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는 매우 안전한 여행지다
『라오스가 좋아』 펴낸 김향미, 양학용 부부
평범한 사람들이 걷는 속도가 시속 4킬로미터입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세상을 보는 시선에도 속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전 재산을 털어 967일간 47개국을 떠돌아 화제가 됐던 여행작가 김향미, 양학용 부부가 『라오스가 좋아』를 펴냈다. 부부 여행가에게 라오스는 세계 여행을 마치고 제주도에 터를 잡은 뒤, 프리랜서 여행 작가로 활동하며 여행 같은 삶을 살다 4년 만에 다시 떠난 나라이다.
“관광하려면 태국으로, 유적지를 보려면 미얀마로, 사람을 만나려면 라오스로 가라.”는 말처럼, 그들 역시 순수하고 해맑은 웃음을 짓는 라오스 사람들이 전하는 행복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이후 5년 사이 세 번 더 라오스를 찾았다. 『라오스가 좋아』는 평화로운 라오스를 여행하며 삶과 여행이 하나로 엮이는 아름다운 시간이 펼쳐진다. 팍세, 비엔티안, 루앙프라방 등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낯설게 느껴졌던 라오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여행지로서의 인기가 높아지기 이전부터 라오스를 여행하셨는데, 처음 라오스를 방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편안하게 여행할 곳을 찾았어요. 저희 부부가 3년 동안의 긴 여행에서 돌아와 힘든 시간을 통과하면서 다시 현실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때였거든요. 화려하지도 않고, 유명하지도 않는 곳. 그래서 무엇을 보거나 또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되는. 그냥 우리들을 일상으로부터 아주 멀리 데려다주기만 하면 되는 그런 소박한 곳을 원했던 것 같아요. 모든 여행은 일상에서 멀리 떠나는 것이지만, 사실 여행 안에도 욕망이 스며들곤 하거든요. 라오스는 좋은 선택이었죠. 누런 메콩 강 물줄기를 따라 도시를 옮겨 다니며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를 받았고, 작지만 자주 행복했으니까요.
부제가 '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이에요. 어떤 의미가 있나요?
평범한 사람들이 걷는 속도가 시속 4킬로미터입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세상을 보는 시선에도 속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시속 100킬로미터 속도의 자동차나, 50킬로미터 속도의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할 때와 4킬로미터의 속도로 걸으면서 바라보고 경험하는 세상은 아무래도 다르거든요. 기간의 길고 짧음과 상관없이 내게 익숙한 세계를 떠나 낯선 세계에서 한번 살아보는 것이 ‘여행’이라면, 그곳 사람들이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그런 삶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다는 뜻이지요. 그러다 보면 바쁜 일상 탓에 잊었던 또 다른 나를 만나기도 하고, 나의 일상을 좀 더 소중하고 따뜻하게 바라볼 용기를 얻기도 해요. 그것이 내게는 나의 일상을 떠나 타인의 일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라오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을 꼽으라면요?
‘팍세’에서 오토바이를 일주일 정도 렌트해서 남부에 있는 ‘시판돈’에 갔던 일입니다. 오고 가는 길도 참 좋았어요.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았고 길 주변으로 푸른숲과 귀여운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예쁜 마을이 번갈아 가면서 나타났거든요. 오토바이를 작은 나룻배에 실어 ‘돈콘’이라는 작은 섬에 들어갔었어요. 평화로웠죠. 그곳에서의 시간은 참 단순했어요. 해가 뜨면서 아이들이 강물에서 첨벙거리고, 우리는 그 소리를 들으며 아침식사를 했죠. 그리곤 해먹에 누웠다가, 심심하면 자전거를 타고 섬 저편으로 다녀와서는 다시 식사를 하고 강물에 손발을 담그고 해가 강물 속으로 붉게 사라지는 풍경을 바라봤어요. 그립네요, 그 시간들이. 지금 이 순간에.
여행 중 위험한 일은 없었나요?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노하우도 궁금해요.
라오스는 매우 안전한 여행지예요. 욕심 없고 착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니까요. 저희 부부의 경우에는 집에 돌아가기 싫어지는 것(?) 말고는, 특별히 위험한 일은 없었어요. 그런데 최근 들어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교통사고가 가끔 나는 것 같아요. 또 루앙프라방의 경우, 호텔에서 가방을 뒤져 현금이 사라진다든지 환전소에서 지폐 개수를 속인다든지 하는… 지금까지는 라오스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생겨난다고 들었어요. 사전에 조심해서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일들이 생기면 그것 또한 여행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돈이나 물품만이 아니라, 소중한 시간까지 잃게 되거든요. 그리고 만약 12월~1월에 방문할 경우 밤과 낮의 기온 차가 크기 때문에 옷을 충분히 준비해가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대부분 오토바이 렌트하기 자유롭습니다만, 초보자라면 신중하게 판단하고 속도에서 반드시 겸손해야 합니다.
전 재산을 털어 967일간 세계일주를 하셨다고 들었어요. 여행했던 나라 중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은 나라는 어디인가요?
아주 많아요. 네팔 포카라에서 다시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해보고 싶고요, 터키 카스피해의 짙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던 에르주름의 게스트하우스도 그립고요, 볼리비아 티티카카 호수의 ‘태양의 섬’에서 칠레를 거쳐 아르헨티나의 최남단 ‘우수아이야’까지 종단했던 그 시간들을 다시 살아보고도 싶어요. 또 파키스탄 훈자 마을도 자주 생각나고요, 이란의 샤베 마을 친구들도 보고 싶네요. 꼭 다시 한 번 가볼 겁니다.
오랜 시간 한국을 떠나 있으면 사람이 그립다거나 음식이 입에 안 맞는 등 어려움도 많을 텐데 극복하는 방법은요?
저희 부부는 대부분 둘이 함께 여행을 했어요. 그래서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 비해 외로움은 좀 덜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타국이니 사람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갔던 것 같아요. 그곳에서 우리 같은 한국인 장기 배낭여행자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나면 기분이 좀 좋아지죠. 남미를 여행할 때는 한국을 떠난 지 2년 가까이 되었을 땐데요, 무작정 한국 사람들이 운영하는 옷 가게를 찾아가기도 했었어요. 그러면 한국여행자들이 드문 그곳에서는 그분들이 집으로 선뜻 초대해 주시고, 그분 댁에서 한국어로 된 한국 드라마를 실컷 보며 기분을 달래곤 했어요. 한국인을 만날 수 없는 곳에서는 시장에 가서 고춧가루와 양배추를 사와서는 김치를 담기도 했는데,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서양 친구들과 나눠 먹기도 했지요.
여행 중간중간 기록은 어떻게 하나요?
늘 일기를 끄적입니다. 여행 기간 동안에 쓴 일기장이 꽤 여러 권이죠. 저희 부부는 바쁘게 관람하며 돌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식사 주문하고 기다리거나 카페에서 차를 마실 때, 공원이든 어디든 벤치에 앉았거나 게스트하우스 로비에서 빈둥거릴 때 등등 늘 일기장에 그때의 생각들을 끄적거립니다. 기록해두지 않은 생각들은 또 다른 생각에 밀려 장롱 깊은 곳으로 숨어버려요. 그래서 나중에 다시 찾아내려면 힘들기도 하거니와 그때의 생생함이 잘 떠오르지 않거든요. 귀찮아서 기록해두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땐 꼭 훗날에 후회하게 됩니다.
전 재산 털어 세계일주, 나이 40에 수능에 도전 후 늦깎이 대학생활, 제주도로 삶의 터전 이동... 남들과 다른 삶이 흥미로워요. 다음 인생의 목표가 궁금해요.
글쎄요. 저희 부부는 인생의 다음 목표들을 세워놓고 그것을 향해 살아오진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현재 내 안의 욕망에 솔직해지려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 지금 하지 않으면 다시 할 수 없을 것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얻는 것이 있지만, 잃는 것도 많았어요. 가끔 바보 같다는 생각도 들긴 해요. 하지만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살진 못하겠어요. 저희는 그게 잘 안돼요. 다음 인생의 목표요? 그런 것 없어요. 그냥 지금 저희 부부의 감정과 삶에 충실하고자 해요. 또 모르죠. 이러다, 지금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할 때가 오면 또 다음 인생의 목표를 가지게 될 지도요.
라오스가 좋아김향미,양학용 공저 | 별글
평화로운 라오스를 여행하며 삶과 여행이 하나로 엮이는 아름다운 시간이 펼쳐진다. 팍세, 비엔티안, 루앙프라방 등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낯설게 느껴졌던 라오스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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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김향미>,<양학용> 공저13,500원(10% + 5%)
여행 작가로 인정받은 여행가 김향미, 양학용 부부가 《라오스가 좋아》를 발표했다. 부부 여행가에게 라오스는 세계 여행을 마치고 제주도에 터를 잡은 뒤, 프리랜서 여행 작가로 활동하며 여행 같은 삶을 살다 4년 만에 다시 떠난 나라이다. “관광하려면 태국으로, 유적지를 보려면 미얀마로, 사람을 만나려면 라오스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