 소프트웨어 회사에 재직 중이다. 10년 동안 수많은 프로젝트의 설계,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범익의 CTO로, 기업의 솔루션을 제작 총괄하고 국내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의 기술 파트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 이밖에 AML&RBA 솔루션, AG 서비스, AML 클라우드 서비스, NFSS 고성능 소켓 서버 솔루션 등의 총괄 제작 및 배급 업무를 맡고 있다.

 

 


 


 

 

IT 개발자의 거의 모든 것이병덕 저 | 미래의창
개발자가 마주하는 의문과 어려움, 그에 대한 돌파구를 담고 있다. 나아가 개발 업계의 현주소와 문제점, 해결책도 제시한다. 내용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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