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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농담이 도킹하는 김중혁의 우주적 상상력

『나는 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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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배경은 지구와 우주를 넘나들고, 이 소설의 인물은 삶과 죽음을 벗어나며, 이 소설의 상상력은 무중력 공간을 유영한다.

1. 오프닝

 

팔려가던 개의 원망과 서러움이 담긴 눈빛.
사랑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취기어린 눈빛.
카메라를 뚫어져라 응시하던 아프간 소녀의 강렬한 초록 눈빛.
몇 개의 잊을 수 없는 눈빛들이 있습니다.

“내가 다른 곳을 볼 때 날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좋아.”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서 나온 셀린의 대사죠.
사랑은 눈빛과 눈빛이 서로 엇갈리고 만나고, 타오르고 식는 일이라는 걸
영화는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눈은 유일하게 빛을 담는 몸의 기관.
눈빛은 내면으로부터 새나오는 불빛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눈빛을 믿게 됩니다.
눈빛은 가면을 쓰지 못하고, 눈빛은 포즈를 취하지 못하고
눈빛은 거짓을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이 달라졌을 때만큼
마음이 무너지는 때가 또 있을까요.

간절한 눈빛, 슬픈 눈빛, 그윽한 눈빛, 흔들리는 눈빛...
몸과 관련된 말 중에서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어울리는 게 눈빛입니다.
그런 무수한 수식어들 중에서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눈빛으로 기억될까요.
어떤 눈빛으로, 시월을 건너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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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가? 들리나요? 들리십니까? 들리면 웃음이라도 던져 주시면 안될까요?”

 

우주만큼 적막한 무대 위를 오르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소우영과 진짜 우주 속을 유영하는 우주 비행사 이일영. 두 사람이 던지는 메시지가 적막을 뚫고 울립니다. 그 메시지는 어디에 가닿을까요? 이런 질문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은 그래도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책, 임자를 만나다' 이번 시간은 김중혁 작가의 『나는 농담이다』입니다.


1) 책 소개


오늘의 젊은 작가 12권. 김중혁의 네 번째 장편소설. 미아가 된 우주비행사와 고아가 된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의 배경은 지구와 우주를 넘나들고, 이 소설의 인물은 삶과 죽음을 벗어나며, 이 소설의 상상력은 무중력 공간을 유영한다.

 

한 남자가 우주 공간에 홀로 떠 있다. 오랜 시간 훈련받은 우주비행사이자,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연인인 이일영은 자신의 오랜 꿈을 이룬다. 그것은 우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그는 모체 우주선과 분리되어 우주를 떠돌아야 한다. 이일영은 이왕 최대한 먼 곳까지 나아가고자 한다. 광막한 우주에서 그는, 관제 센터를 향해 메시지를 전송한다. 그의 메시지는 지구에 닿을 수 있을까. 그는 살아 있는 것일까.

 

한 남자가 무대 위에 혼자 서 있다. 낮에는 컴퓨터 수리공으로 일하지만 밤이면 백퍼센트 코미디 클럽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송우영은 얼마 전 어머니를 잃었다. 어머니는 부치지 못한 편지를 남겼다. 편지의 주인은 그의 이부형제 이일영이다. 하지만 형은 실종되었고 그는 주인 없는 편지 앞에서 그저 혼란스럽다.

송우영은 그저 농담 속에서 살고자 할 뿐이었다. 어두운 무대에서 그는, 관객을 향해 농담을 던진다. 그것은 배꼽 잡는 섹스 코미디였다가, 철학적 질문이었다가, 진지한 농담이었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추억하는 일기가 된다. 그의 농담은 우주에 닿을 수 있을까. 형은 살아 있는 것일까.

 

2) 저자 : 김중혁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계명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소설 「펭귄뉴스」를 발표 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펭귄뉴스』 『악기들의 도서관』 『일층, 지하 일층』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장편소설 『좀비들』 『미스터 모노레일』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나는 농담이다』,산문집 『뭐라도 되겠지』 『모든 게 노래』 『메이드 인 공장』 『대책 없이 해피엔딩』(공저)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공저) 『바디무빙』이 있다. 2008년 단편소설 「엇박자 D」로 김유정문학상을, 2010년 단편소설 「1F/B1」으로 제1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2012년 단편소설 「요요」로 이효석문학상을, 2015년 『가짜 팔로 하는 포옹』으로 동 인문학상을 수상했다.

 

◆ 193-194회 <책, 임자를 만나다> 도서

 

『숨결이 바람 될 때』

 

서른 여섯, 젊은 나이에 의사로서 정상을 향하던 남자가 있었습니다.
좋은 대학에서 교수 제안이 쏟아졌고, 권위있는 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벼락과도 같이 암 선고가 떨어집니다.
절망과 굴복의 순간. 남자는 쓰러지는 대신 정면을 마주하기로 합니다.
이 책은 의사이자 환자인 그가, 남편이자 아버지인 그가!
최선을 다해 살아낸 그의 마지막 기록입니다.
'책, 임자를 만나다; 이번 시간에서는 폴 칼라니티의 묵직한 삶과 글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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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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