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치유를 위한 내면아이 미술치료
『나를 만나는 시간』 임윤선 저자
누구든지 어디서든 색상을 표현할 도구와 책만 있으면 내면의 아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일분일초를 다투며 시간에 쫓겨 살아가는 현대인들 중에는 겉으로는 살아있고 생동감 있어 보이지만 온전히 진실된 자신의 삶을 사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크든 작든 마음의 병을 얻은 사람들이 ‘마음치유’를 할 수 있게 만든 『나를 만나는 시간』이 출간되었다. 마음 아픈 사람이 많은 세상. 회사생활로 스트레스 받는 직장인, 아이와 남편 때문에 속상한 엄마, 인생의 과도기 십 대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에게 꼭 필요한 셀프 힐링 심리학서다. 이 책은 굳이 전문가를 찾아가지 않더라도, 값비싼 상담 진료비를 내지 않고 혼자서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탄생부터 성장까지 지금의 내가 지난날의 나를 만나기만 하면 된다. 나를 만나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지난날이 원했던 것들을 떠올리면서 색칠하고, 그려 보고, 짧은 글을 써 보면 된다.
저자 임윤선은 한양대학교 PH.D 예술치료를 전공했다. 전 인천카톨릭 대학교 전통종교미술학과 겸임교수, 현재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과 겸임교수, 사회교육원 미술심리지도사 및 전문가심화과정 주임교수이자 IM패션아트테라피 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휴먼이미지&커뮤니케이션』,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옷장의 비밀 : 미친 존재감의 심리』 등이 있다.
『나를 만나는 시간』은 다른 미술치료서나 심리학서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딱딱한 심리학 이론의 학문적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 아닙니다. 타인의 사례를 통한 간접적인 접근이 아닌 온전히 나를 중심으로 집중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에 보면 “과거를 수정한다” “어린 나를 돌아본다”(내면아이) 등의 행위가 마음치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하셨는데, 이게 무슨 뜻이고, 어떤 점에서 그런가요?
미술치료에서 가장 큰 치유적 효과를 꼽자면, 지나간 과거나 상처 그리고 내면의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상태를 그림이라는 안전한 틀 안에서 긍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나간 삶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단지 그림으로 과거를 수정한다면 그것은 그저 수정된 가상이자 과거의 미술 작업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나에게 집중과 생각의 전환입니다. 과거를 떠올리고 그것을 수정한들 나의 심리에는 어떤 감흥이나 변화가 일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나의 과거와 맞닥뜨리고 나서 “현재의 내가 그때의 나에게 무엇을 해줄까?” “내 안의 나에게 관심과 사랑을 부여해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해보세요. 그리고 과거 속에서 상처를 받은 내면의 나를 지금의 내가 그리고 색칠하며 말을 건넵니다. “이제 괜찮아. 앞으로 내가 널 지켜줄게. 내가 널 사랑해줄게. 더 이상 어둔 곳에서 외롭게 하지 않을게”라고 지지해주면서요, 이런 과정은 그 어떤 타인의 위로보다, 그 어떤 물질보다 큰 치유력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의 과정을 거쳐서 마음치유, 심리치료를 하신 분이 있나요?
제가 20여 년 동안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미술치료를 해왔습니다. 그 수업을 <인생 파노라마>라고 이름 붙였는데요. 수업을 듣고 수많은 분이 마음치유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어요. 세 분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탄생부터 어린 시절의 나에게 부드럽고 따뜻한 옷을 입히고, 온갖 예쁘고 필요한 것들을 골라서 색칠해주었더니 마음이 한결 따뜻해졌습니다. 어린 시절, 채워지지 않았던 공허함과 부족함이 있었는데요. 이제야 사랑으로 꽉 찼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를 더 소중히 여기게 하는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 40대 중반 여성
책의 첫 장 “이제부터 내가 나를 보호하고 사랑하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결합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라는 문장처럼 각 단계별로 제 인생을 돌이켜보며 통합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림에 사랑의 색채를 입혀가며 아픈 기억을 좋은 추억과 사랑으로 바꿀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해졌습니다. 앞으로도 이 책을 두고두고 꺼내보면서 제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힘든 시간이 다시 찾아올 때 나를 북돋고 사랑할 수 있는 삶의 방법이 하나 더 추가된 것 같아 기쁩니다.
- 30대 초반 여성
내 안에 웅크리고 있던 오랜 시간 속 내면의 나를 대면하는 시간이 어색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고 나를 떠올리고 색칠을 하면서 어린 나를 보듬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올라왔습니다. 그동안 잘 살아왔다고 아무 문제없이 당당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내면의 나는 울먹이고 외로워하고 사랑을 갈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사실을 느끼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하기를 몇 번 참아냈습니다. 활동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식구들이 종종 떠올랐습니다. 특히 부모님이 연상되었습니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부모님께 대한 서운한 감정과 미움 그리고 서러움이 쌓여있음을 알았습니다. 이 책에서 본 “나를 만나고 용서하고 사랑해야만 타인을 제대로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도 나와 같은 과거를 가지고 지금도 살아가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 가서 부모님과 함께 색칠하고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도 자신들의 내면아이와 만나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 20대 후반 남성
특별히 어떤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상담치료를 꺼려하는 분들, 진로나 삶의 비전에 고민이 많은 분들, 심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를 알아보고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책에서 제시한 대로 ‘색종이’를 활용해서 미술치료를 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요?
‘나를 만나는 시간’은 오랫동안 미술치료에서 사용한 색종이 매체 작업으로부터 만들어졌습니다. 수많은 미술 재료를 활용한 미술치료 작업 과정에서 색종이는 가장 자신을 돌아보고 이해하는 데 효과적인 매체로 꼽혔습니다. 이 색종이가 매력적인 이유는 치료사가 없이도 자신을 색상을 통해 정리하고 알아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릴 때부터 현재까지의 나를 원하는 색상의 색종이에 그리고 필름같이 스카치테잎으로 연결한 후 벽에 붙여놓고 바라보면 언제 가장 행복했는지, 힘들었는지, 상처가 있었는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심리센터나 병원, 학교, 기업 등에서는 책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심리센터에서는 대상과 함께 여러 매체 대신 책을 놓고 대상의 전반적인 인생을 알아볼 수 있고 대상에 대해 치료사가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치료사 대신 선생님이 학생들과 함께 책으로서 진로를 알아보는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자기 정체성과 자신감 그리고 자기애를 부여하여 일의 능률과 삶의 증진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미처 다 하지 못한 말씀이 있으시다면, 해주세요.
대학 교정에 선 지 18년이 지났습니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제 연구 시간을 모두 이 책에 담았습니다. 이 책은 저의 자연스럽게 흘러간 세월이 만들어낸 소중한 한 권입니다.
명상을 하고 만다라도 그리고 점토도 조물락거리고 크레파스와 물감으로 색칠도 하면서 매 학기 학생들에게 미술치료를 경험하게 했고, 그러면서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책을 통해 복잡한 미술치료 과정을 축소하여 많은 이가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게 재구성했습니다.
누구든지 어디서든 색상을 표현할 도구와 책만 있으면 내면의 아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일분일초를 다투며 시간에 쫓겨 살아가는 현대인들 중에는 겉으로는 살아있고 생동감 있어 보이지만 온전히 진실된 자신의 삶을 사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술을 마시거나, 약을 먹고 몸을 가꾸는 가시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으로 자신을 위로하지 마세요. 진정으로 힐링을 원한다면 나에게 머무르는 잠깐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잠시 내면의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지며 나를 느끼고 대화하시면 좋겠습니다. 나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고 이해하고 지지해야 앞으로의 삶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가족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회에서도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하루에 한 단계씩이라도 나 자신을 만나보는 기회를 가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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