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림 작가 "문득 슬픈 물음표가 마음을 침범할 때"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저자
그동안 참 열심히 걸어왔는데 앞날은 막막하기만 하고 꿈은 더 멀어져만 가고, 그래서 슬프고 불안하고 외로운 사람들이 이 책으로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았으면 합니다. (2018. 11. 12)
요즘 청춘들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단어들이 있는데 스펙, N포세대, 금수저, 흙수저 등 이런 단어들이 청년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바쁘게 살아가다가 문득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눈물이 나는 거니?’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질 때, 옆자리에서 ‘잠시 쉬어가도 돼’라는 말을 건네며 고민을 공감해준다. 방송작가 송정림이 인생관, 사랑, 가족, 우정 등 현 시대의 고민 거리를 편안한 에세이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로 전달한다.
책 제목에 눈길이 가는데요, 제목은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카피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제목을 질문형식으로 한 이유가 있을까요?
부지런히 가다가 문득문득 슬픈 물음표가 마음을 침범할 때가 있어요.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나, 부지런히 가고 있는데 왜 자꾸 우울한 거니?
나, 이런대로 괜찮은 걸까?
나, 잘 걸어가고 있는 걸까?....
그렇게 한숨과 눈물에 시간을 내어주고 말았던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것을 찾아주고 싶었어요. 아픔을 잊는 법, 사랑했던 순간만을 기억하는 법, 오지 않는 행운을 기다리기보다 이 순간의 행복을 누리는 법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작가님에게 눈물이 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어릴 때부터 잘 울어서 별명이 울보였어요. 요즘도 매일 한번은 눈물이 나요.열심히 사느라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외롭게 해서 눈물 나고, 열심히 사느라 놓치고 사는 것들 때문에 눈물 나고, 그리워서 눈물 나고 아름다워서도 눈물 나고... 음악이 좋아서, 그림이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도 눈물 나고... 눈물은 어쩌면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해요.
위로가 필요한 순간, 작가님은 어떻게 위안을 얻고 힘을 얻나요?
다른 사람에게서 위로 받으려고 하다 보면 또 다른 사람 마음을 흐리게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 스스로 위안하는 법을 점점 체득하게 되었는데요. 동네를 천천히 산책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요즘의 제 위로법이에요. 그리고 가까운 동네에 있는 영화관에 걸어가서 예정도 없이 영화 한 편 보고 오거나 동네 도서관에 걸어가서 책 한 권 빌려서 읽고 오거나 하면 시리고 어두운 마음에 따뜻하고 환한 등불이 켜지는 느낌을 받게 돼요.
가장 애정하시는 챕터와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달 대신 네가 떠오르는 밤> 에 가장 마음이 많이 머무르게 되네요. 요즘 멜로 드라마를 쓰고 있는 중이라서 그런지 사랑, 만남, 인연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돼요. 왜 그 사람을 사랑하는가, 라는 질문, 만나지 말았어야 할 인연은 없었나, 라는 질문, 사람에게 감정을 주는 일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볼 때 대답이 될 수 있는 글들이 있습니다.
책 속 내용과 관련된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대학 다닐 때 불쑥 시외버스를 타고 혼자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데요. 아무데나 내려서 그 지역을 돌아다니다가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를 기다린 적이 있어요. 그런데 버스는 오지 않고 날은 저물어가는 거예요. 낯선 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마음이 얼마나 막막하던지...그때 드는 마음이 앞에 놓인 인생길을 바라보는 심정이 되는 거예요. 불어오는 바람에 볼은 빨갛게 되고,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고, 새들도 내 주변에서 노닐다 제집으로 돌아가 버리고, 가슴이 괜스레 쿵쿵 뛰고, 두 발이 얼어붙어갔어요. 그런데 표지 그림이 나왔다고 보여주는데 딱 그때의 내가 표지그림에 있는 거예요. 표지 그림을 받아든 순간, 그 시절의 내가 호출되면서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구요. 표지 속의 그 소녀한테 제가 말을 걸어버렸어요.
“조금만 기다려. 곧 올 거야.”
“조금만 기다려. 행복해질 거야...”
"청춘" 그리고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는데요.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공감을 하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작가님께서 특별히 이 책을 통해 다가가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어떤 독자일까요? 이 책의 편집자는 20대 여성인데요. 제 머리 글에 있는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이 부분을 읽다가 그렇게 눈물이 났다고 해요. 그 부분을 제목으로 해도 되겠냐고 한 것도 편집자였구요. 그동안 참 열심히 걸어왔는데 앞날은 막막하기만 하고 꿈은 더 멀어져만 가고, 그래서 슬프고 불안하고 외로운 사람들이 이 책으로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았으면 합니다.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행복’은, 존재하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는 것. ‘사랑’은, 우리 인생에 가장 간직해야 할 ‘아름다운 사치’라는 것, ‘이별’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멀리 머무는 것’이라는 것, ‘꿈’은, 이룬 후가 아니라 ‘꾸고 있는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 그러니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행복하자고 하고 싶어요.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송정림 저/채소 그림 | 꼼지락
제목처럼 열심히 살고 있으면서도 때때로 우울감이 찾아오는 평범한 젊은이들을 위해 써졌다. 그는 ‘꿈을 쫓아!’ ‘사랑이 중요하지’ 같은 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그저 옆자리에 같이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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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림> 저/<채소> 그림12,150원(10% + 5%)
요즘 청춘들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단어들이 있다. 스펙, 삼포세대, 금수저·흙수저 등 세상의 잣대로 무리를 나누고 비교하는 데 쓰이는 말이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청년들은 ‘꿈이냐, 연봉이냐’ ‘사랑이냐, 나의 목표냐’ 많은 고민을 하고 때로는 갈 길을 잃기도 한다. 그동안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