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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작가 곽민지 "환갑의 역습! 효도 여행의 민낯?"

『걸어서 환장 속으로』 곽민지 작가 딸! 나도 스페인 자유 여행 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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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의 해외여행을 꿈꾸는 이 시대 자식들이 알아야 할 것”이 릴리즈된 이후로 고정 독자가 많이 늘면서 제목 자체가 여행기의 캐릭터로 굳어져 그대로 쓰게 되었어요. (2019. 0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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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환갑과 은퇴를 동시에 맞은 가족은 그간 고생하신 엄마와 아빠를 위해 평소 꿈꾸던 스페인 패키지여행을 준비한다. 그러나 여행 초대장을 받은 엄마는 딸에게 말한다. “이런 거 말고 엄마 아빠는 자유여행 하고 싶어. 너하고, 스페인에 가서, 너처럼.” “‘여기서 30분 드릴게요!’ 하면 쫓기면서 보고. 그런 여행말고 마음에 들면 원없이 머무르고 여유 있게 맛있는 거 먹고 그러는 여행이 하고 싶어. 지금이 아니면 평생 해볼 수 없을지도 모르잖아.”

 

엄마의 말에 딸은, 마침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프리랜서(이자 미고용 상태인 일용직 노동자)였던 작은딸은, 열심히 가계부와 일정표를 짜가면서 여행을 준비하게 되는데. 이렇게 환갑 부모님을 모시고 자유여행을 떠나며 겪은 환장하면서도 환상적이었던 스페인 자유여행의 여정을 책 『걸어서 환장 속으로』에 담았다.

 

곽민지 작가는 방송, 모바일콘텐츠, 광고, 책, 칼럼 등을 쓰고 있다. 가구를 만들거나 캘리그래피 작업도 한다. 작가, 디렉터, 칼럼니스트, 목수, 출판사 사장 등 붙일 수 있는 이름이야 많겠지만 뭔가를 만든다는 점에서 ‘작가’로 통칭되기를 가장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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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환장 속으로』  라는 제목을 어떻게 뽑게 되셨나요?  ‘환장’이라는 단어를 선택하기까지의과정이 궁금합니다.

 

예능작가가 본업이기 때문에 친근하고 유쾌한 제목을 원래 좋아하는데요, 지하철도 타고 버스도 타는 자유여행이라는 점에서 <걸어서 세계 속으로>가 떠올랐고 실제로 부모님이 그 프로를 항상 동경하셨어요. ‘환장하겠네’는 저희 가족 모두 자주 쓰는 말인데, 미친듯이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속은 터지는 상황에서 자주 써서 좌충우돌 여행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고요. 솔직히 말하면 온라인에 연재될 때 웃자고 붙인 제목이어서 그게 책 제목으로까지 올 거라는 생각은 못 하고 지었는데요, 시리즈에 포함된 <부모님과의 해외여행을 꿈꾸는 이 시대 자식들이 알아야 할 것>이 릴리즈된 이후로 고정 독자가 많이 늘면서 제목 자체가 여행기의 캐릭터로 굳어져 그대로 쓰게 되었어요. 웃자고 제목 붙이던 당시 다른 후보로는 <환장맥스 : 불효의 도로> <꽃보다 청춘 : 환갑의 역습> <추적 60세 : 효도여행의 민낯> 등이 있었는데, 그걸로 연재했으면 출간까지 못 왔겠다는 확신이 드네요.

 

왜 하필 스페인이었을까요?

 

대학교 때 용돈 모아 처음 갔던 배낭여행지가 스페인이었는데, 돌아와서 매번 자랑을 했어요. 그 얘기를 들은 언니도 스페인에 다녀와서 똑같이 자랑을 했고요. 나도 가보고 싶다 항상 생각하시던 차에 <꽃보다 할배>까지 흥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부모님이 꿈꾸는 자유여행지로 부상했어요. 저희가 들려준 이야기나 ‘꽃할배’가 다 자유여행 경험담이라, 패키지 여행이 아닌 여행을 할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스페인을 가고 싶다고 하셨어요.

 

부모님과 해외 여행을 갈 때, 가장 중요한 준비는 무엇일까요?

 

부모님이 애정을 담아 해주시는 모든 말들을 의심하고 객관적으로 대비해야 행복하답니다. 예를 들면 “엄마 아빤 아무거나 잘 먹는다”, “아무 숙소에서나 잘 잔다” 하는 이 ‘아무거나’의 기준은 (저희 부모님 기준) 그간 한국 여행사를 통해 했던 패키지여행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해요. 부모님의 각오는 경험해본 것을 기반으로 한 것이고, 체력은 자식 같지 않고, 의외로 우린 몇 날 며칠 붙어 지내본 적이 없는 사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너무 하드 코어한 모험은 혼자 여행할 때로 남겨두시고, ‘내 말이라면 뭐든 따라올 기세인 부모님’이 아닌 ‘부모님과 비슷한 연배와 환경에서 사신 어르신’ 여행객을 모시고 간다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좋아요. 항상 다음 행선지나 걸어야 할 거리, 숙소 컨디션 등을 미리 설명해주는 게 자식이 해야 할 준비인 것 같고요.

 

반대로 부모님은 원하는 것과 싫은 것을 구체적으로 요청하기로 약속해주시는 게 중요해요. 컨디션을 숨기지 않기,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은 것과 좀처럼 내키지 않는 것을 가족에게 말하기 같은 것이 의외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색하고 어려운 점이거든요. “우리는 남이다! 부모님은 남의 집 아저씨 아주머니다! 나는 가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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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또 짐꾼이 되라는 제안을 받으면 기꺼이? 아니면 거절하실 건가요?

 

부모님과 만날 때마다 받고 있는 질문인데요. 매번 다신 안 한다고 툴툴대면서도 어디로 가고 싶으신 지는 물어보는 저예요. 한 번 해보니까 자신감은 생겼거든요. 물론 스페인 여행 당시 아버지가 환갑이셨는데, 두 분 다 이후 한 해 한 해가 다르고 저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좀더 어깨에 힘 뺀 여행으로 가보고 싶어요. 근데 섣불리 이런 뜻을 내비쳤다가는 득달같이 단톡방 열릴 것 같아서 긴 휴가가 뚝 떨어지기 전까지는 입조심하고 있어요.

 

스페인 여행 시, 한국 여행객들이 꼭 알고 가면 좋을 정보는 무엇인가요?

 

스페인 곱창과 피순대가 맛있어요! 꼴뚜기 튀김도요. 그리고 바르셀로나 하몬 전문점 사장님이 주신 팁인데, 하몬을 레드와인말고 까바(스페인 스파클링와인)하고도 드셔보세요. 숙성된 하몬 풍미가 확 올라와서 맛있답니다. 구글 번역기를 쓰신다면 어설프더라도 영어로 입력하신 후에 스페인어로 바꾸시는 것이 한국어로 입력한 후 바꾸는 것보다 의사전달에 도움되니 참고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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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정리된 여행기를 보니, 저자로서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와, 이제 빼박캔트네 싶었어요. 그게 감격적이면서도 무게감으로 다가왔어요. 책이라는 건 한 번 나오면 내 손을 떠나서 영구보존되는 거잖아요. 온라인 연재하던 당시에도 사적인 가족 얘기를 내놓는 부담은 있었지만 수정이나 삭제라도 할 수 있는데, 책으로 나오면 아니니까요. 우리는 유명인도 아닌데다 결함 많은 소시민인데, 그런 우리의 일부가 이렇게 영원히 새겨져서 세상에 나올 가치가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집필 중간에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래서 의미 있고 행복한 것 같아요.

 

가족 단위로 실없는 것에 좋아도 하고 실수도 하던 날들이 글 쓰던 당시 기분 그대로 영원히 새겨지는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언니가 육아 때문에 여행을 함께 오지 못했는데, 그때 막 걸어 다니던 조카가 지금 여섯 살이 돼서 책을 읽고 있어요. 새우튀김 포즈로 사진 찍은 할머니도 놀리고 할아버지한테 여권 왜 잃어버렸냐고도 하고요. 둘째 조카한테도 조만간 친근한 동화책이 될 거고요. 첫 손주가 태어나면 집안 관계도가 바뀐다고, 큰 터닝포인트라고들 하잖아요. 작가인 제 입장에서는 이 책이 나온 것이 저희 집안 두번째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나왔다는 자체로 집안 가보예요.

 

그런 의미에서, 책으로 나올 줄 알았으면 옷 좀더 가져갈 걸 그랬다 싶어요. 가이드나 마찬가지일텐데 패션쇼를 할 시간이나 있겠나 생각하면서, 코트 한 벌에 가방 하나만 가져가서 모든 사진에 옷이 다 똑같거든요. 친구들이 자꾸 같은 날 찍은 사진이냐, 이 코트는 교복이냐고 놀려요. (얘들아, 그거 2주분이다. 그리고 나 다른 아우터도 집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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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로 산다는 것, 자녀로 산다는 것에 대해 묻고 싶어요. 여행을 다녀온 뒤 달라진 점이 있나요?

 

엄마 아빠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어요. 유아기를 제외하면 하루 종일 붙어 지낸 적이 은근히 없거든요. 세 끼를 함께 먹은 경험도 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없잖아요. 자유여행은 엄마 아빠가 새로운 상황에 맞닥뜨리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제가 엄마 아빠로서만이 아닌 두 사람의 다면적인 모습을 발견하는 경험이 되었어요. 엄마가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짓는 표정, 아빠가 외출할 때 가방에 챙기는 것, 평생을 연애하고 함께 산 커플로서 두 사람이 위기에 대처하는 룰 같은 것들요.

 

이전에 엄마 아빠에게 가진 마음은 대체로 고마운 것과 서운한 것, 그리고 기타 이렇게 나눠졌던 것 같아요. 딸로서의 제 관점에서 어떤 감상을 갖는 거지요. 그런데 이제는 좀더 거리를 두고 부모보다 넓은 존재로서의 두 사람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이전보다 많은 부분을 그러려니 하거나 흥미로워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옳고 그름을 떠나 특색 있고 매력적인 사람들이고, 아직도 제가 모르는 면이 많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서로를 무리하게 바꾸려 하지 않고, 느긋하게 소파에 기대 앉아 다른 캐릭터를 구경하고 발견하는 것이 부모님 환갑 이후에 맞은 새로운 재미가 되었어요. 반대로 저 역시 때로는 한심하고, 지친 저를 보이는 것을 전보다 덜 두려워하게 되었고요. 여전히 시덥잖은 걸로 삐지고 싸우고 풀고 하는데요, 커다란 감정적 소모 없이 그러려니 넘기게 되었어요. 꼭 한 번쯤 경험해보시길 추천 드려요!


 

 

걸어서 환장 속으로곽민지 저 | 달
우리는 주로 낯선 곳에서 그리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잘 아는 상대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게 되니까. 자 이제, 결심이 섰다면 한번 말해보자. 엄마 아빠, 나만 믿고 따라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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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걸어서 환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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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환갑 부모님을 모시고 자유여행을 떠난 딸이 있다. 아버지의 환갑과 은퇴를 동시에 맞은 가족은 그간 고생하신 엄마와 아빠를 위해 평소 꿈꾸던 스페인 패키지여행을 준비한다. 초대장과 함께 이용약관을 포함한 팸플릿까지 만들어서 완벽하게. 그리고 이 여행 초대장을 받은 엄마는 다음날 딸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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