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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나를 지독히 사랑하기 위해 쓴 책”

『김미경의 인생미(美)답』 몸에도 지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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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를 진짜 좋아해요. 난 내가 진짜 잘 됐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러니까 나와 대화를 많이 해야 해요. 친해져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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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8일 열린 『김미경의 인생미(美)답』 출간 기념 토크 콘서트. 평일 오전 강연에도 불구, 전국 각지에서 김미경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넓은 강연장을 가득 채웠다. 오랜만에 책을 출간한 저자는 책을 쓰게 된 이유부터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왜 이렇게 기운이 안 나지?’, ‘하고 싶은 게 없지?’ 하고 거기서 끝내요. 그렇게 물어봤자 아무도 대답을 안 해요. 누가 대답을 하겠어요? 그건 여러분이 대답해야 해요. 대답하려면 계속 내려가야 해요. 저 밑바닥에서 답을 갖고 올라와야 해요. ‘이래서 우울했구나’를 생각하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스스로 알아낼 수 있어요.”

 

그는 이것을 ‘미(美)답’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지독히 사랑하면 끝까지 답을 구해서 그냥 우울하게 두지는 않는구나” 생각했다. 자신을 방치하는 것만큼 자신에게 큰 죄를 짓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민한 주제들을 모은 책이 바로 『김미경의 인생미(美)답』이다.

 

 

몸이 답이다


김미경은 다섯 개의 주제를 다뤘다. 가장 첫 번째는 “몸이 답이다”라는 메시지였다.

 

“어디든지 나오라고요, 집에 있지 말고.(웃음) 아무리 티켓 샀어도 아침에 막상 나오려고 하면 귀찮은 적 없어요? 여러분, 마음보다 몸이 훨씬 강해요. 몸은 살아있는 실체라서 여러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직접 영향을 끼치는 이 몸으로 꿈을 이루고 인생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 거지 마음은 인생을 윤택하게 만들 수가 없어요.”

 

몸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일이다. 몸이 마음을 이기도록 해야 한다는 저자는 함께 자주 만나는 혜민 스님과 고미숙 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 세 사람의 공통점이 있어요. 정말 바쁘게 살아요. 고미숙 선생님은 저보다 더 바빠요. 공부를 얼마나 바쁘게 하시는지 몰라요. 혜민 스님은 ‘마음치유학교’ 한다고 얼마나 바쁜지요. 몸은 최고의 수행 도구예요. 몸을 움직이지 않고는 될 일이 없어요.”

 

몸으로 버텨야 한다. 몸에 지능이 있다. 몸이 생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미경은 “몸이 느낀 건 ‘깨달음’이라 하고 머리가 느낀 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몸을 통해 스스로를 도우라고 말했다. 불만을 지어내는 주원인이 몸이기 때문이다. 몸의 성능을 1년만 돌보지 않으면 생활을 놓치기 십상이 된다. 그러면 곧 우울감이 찾아오게 마련.

 

“몸이 생각할 수 있다, 내 몸에 지능이 있다, 는 거예요. 머리에만 지능이 있는 게 아니에요. 이틀 정도 집에 있으면 몸이 슬퍼져요. 슬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몸이 슬픔을 저장하는 거예요. 그럴 때 제일 좋은 방법은 나가는 거예요. 흔히 ‘기분 전환으로 바람 쐐’라고 하잖아요. 그 말이 맞는 거예요. 여러분 몸의 지능을 높이세요. 올해는 내 몸 믿고 뭐든 저질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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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쉬운 꿈의 시작


두 번째로 전하는 김미경의 메시지는 “생각보다 쉬운 꿈의 시작”이었다. ‘요즘 뭐 먹고 살아요?’ 두 번째 이야기를 열며 저자가 건넨 질문이었다.

 

“내 얘기를 할까요? 대학교 때 죽어도 이 일로는 안 먹고 살겠다 생각했던 게 있어요. 피아노 레슨이에요. 일 년이 지나도 제대로 된 ‘엘리제를 위하여’를 단 한 번도 듣지 못하는(웃음), 늘 틀리는 곡을 듣는 게 어떤 건지 아세요? 그런데 그걸 또 하게 됐어요. 왜 했을까요? 먹고 살려고요. 네, 나를 먹이고 살리는 일이요. 그게 ‘생계’죠. 중요하죠. 어떤 꿈보다 중요하단 생각이 안 드세요? 먹고 살아야 꿈을 가져도 가질 것 아니에요. 왜 이걸 한심하게 생각하죠? 자기를 먹이고 살리지 못하는 사람이 꿈을 어떻게 먹이고 살리겠어요.”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은 슬픈 일이 아니다. 저자는 “잔치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걸 해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다만 기억할 것이 있다. “정말 열심히 먹여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나를 대충 먹여 살린다는 것은 꿈 근처를 못 간다는 뜻이에요. 꿈의 기초체력은 먹이고 살리는 걸 잘하는 데서 다 이뤄져요. 나를 더 잘 먹이고 잘 살리려고 훨씬 더 애써보는 거예요. 그럼 모든 게 윤택해져요.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잖아요? 그러면 생계가 어느 순간 꿈으로 옮겨가 있어요. 꿈 찾지 마세요. 생계에서 시작하다보면 보일 거예요.”

 

 

나를 보살필 의무


세 번째 메시지는 “나를 보살필 의무”다. 저자는 “이걸 여러분이 꼭 이해하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내 뜻대로 조율할 수 없을 정도로 바빴을 때가 있었어요. 3년 전이었거든요. <김미경 쇼> 한참 할 때는요, 새벽부터 밤12시까지 꽉 찼었어요. 거의 잠도 못자고 지냈어요. 매일 도전하는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요. 늘 가슴 졸이는 일이에요. 나중에는 마음이 엄청 우울해지더라고요. 매일 성공과 실패를 확인하니 자존감이 뚝 떨어졌죠. 가끔 쉬어야 하는데 말이죠. 내가 나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잃어버린 거예요. 내가 도구가 되었으니까요. 성공을 만들어야 하는 도구요.”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미경은 “제일 잘하는 것”을 하라고 말했다. 대단한 것이 아니다. 밥 먹는 것, 잠자는 것, 절대 실패하지 않을 일들이다.

 

“실패도 말랑말랑한 실패 있잖아요. 실패했어도 귀여워할 수 있는 실패요. 상처 입지 않는 것 말이에요. 저는 아이들 경시대회 못 나가게 했어요. 주말에는 놀려요. 그 힘을 가지고 다시 월요일부터 실패하고 깨지는 거예요. 리듬을 타야 해요. 자존감의 리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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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세상살이 좀 쉽게 해석하자


“너무 어렵게 해석하지 마세요. 집에 안 좋은 일 있지 않았어요? 세상에 정말 많은 일들이 생겨요. 누가 아프기도 하고요. 이런 일들은 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달라질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뭔지 아세요? 나를 지독히 사랑해서 나를 살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거예요. 불행도 내 편이에요. 불행이 알고 보니 여러분 편이었던 적 없어요? 그 남자와 헤어질 때 엄청 울었지만 헤어지길 잘한 거죠.(웃음) 자신에게 얘기해주세요. ‘그 불행 네 편이야’라고요.”

 

3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자신의 논문 표절 사건을 담담하게 얘기하면서도 “돌덩이 같이 무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김미경. 그가 네 번째 메시지 “힘든 세상살이 좀 쉽게 해석하자”와 다섯 번째 메시지 “나를 지독히 사랑하는 법”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가 책을 낸 이유와 맞닿아있었다.

 

“나를 정말 좋아하셔야 해요. 슬픈 일 당했을 때도 주저앉지 않고 잘 다독이면서 데리고 살아야 해요. 그러면서 ‘불행, 네 편이야’라고 얘기해주세요. 자존감이 너무 상했을 때는 실패 확률이 떨어지는 것, 먹기, 잠자기, 하시고요. 위험수위에 넘나들지 않도록 나를 보듬어야 한다고요. 그게 나를 사랑하는 법이에요. 저는 저를 진짜 좋아해요. 난 내가 진짜 잘 됐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러니까 나와 대화를 많이 해야 해요. 친해져야 해요.”

 

한편 유료로 진행된 이날 강연의 수익금은 전액 미혼한부모의 자립을 돕는데 사용된다. 저자는 미혼모 자립 지원의 꿈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강연을 마쳤다.

 

“제가 제일 마음으로 사랑하는 친구들 돕는 일을 시작해요. 앞으로 본격적으로 하겠죠. 굉장히 마음에 담은 친구들이 미혼모예요. 참 용기 있는 사람들이에요. 낳기로 하고, 키우기로 한 것, 이게 얼마나 무서운 결정인 줄 아세요? 얼마나 겁이 났겠어요. 재작년에 한 강연에 어떤 친구가 와서 울더라고요. 죽어라 알바 하면서 아이를 키운 거예요. 스무 살인데 아기가 돌이 됐대요. 이렇게 아이를 돌까지 키운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자축하려고 제 강연을 보러 왔대요. 제가 그 친구 때문에 미혼모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마음이 자꾸 가더라고요. 그리고 ‘그루맘’이라는 사단법인을 준비 중이에요. 지금 승인을 기다리고 있어요. 60세까지는 이 자리에서 이 일을 할 거고요. 이후에는 ‘그루맘’에서 가끔 강의를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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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인생미답김미경 저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삶의 소소한 문제까지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직시하고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리고 스스로를 위한 답을 찾아낼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할 때 비로소 찾을 수 있는 답, 그것이 자신을 위한 답이자 가장 아름다운 답이다. 이 책은 바로 ‘나를 지독히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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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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