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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환 “나의 세계에서 너의 세계로 넘어가는 길”

시인 박일환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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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결국 겹겹이 둘러쳐진 말의 장막 속으로 들어가 그 말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 되겠지요. 그건 또 그 말들의 주인공인 너를 만나는 길이기도 할 테고요. (2018. 1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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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재미를 느꼈던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어릴 적에는 보통 아이들처럼 만화책 보는 재미에 빠져 살았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책과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편이었으나 고등학교 1학년 때 문학에 조예가 깊은 친구들을 만나 문학 작품 읽는 재미를 알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시와 소설을 찾아 읽기 시작했고, 조금씩 독서의 폭을 넓혀 가기 시작했지요. 교과서 공부와는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런 세계 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가슴이 울렁거리곤 했습니다.

 

책 읽는 시간은 작가님께 왜 소중한가요?

 

책을 읽는다는 건 나의 세계에서 너의 세계로 넘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는 책을 쓴 사람뿐 아니라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 나아가 책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걸 텐데요. 그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고, 그 말들을 받아안으며 내가 가진 좁은 인식의 틀이 깨져나가는 걸 느끼곤 합니다. 세상에는 결이 다른 무수한 말들이 있고, 그런 말들을 모아놓은 게 책이라고 할 때, 독서는 결국 겹겹이 둘러쳐진 말의 장막 속으로 들어가 그 말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 되겠지요. 그건 또 그 말들의 주인공인 너를 만나는 길이기도 할 테고요.

 

요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글을 쓰는 사람이니만큼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언어 사회학이라고 할 수 있는, 언어를 통해 세상을 읽는 법, 사람들이 언어를 다루는 방식 등에 대해 두루 살펴보고 싶습니다. 정치든 경제든 인간이 하는 사회 활동의 대부분이 언어를 매개로 해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언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언어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을 기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관심의 연장선에서 최근에 나온 신지영 교수의  『언어의 줄다리기』  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작 청소년을 위한 시쓰기 공부』  와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청소년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시에 대해 들려주는 책을 썼는데요. 시집을 사서 읽는 독자가 많이 줄긴 했지만, 시가 가진 힘은 사라지지 않았고, 앞으로 사라지지도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좋은 시집을 곁에 두고 한두 편씩이라도 틈틈이 읽는 습관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명사의 추천

 

김종삼 정집
김종삼 저 | 북치는소년

평생 음악과 술과 시밖에 몰랐던 시인이 남긴 시를 한자리에 모았다. 인간을 찾아다니며 물 몇 통 길어다 준 일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시인의 눈길은 언제나 외롭고 소외된 존재들 곁에 오래 머무르곤 했다.

 

 

 

 

 

 

담론
신영복 저 | 돌베개

신영복 선생이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책이다. 머리에서 가슴, 가슴에서 발로 내려오는 길이 가장 먼 길이라고 했던 선생의 실천 사상이 잘 담겨 있다. 아울러 이 시대를 헤쳐갈 수 있는 희망의 언어들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저 | 문학동네

르포가 지닌 힘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비에트 군대에 100만 명가량의 여성들이 지원해서 함께 싸웠다. 하지만 전쟁과 관련한 이야기는 항상 남성들의 영웅담으로만 채워졌다. 지워진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고발하고 있다.

 

 

 

 

 

 

한티재 하늘
권정생 저 | 지식산업사

동화작가로만 알려진 권정생 선생의 장편소설이다. 뚜렷한 주인공을 내세우는 대신 고난의 삶을 헤쳐가는 민초들의 역경과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삶을 이어가는 눈물겨운 서사를 만날 수 있다. 한국문학사에서 새롭게 조명받아야 할 작품이다.


 

 

 

 

말들의 풍경
고종석 저 | 개마고원

에세이스트이자 소설가로 알려진 고종석은 프랑스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런 만큼 이 책을 통해 언어에 대한 그의 애정과 탁월한 견해를 만날 수 있다. 한국어가 지닌 특색과 그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풍경을 어렵지 않은 말로 친절하게 전해준다.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저 | 뿌리와이파리

사회적 논란이 거셌던 것에 비해 정작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일본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첨예한 의견이 대립할 수밖에 없으나 그럴수록 더 많은 논쟁과 토론이 이어져야 한다. 기존의 위안부 담론에만 갇혀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은 없었는지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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