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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PD “재미와 공익, 두가지를 잡는 게 목표”

한국 예능 방송사에 한 획을 그은 김영희 PD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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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벌어오겠다는 생각이라면 절대적으로 실패한다. 방송을 통해 중국 사회에 기여하고 중국 사회의 발전에 도움을 주며 그 이익을 서로 나누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김영희 PD 1.JPG

 

김영희 PD는 한국 예능 방송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1990년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몰래카메라’와 ‘양심냉장고’, MBC 〈느낌표〉의 ‘눈을 떠요’와 ‘책을 읽읍시다’ 등을 통해 공익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어 2011년에는 MBC 〈나는 가수다〉로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예능계를 주름잡았고, 이듬해에는 플라잉 PD(연출과 자문 역할을 하는 프로듀서) 자격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나는 가수다〉와 〈아빠 어디가〉의 중국판을 대성공시키며 새로운 한류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 그의 목표도 야심차다.


“‘재미’와 ‘공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다.”

 

2015년에는 29년간 몸담았던 MBC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중국 진출에 나선 김 PD는 2016년 후난위성TV 예능 프로그램 〈폭풍효자〉를 선보이며 한중 공동제작의 틀을 마련했다.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이 은퇴를 꿈꾸는 50대 후반에 중국으로 건너갔다.


“한국 방송의 미래를 중국 시장 진출에서 찾고 있다.”


한국 예능계의 미래에 대해 서슴없는 조언을 던지는 것은 물론이다.

 

Q. 〈폭풍효자〉가 중국에서 성대하게 제작발표회를 여는 등 화제가 됐다.


제작발표회 당일에 이 뉴스가 중국 5대 포털사이트에 게재됐는데 약 6억 명 정도가 봤을 것으로 예상한다. 취재진뿐 아니라 팬들도 오고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는 등 중국에서도 특별한 케이스의 제작발표회였다. 아마 황샤오밍, 쩡솽, 뚜춘 등 중국 최정상급 스타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된 것 같다.

 

Q. 황샤오밍과 쩡솽, 뚜춘 모두 중국에서 정상급 스타다. 섭외 과정은 어땠나.


중국에서 연예인들은 신과 같은 존재다. 할리우드보다 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서 한 번 만나려면 매니저의 허락을 구하고 미리 약속을 잡은 뒤 제한된 시간에만 만날 수 있다. 나는 다행히 앞서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 가!〉 같은 프로그램으로 중국 내 인지도가 있어서 그들을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후 수개월 간의 설득 작업을 통해 한 명씩 출연진이 확정됐다. 캐스팅을 위해 중국 전역을 다니며 비행기만 60번 정도 탔다.

 

Q. 중국 톱 연예인들이 민낯을 드러내고 부모와의 관계를 공개하는 등 사생활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 쉽지는 않은 관행인데.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는 분들 위주로 출연진을 정했다. 단순히 TV 출연이 아니라 정말 부모자식 간에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이런 여행의 기회를 원하는 이들 위주로 커플을 선정했다. 막상 제작에 들어가보니 부모자식 간의 정이 자연스럽게 담기면서 서로 눈물을 쏟는 등 예상하지 않은 장면이 많이 나와 출연자와 제작팀 모두 만족스럽게 마무리했다.

 

Q. 지난해 4월 MBC를 퇴사하고 중국 진출을 선언한 지 9개월 만의 성과다. 그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 프로그램이 완성됐는지 궁금하다.


사실 2~3년 전 중국에서 거액을 받고 프로그램 연출 제의를 받았었다. 하지만 당시는 혼자서 중국에 간다 해도 현 예능계 판도에 별다른 변화를 일으키지 못할 것 같아 고심 끝에 거절했다. 이후 직접 제작하고 저작권을 확보하고, 팀이 움직일 수 있는 확장성 있는 형태로 가자는 생각에 MBC를 나와 본격적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결정하는 순간부터 지금 생각해보면 ‘대체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015년 5월부터 기획회의에 들어가 10월 광고주와 계약했고, 2016년 1월쯤 편성받을 수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예상대로 됐다.

 

김영희 PD 2.JPG

 

Q.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한국 제작사의 발걸음도 가열차다. 글로벌 콘텐츠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뭐라고 보나.


간단한 원칙이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로마에 가면 로마 정서를 따르라’고 말하고 싶다. 법보다 정서가 우위에 있다는 얘기다. 협업을 하려면 상대방이 원하는 걸 끊임없이 들으면 된다. 현재 중국 사회가 고민하는 게 무엇이고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지를 계속 얘기하고, 듣고, 수정해가는 작업을 해왔다. 내 것을 자꾸 주장하기보다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Q. 한국 프로그램의 진출이 많아지면서 광전총국(廣電總局, 우리나라의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하는 중국 기관)의 규제도 많아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다수 진출했고, 비슷한 리얼 버라이어티물이 범람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규제안이 내려오곤 한다. 이 또한 중국인들의 정서를 읽고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리 입장에서 그들을 뜯어 고치려 하지 말고, 규제안을 내게 된 그들의 정서가 무엇인지를 먼저 헤아리는 게 우선이다.

 

Q. 중국 시장 진출에 있어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돈만 벌어오겠다는 생각이라면 절대적으로 실패한다. 방송을 통해 중국 사회에 기여하고 중국 사회의 발전에 도움을 주며 그 이익을 서로 나누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찾음과 동시에 각자의 정서나 문화에 상처를 주면 안 된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중국이고 한국은 한국이다. 때문에 섣불리 ‘한류’라는 이름으로 우월적 지위를 행사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사실 ‘한류’라는 말에는 다분히 위험성이 있다. ‘한류’라는 표현을 쓸수록 모두 경계하게 되는 것 같다. 일본 문화가 한국에 한창 들어오던 시기에 우리가 반발심을 가졌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니 그들 문화와 정서에 맞게 변화해야 하는데, 이는 중국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 듯싶다. 돈은 그 이후에 따라오는 거다.

 

Q. 예능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김 PD만의 시선이 있는 것 같다. 프로그램을 만들 때 제작자로서 품고 있는 가치관이 있다면.


사는 데 돈보다 훨씬 중요한 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돈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가 분명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말이 굉장히 건방지게 들려서 “먹고 살 만하니 저런 말을 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돈을 좇아 무엇인가를 하지는 않았고,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뭔가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게 무엇인지는 각자가 찾아야 하는 것 같다. 돈에 너무 좌지우지되지 않고 ‘그 무언가’를 찾아간다면 프로그램도, 인생도 더욱 훌륭해지고 그 가치 또한 훨씬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중문화 트렌드 2017김헌식,장서윤,권석정 등저 | 마리북스
경쟁력은 곧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면 곧 생존 경쟁에서 탈락하고 말 것이다. 이런 불안감이 우리를 트렌드라는 세 글자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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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장서윤

경력 11년 차 기자로 영화·가요·방송 등의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엔터테인먼트경영과 외래교수이다. MBC <섹션 TV 연예통신>, SBS <좋은 아침>, TBS <아침햇살> 등에 고정 출연했다. 경력 11년 차 기자로 영화·가요·방송 등의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엔터테인먼트경영과 외래교수이다. MBC <섹션 TV 연예통신>, SBS <좋은 아침>, TBS <아침햇살> 등에 고정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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