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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의 마젠타로 변신한 뮤지컬배우 최현선
어떤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는 최현선 배우
평상시 제 모습도 두 가지인 것 같아요. 무대에서 에너지를 표출하고 열정을 쏟는 것에 비해 무대 밖에서는 정적으로 있다 보니까 뭔가 해소가 안 될 때는 액세서리를 만들거나 가죽으로 뭘 만드는 걸 좋아해요. (2018. 07. 04)
무더운 여름 시원한 일탈을 선사하는 뮤지컬 <록키호러쇼> 가 오는 8월 3일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B급 컬트 뮤지컬을 대표하는 작품답게 파격적인 스토리와 그보다 더 파격적인 캐릭터가 돋보이는지라 공연 때마다 캐스팅에 이목이 집중되는데요. 이번 시즌 <록키호러쇼> 캐스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이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보디가드>의 니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유모, 그리고 <드림걸즈>의 에피라면 바로 떠오르는 배우, 바로 최현선 씨인데요. 그녀가 <록키호러쇼> 중에서도 독특하기로 소문난 마젠타를 맡았다는 소식에 토요일, 연습실이 있는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록키호러쇼> 지난 시즌을 재밌게 봤는데, 제가 참여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막상 하니까 정말 재밌는 거예요(웃음).”
캐스팅을 보면서 정말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예로 지금 함께 연습하는 배우들이 기존 작품에서 잘 만나지 않은 배우들이잖아요. 그만큼 결이 다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맞아요, 개인적으로는 다 아는 배우들인데 작품에서는 이제야 만나네요. 많은 분들이 의외라고 생각하시고, 저도 처음에는 사실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좋게 생각해 주시고, 많이 응원해 주셨어요. 또 기존에 했던 캐릭터와는 너무 달라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던 것 같아요. 작품도 재밌고, 같이 하고 싶은 배우도 많고, 배우로서 나의 다른 모습,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작품도 독특한 데다 개성 강한 배우들도 많아서 연습실 분위기가 재밌을 것 같아요. 공연 한 달 전인데 어떤가요?
“분위기면에서는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 톱3 안에 들지 않을까(웃음). 처음에는 낯설기도 했을 텐데 분위기를 워낙 잘 잡아주셔서 힘들거나 어색한 게 전혀 없어요. 아직은 각자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서 아무거나 막 던지고, 그 과정이 재밌어서 웃고 그래요. 개인적으로는 생각을 너무 하니까 더 힘들더라고요. 작품의 본질을 생각하면서 그냥 재밌게 하면 되는데. 연출님과 얘기하면서 걸리는 부분이 많이 해소되다 보니 지금은 연습이 정말 재밌어요.”
캐릭터는 어떻게 잡아가고 있나요? 최현선 씨와 비슷한 면도 발견했나요(웃음)?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시도해 보면서 잡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제가 생각보다 엉뚱한 면이 있어서, 스스로 배우들 중에 정상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 동료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라고 하더라고요. 무대에서는 진지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말해도 웃고요(웃음). 그런 엉뚱한 점은 비슷한 것 같아요. 제 안에 마젠타와 비슷한 면이 의외로 많은지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기는 한데 재밌어요. 세 마젠타(리사, 이하나)가 느낌, 성격, 사이즈까지 너무 달라서 함께 연습하는 배우들도 놀라는데, 어떤 모습으로 무대에 서게 될지 궁금해요.”
하긴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 궁금해서 SNS를 봤더니 무대 위 모습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더라고요. 일상의 최현선 씨는 어떤 모습인가요?
“평상시 제 모습도 두 가지인 것 같아요. 무대에서 에너지를 표출하고 열정을 쏟는 것에 비해 무대 밖에서는 정적으로 있다 보니까 뭔가 해소가 안 될 때는 액세서리를 만들거나 가죽으로 뭘 만드는 걸 좋아해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팔찌나 반지 등도 모두 직접 만든 거예요. 무언가를 만들 때는 그것에만 빠지니까 잡념이 없어져요. 또 혼자 있을 때 음악도 안 듣고 정말 조용히 있는 편이고요. 그런가하면 오늘은 조증인가 싶을 정도로 사람들과 웃고 얘기할 때도 있고요(웃음).”
지금껏 많은 공연 제작사에서 최현선 씨의 한 부분만 봐왔다는 얘기인데,
앞서 그녀의 또 다른 매력을 알아본 관객이 있었다고 합니다.
무슨 얘기인지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죠!
지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도 참여하고 있지만, <보디가드> 이후 1년여 만이잖아요. 1년을 쉰다는 게 쉽지 않은데요.
“당시 많이 달렸던 터라 지난해 4월 <보디가드>를 끝내고 10월에 결혼도 있어서 준비한다는 핑계로 좀 쉬고 싶었어요. 신경 쓰고 집중해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면 스트레스 받더라도 하는데, 아닐 것 같으면 빨리 결정하고 그것에 대해 최대한 후회하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잘 쉬면서 간간이 콘서트나 리딩은 했는데, 올해 초가 되니까 근질근질하더라고요(웃음).”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만큼 배우로서 변화를 꾀하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현선 씨를 생각하면 소울 느낌 풍성한 노래가 먼저 떠오르는데, <록키호러쇼> 는 가창력보다 캐릭터가 더 돋보여야 하는 작품이잖아요. 물론 <록키호러쇼> 에 가창력 뛰어난 배우들이 많습니다만.
“이 작품에서는 다들 하기 때문에 잘 눈치를 못 채시는데, 마젠타가 정말 고음을 담당하고 있답니다(웃음). 음악도 기존 작품과는 많이 달라서 신나게 맘껏 지르고 있어요. 쉴 새 없이 노래하지만, 말씀대로 연기적인 부분이나 캐릭터에 마음이 더 갔어요. 예전부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저보다는 좀 더 나이 있는 역할을 많이 했고, 노래로 많이 기억되는 면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이번 작품에서는 안무 때문에도 걱정인데, 안무라고 하기도 창피하지만(웃음), 제작진에서 개인의 스타일에 맞게 봐주시더라고요.”
하고 싶은 작품이나 캐릭터도 있겠죠?
“사실 가장 어려운 질문이에요. 없다고 그러면 생각이 없는 것 같고(웃음). 지금은 조금씩 생각을 하게 되는데, 예전에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나를 믿고 맡겨주신 역할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끌어내야겠다는 생각만 했어요. 그리고 <드림걸즈>의 에피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꿈을 이뤘고요. 그 역할은 또 하고 싶어요. 탐나고 멋있는 캐릭터가 많은데, 기회가 된다면 <위키드>의 엘파바도 해보고 싶고, <고스트>의 캐릭터 있는 조연들도 해보고 싶어요. 저는 아무래도 캐릭터 강한 역할들을 하다 보니까 배우로서 뭔가 보여드릴 수 있는 시간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요즘 머릿속에 가장 많이 떠오르는 생각은 어떤 건가요?
“<록키호러쇼> 죠.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마젠타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기대? 이 배우들과 첫 런을 갔을 때의 모습도 상상해보고. 저를 좀 어렵게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서 소통하고 싶어요. 마젠타가 저의 흥이나 엉뚱함 등 모든 것을 끌어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어떤 자리에서든 제 몫을 다하는 것’이 최현선 씨의 좌우명이라고 하는데요. <록키호러쇼> 에서도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제 몫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겠죠? 뮤지컬 <록키호러쇼> 8월 3일부터 10월 21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됩니다. 마젠타로의 변신은 물론, 이후 최현선 씨의 행보도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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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