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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서효인, 불가능한 평범을 구축하는 비범한 생활 예술가

김도언의 시인의 얼굴 열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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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을 흔들기 위해 외부로부터 달려드는 감정에 포획되지 않는다. 그는 풍속 안으로 걸어들어가지 않고, 놀라운 균형감과 분별력으로 풍속의 자장에 머물며 풍속을 관찰하는 관찰자다. 이 관찰자의 시선은 통찰과 분석에 두루 능하다.

 

 

대재앙의 이유를 알기 위해 우리는 모였다 오른쪽과 왼쪽에 앉을 사람을 구분하기 위한 파티가 먼저였다 파티로 보낸 시간에 대해서는 입 다물기로 한다 누구도 본인의 자리에 만족하지 못했고 토론에 불참하는 자가 부지기수였다 뒤를 돌아보세요, 그의 아이디어로 우리는 오른쪽과 왼쪽이 순식간에 바뀌는 기적을 보았다 카리브 해에서 우리는 격정적으로 화해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해변의 여인들은 옷을 입지 않고 밝게 웃어 주기만 하였다 뒤를 돌아보면 큰 지진으로 키우던 염소가 죽고 해일로 말려놓은 이불 빨래가 엉망이 되어 있었다
- 「아이티 회의록」 부분. 시집 『백년 동안의 세계대전』

 


건강함과 안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시인이라니?

 

20세기 들어 안정적인 제도와 문화적 위계를 구축한 이래, 시인들의 문학적 욕망과 태도는 세밀한 분화를 거듭해왔다. 21세기의 문학은 낭만적 음풍농월과 고전주의적 엄숙함을 지워가는 20세기 말의 징후적 운동을 좀 더 구조화하는 차원에서 첨단의 전위에 대한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에 대해 독자대중이 가지고 있는 관점에는 쉽게 변하지 않는, 내면화된 요소가 있다. 예컨대 그것은 시인에게 당연히 번뜩이는 ‘이재(異才)’와 ‘광기’ 같은 것이 임재해 있을 거라고 추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오래된 고정관념, 혹은 관습의 산물이다. 하지만 이 추정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의미 있는 논의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현대의 시인 중 대다수는 여전히 과도한 낭만성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표시하고, 일상적 가치를 부정하면서 문학적 진실을 적출해내기 때문이다.

 

시인의 문학적 경향이나 유형에 대해 객관적인 통계가 나와 있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낭만적 태도는 여전히 시인들에게 (표면적으로 촉지되는) 가장 대세적인 삶의 한 양식일 수 있다. 불안이나 불온함과 접속하는 것은 이러한 시인들이 가장 쉽게 선택하는 시적 전략이다. 그런데 여기 보기 드물게도 건실하고 안정적인 태도로 일상적 가치를 옹위하는 한 젊은 시인이 있다. 올해 등단 10년차를 맞은 서효인 시인이 바로 그다.

 

내게만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 거라고 확신하면서 하는 말이지만, 서효인 시인에게서는 어떤 건강한 기운이 느껴진다. 그는 실제로 운동선수 같은 균형 잡힌 체구에 숱 많은 고수머리와 진한 눈썹, 서글서글한 인상을 갖고 있다. 그늘이나 구김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호남형의 얼굴이다. 예의 낭만성에 침잠하는 시인에게 나타나는 병색이나 불온함 같은 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니컬하거나 신경질적인 표정도 보이지 않는다. 밝고 분명한 목소리에서는 우울증이나 자폐적 성향의 흔적 같은 것도 발견할 수 없다. 오히려 그는 언제나 지나치게 반듯하고 편안한 인상이다. 웃는 얼굴은 얼마나 선하고 예의는 또 얼마나 바른가. 그런데 이쯤 되면 독자들은 여기에 어떤 반전이 개입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저 건강하고 안정적인 이미지 속에 격렬하고 광포한 기벽 같은 걸 숨겨놓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에게 그런 반전은 없다. 역설적인 말이지만 반전이 없다는 게 그가 가진 (매우 희유한) 반전이다.

 

서효인 시인은, 외양에서 관찰되는 건강하고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완벽하게 내면화하고 있는 시인이다. 기표와 기의가 한 시인의 안팎과 좌우에서 일치하는 경우다. 그는 실제로 일상적 가치와 제도를 긍정하고 존중한다고 말한다. 현실에 대한 격렬한 냉소나 조롱, 위악이 매혹적인 포즈로 권장되는 상황에서 사실 이것은 매우 문제적인 발언이다. 일상적 가치를 존중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시가 복무해온 재래적인 역할과 소용을 부정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규범과 관습을 초월하면서 삶을 무력하게 하는 억압적인 통속성과 싸운다. 그런데 규범과 관습에 의해 유지된다고 알려진 일상성을 옹호한다는 것은 이 같은 싸움을 포기한다는 것 아닌가. 이 물음에 대해 답하는 것은 서효인 시인이 가진 독특한 좌표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2006년 등단한 서효인 시인은 2010년 첫 시집 『소년 파르티잔 행동지침』(민음사)을 상재한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뒤 민음사와 <세계의문학>이 주관하는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집 『백년 동안의 세계대전』을 펴낸다. 그러니까 그의 첫 시집과 두 번째 시집의 물리적 시간은 고작 1년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불과 1년 사이, 권위 있는 문학상의 수상작에 걸맞는 문학성을 담보한 시편들을 쓸 수 있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두 권의 시집을 정독하면서 시인에 의해 정교하게 구축된, 어떤 의도된 구성과 연출의 세계를 읽어낼 수 있었다. 시인이 확고하게 통제하고 장악하면서 시편들을 가공하고 배열하고 있다는 심증, 일단 이것부터 확인해보고 싶었다.


(* 인터뷰이가 개인적으로 말을 놓고 지내는 문단 후배이고, 현장의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경어체로 바꾸지 않았음을 알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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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시인

 

김도언 : 작가 프로필을 보니까 2006년도에 등단을 한 뒤 2010년에 첫 시집을 냈고 그리고 바로 이듬해에 김수영 문학상을 받으면서 두 번째 시집을 냈잖아. 그런데 내가 두 시집을 읽으면서 생각한 게, 첫 번째 시집도 그렇거니와 두 권의 시집이 전부 다 시인이 정교한 장악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었어. 시인의 어떤 의도된 기획이나 구성이 들어가 있다는 거지. 보통 시집을 출간하면 휴지기나 슬럼프가 오기도 하는데, 어떻게 1년 만에 김수영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양질의 시들을 쓸 수 있었을까. 예외적인 경우잖아.

 

서효인 : 그 말씀이 맞아요. 기획적인 생각을 하면서 시를 썼어요. 두 권 모두요. 그래서 아마 두 권이 이어지는 느낌이 강할 거예요.

 

김도언 : 김경주 시인 같은 경우는, 시인에게 첫 시집이란 복합적인 정서의 총합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 그만큼 이질적인 것이 막 섞여 있다는 거지. 그리고 내가 생각해도 보통 다른 시인들의 첫 시집은 그런 유형이야. 그런데 너는 그렇지 않더라고.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줘.

 

서효인 : 다른 분들이 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봐라, 시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라, 하면 저는 다소 난처할 때가 많아요. 제가 저 자신을 가만 관찰해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시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시는 소설, 시나리오, 희곡, 구절, 이야기. 이런 것들이 다 통틀어서 혼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시가 우월한 장르다,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냥 제가 좋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장르일 뿐이죠. 그래서 아까 말씀하신대로 다른 시인의 첫 시집처럼 다종다기한 세계와 혼돈에 처한 자의식이 막 섞여 있는 세계가 나온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글을 쓰면서 제가 관심 있고 잘 할 수 있는 게 시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시를 쓸 때, 막 우연에 기대거나 영감에 빠져서 시를 쓰진 않았어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뭘까에 대해 의도적인 고민이 많았던 거죠. 기획적인 아이디어가 많아서 그것의 의도에 의해 쓰여지는 경우가 많았죠. 첫 번째 시집 같은 경우는 기획대로 쓴 것과 아닌 것 중에서 제 의도에서 많이 어긋나는 것은 배제가 되었고, 잘 어울리는 것들끼리 묶었어요. 1부, 2부, 3부를 배열할 때도 시간을 고려하면서 구성했고요.

 

김도언 : 네가 가장 잘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 무얼까를 생각한 거구나.

 

서효인 : 첫 번째 시집은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처럼 하나의 도시를,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도시를 시 안에서 구성해보고 싶었어요. 오밀조밀하면서도 정교하게요. 감자뿌리처럼. 그리고 그것의 화자는 소년으로 설정했던 것이고요. 그래서 하나의 세계를, 하나의 공간을 시집 안에서 구축하고 구현해보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그런 시집이 나오게 된 거고 두 번째 시집은 첫 시집이 나오고 나서 정말 1년 동안 미친 듯이 쓴 거예요. 1년 동안 시를 70편정도 쓴 거 같아요. 한 계절에 15편 내외로 썼었어요. 그때는 아무 일을 안 했거든요. 그냥 아르바이트 같은거나 하면서. 그때는 수입을 신경 쓰지 않고, 시와 산문을 쓰는 데만 집중했거든요.

 

김도언 : 일종의 폭발이 일어난 거구나.

 

서효인 : 24시간 동안 시만 생각하고 글만 썼던 거 같아요. 그래서 두 번째 시집도 의도된 기획이 있죠. 첫 시집이 소년이 화자고, 하나의 지방 소도시가 공간이라면, 이를테면, 광주 같은 도시요. 좁은 공간의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쓰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좀 좁잖아요. 두 번째 시집에서는 멀리 시선을 넓혀서 확장을 시켰는데, 우리 눈에 생경한 곳의 이야기가 사실은 우리의 이야기와 이어지고 겹쳐 있다는 것을 두드러지게 드러내자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첫 번째 시집 내고, 바로 쭉쭉 써나갔어요. 김수영 문학상 수상이 확정되었을 때는 이미 50편이 넘어가 있는 상태였어요. 50편이면 시집 한 권 분량이 되었으니 시집을 낸 건 아니었고요. 이 세계에 대한 내 관심을 어떤 식으로든 빨리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제가 봐도 너무 폭발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운이 좋아서 문학상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시집을 내게 되었죠. 그렇게 된 것이 지금 돌아보면 장단점이 다 있겠지만, 잘 됐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김도언 : 두 번째 시집을 기획하고 구상하면서 시야를 확장시키는 방법론적인 고민을 했다는 거구나. 그런데 그것이 전략인 동시에 시인의 통찰의 결과일 수 있다고 생각해. 단순히 전략적인 고민만으로 그토록 풍요로운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보진 않거든.

 

서효인 : 그렇게 봐주시면 고마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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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생 시인과 ‘개인’

 

서효인 시인은 1981년생이다. 그리고 그해 1월, 우리나라는 컬러TV 방송을 정규 편성해 전면적으로 시작한다. 시인이 태어나던 해, 컬러TV 방송이 시작되었다는 것, 나는 이것이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제법 공교로운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1981년생 시인은 아마 처음부터 컬러TV를 통해 방송을 접했을 것이다. 그 이전의 시인들은 흑백TV를 보다가 컬러TV를 보게 된 세대다. 처음부터 컬러TV를 본 세대와 흑백TV를 보다가 컬러TV를 경험한 세대의 감수성과 상상력에 어떤 차이가 감지된다면, 이처럼 영상의 시각적 성질을 수용하는 방식의 차이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없을까.

 

서효인이 두 권의 시집(『소년 파르티잔 행동지침』, 『백년 동안의 세계대전』)을 통해 다양한 시공간을 지배했던 활달하고 스펙터클한 담론을 구조화낸 것 역시 컬러TV 세대로서의 어떤 독자성을 (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텍스트에 암호처럼 새겨둔 것은 아닐까. 이 가정이 맞다면, HD 고화질 디지털 TV나 3D를 통해 처음 영상을 접한 또 다른 세대의 감수성은, 그들이 시인이 되었을 때 어떤 고유한 분화를 보여줄지 면밀한 관찰을 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서효인은 자기 또래의 시적 동질성이나 정체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김도언 : 1980년대에 출생한 시인으로 어떤 또래에 대한 동질감 같은 게 형성되어 있는지 궁금해. 네 유년 시절은 군부독재가 마지막으로 권위적인 정치를 할 때였고 문화적으로는 산업화의 영향을 받아 조금씩 개방되던 시기였어. 컬러TV와 PC가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고. 예컨대 네 시에서 나는 정치적 억압에 대한 유물론적 자의식과 문화소비 취향을 동시에 보았거든. 1990년대나 2000년대 등단한 선배들과 비교해서 설명을 해줘도 좋고.

 

서효인 : 제가 광주 사람이잖아요. 그 지역적인 특수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대선이나 청문회 같은 정치 이슈가 있을 때 다른 지역 친구들보다 더 집중해서 민감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1987년 대통령 선거할 때 후보자 포스터가 김대중 것만 붙어있고, 나머지는 다 뜯어져 있었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왜? 라는 질문이 생겼고 유물론적 관점도 생겨난 거 같아요. 무엇 때문에 패배하는가, 저 길에서 왜 사람이 죽었지, 이런 생각도 했었고요. 저는 제 고향을 굉장히 좋아하고, 자부심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자부심을 이미 전 세대의 선배들이 충분히 발화를 했잖아요. 저는 그것과 다른 방식을 찾아야 했죠. 첫 시집 출간된 날이 5월인데 일부러 그렇게 한 거예요. 그 시집은 광주를 가상의 모델로 한 거니까요.

 

김도언 : 너를 포함해서 80년대 태어난 시인들의 세대적인, 보편적 특질을 유형화해서 이야기해주기는 어려울까?

 

서효인 : 음, 80년대와 90년대에 시를 쓰셨던 분들에게는 대상이 있었던 거 같아요. 싸워야할 대상, 분노해야할 대상, 관찰해야할 대상, 쓰다듬어야할 대상, 그 대상이 자신일 수도 있고요. 저희는 근데 그 대상이 없어요. 심지어 적도 없어지고, 우리 편도 없어진 거죠. 갑자기 모래알갱이가 된 거 같아요. 그리고 80년대 태어난 친구들이 IMF를 겪었고, 그게 정리되었을 때 사회에 나왔는데, 정리되면서 나쁜 것뿐만 아니라 좋은 것들도 다 정리가 된 거에요. 마을 공동체도 없어지고, 노조도 정리되고. ‘전부’가 정리되고 개인만 남은 거죠. 최선의 혈투를 벌여야 하는 개인만 남은 거죠.

 

김도언 : 네가 지금 중요한 발언을 하고 있는 거 같은데, 개인성을 본격적으로 시의 공간으로 끌어들인 걸로 평가되는 1990년대 시인들은 개인성을 전 시대와 자신들의 시대를 구분하는, 그러니까 어떤 선언적인 성격에서 개인성을 얘기했던 것에 반해, 너희 세대가 느낀 개인은 정말 실질적인 개인이라는 거잖아. 

 

서효인 : 네, 광화문에서 시위를 해도 개인 자격으로 가는 사람이 더 많고, 모여 있으면 오히려 도움이 안 되는 거죠. 예전에는 다들 깃발아래 모였는데 말이에요. 1990년대 선배들이 개인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했다면, 저희는 이미 처음부터 개인으로 사회에 나온 거죠. 전투를 벌일 때, 일렬로 서서 방패를 들면 그 뒤에 숨을 수도 있고, 앞에 서 있으면 내 의지랑 상관없이 앞으로 가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냥 게릴라처럼 서 있는 거예요. 언제 어떻게 죽을지도 모르고, 죽어도 드러나지도 않고.

 

김도언 : 지금 네 시집과 네 또래의 시적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네가 두 권의 시집에서 보여준 것은 명징한 사회적 상상력 같은 것이야. 이런 스타일을 계속 심화해서 너만의 스타일로 견고하게 고정시킬 건지 아니면 앞으로 쓰는 시에서는 스타일에 변화를 줄 생각이 있는지 궁금해.

 

서효인 : 스타일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앞선 두 권의 시집은 기획을 많이 해서 제가 쓰고 싶은 대로 썼던 시집이기 때문에 그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제가 다른 스타일과 주제를 가지고 시를 쓰더라도 어차피 제가 쓰는 거니까 연결선상에 있긴 하겠죠.

 

첫 번째, 두 번째 시집에선 할 말이 되게 많았어요. 쓰면서 재미도 있었고 나름의 재기를 부리면서 혼자 즐거워하기도 했어요. 지금 보면 쑥스럽고 그런 것도 있는데, 그건 그때 반짝한 걸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 시집이나 그 이후에 쓰는 시는 조금 더 오래가는 시를 쓰고 싶어요. 순간적인 재치나 그때 당시의 기획에 기대는 거 말고 시 자체로 생명력이 있는 걸 쓰고 싶어요. 계속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고요. 그 과정에서 고민이 많아요. 사실 세 번째 시집은 이미 원고가 다 넘어갔어요. 문지에서 내년 하반기쯤 나올 예정이에요.

 

김도언 : 어떤 시집일지 살짝 소개해줄 수 있니?

 

서효인 : 제가 시간이랑 공간이 그래프로 만나는 어떤 점과 그것의 흔들림에 대한 관심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도시 연작을 많이 썼어요. 서울, 광주, 목포, 부산, 성남. 이런 식으로 도시 이름이 제목이고 그것에 대한, 연작은 아닌데 연작이라고 볼 수 있는 시가 수십편이 되요. 그런 쪽으로 시집이 나올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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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직업과 일상의 긴장

 

서효인은 뛰어난 시인인 동시에 개성적인 산문을 쓰는 작가지만, 매일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직장인이기도 하다. 그의 직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전문 출판사인 민음사다. 그는 문학과지성사에서 일하다가 작년 10월 민음사로 옮겼다. 한국 문학팀 소속으로 시집과 소설책을 만들고 최근에 폐간이 결정된 계간 문예지 <세계의문학>도 만들었단다. 사실 창작자가 문학출판사에서 일하는 것은 일반 사람들의 생각만큼 녹록하지만은 않다. 빼어난 창작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글을 쓰고 창작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글을 요구하고 원고를 받아서 읽어내는 것이 직업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창작자로서의 자의식이나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1980년대 중반 <세계의문학> 주간으로 영입된 시인 황지우 역시 일하는 동안 “내가 창녀가 된 참혹한 기분이었다”는 매우 극적인 소회를 남기면서 그 자리를 물러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서효인 시인의 경우, 집이 있는 경기도 파주에서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회사까지 물경 한 시간 반 이상을 출근길에 할애해야 한다. 퇴근까지 하루 세 시간을 피고용된 자의 일정한 동선에 바치는 셈이다. 보통의 노동 강도가 아닌 셈이다. 

 

김도언 : 민음사 <세계의문학>이 폐간된 것이 문단에서 정말 큰 뉴스였잖아. 그것과 관련해서 네가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얘기 좀 해줄래.

 

서효인 : 네, 제가 속한 조직 안에서 일어난 일이라 마음고생을 하긴 했죠. 왜 하필 내가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그런데 그렇게 하기까지의 판단이나 회사 내 분위기에는 저도 동의를 했어요. 물론 그런 결정이 안 났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걸 절대 안 됩니다라고 말할 위치도 아니었고 지금은 일정 부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현재의 문학판 상황이나 <세계의문학>의 현실, 그리고 향후의 전망 등을 생각할 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김도언 : 문학편집자로 일하면서 가장 힘든 게 뭐니?

 

서효인 : 시인과 문학편집자의 자의식이 일을 하면 할수록 더 부딪히는 걸 느껴요. 문지에서 일할 때는 본격적인 편집업무가 아닌, 시인으로서의 자의식을 덜 의식해도 되는 기획 같은 일을 주로 했었거든요. 그런데 민음사에 와서 정통 편집 업무를 맡다 보니, 그런 충돌이 더 잘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시를 쓰는 것도 고민이 더 많아졌고요. 특히 요즘은 제가 슬럼프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것도 편집자와 시인의 자의식이 서로 부딪히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물리적으로도 회사에 절대적인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지치는 것도 있고요. 출퇴근 시간도 길고.

 

김도언 : 슬럼프라는 말이 엄살처럼 들리지가 않네. 지금 네 나이가 시인으로서도 그렇고 한 남자의 생애에서도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서효인 : 네, 슬럼프도 오고 좀 지쳐 있는 것 같아서 이번 봄에 청탁 들어온 건 거절했어요. 그리고 대학교의 교수님들처럼 1년 정도 안식년을 가지면 재충전이 좀 되려나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1년만 좀 아무것도 안 쓰고 쉬어보자고 생각했죠.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어요. 매년 시를 20편에서 30편 정도는 무조건 써왔거든요. 저에겐 늘 시를 쓰는 게 재밌고 즐거운 일이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회사 다니면서 확실히 힘들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내가 시가 간절할 때까지 좀 쉬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길지는 않을 거고요.

 

김도언 : 회사 얘기도 하고 시인으로서의 고민도 들려줬는데, 아이 얘기도 나오고 생활에서 비껴 설 수 없는 시인의 애환이 느껴지는구나. 사실 내가 막연하게 시인으로서의 네 이미지 같은 걸 포착한 게 있거든. 그런데 네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그게 매우 선명해지네. 난 너에게서 오래 전부터 건강한 현실주의자, 낙관주의자, 풍속의 관찰자 같은 인상을 받았어. 그러니까 시인으로서는 드물게, 삶의 보편적인 원리나 세계의 질서 같은 것에 관심이 많고그 안에서 특별한 걸 잘 찾아내는 그런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것 같거든. 병약하고 퇴폐적이고 개인 취향에 골몰하는 그런 낭만주의자로서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게 오히려 너의 개성이라고 생각했어. 내가 볼 땐 너의 문학적 인격과 사회적 인격이 멀리 이격되어 있는 것 같지가 않거든. 그런데 보통 문학적 긴장이라는 것은 사회적 인격과 문학적 인격이라는 것이 부딪히고 불화할 때 발생하는데, 그런 점에서 난 네가 보여주고 있는 문학적 태도가 참 희유해보이는 거지.

 

서효인 : 이게 답변이 될지 모르겠는데, 제가 요즘 또래 시인들이나 시 쓰는 친구들 모임에 가면 제가 제일 건전한 시민 같아 보여요. 아이도 키우고, 세금도 제일 많이 내고, 4대 보험도 다 가입되어 있고, 매일 출퇴근도 하고 있고. 그런 시인들이 거의 없잖아요.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 내가 가장 건전한 시민 같다. 내가 가장 열심히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생각이 저를 오히려 기쁘게 해요. 앞으로도 일 열심히 하고 싶고 잘 하고 싶어요.

 

김도언 : 오히려 그 생각 속으로 몰입해 그걸 즐기는구나.

 

서효인 : 네, 저는 그렇게 해야 해요. 아이들(서효인 시인은 두 딸 ‘은재’와 ‘은유’의 아빠다)한테 좋은 환경을 주고 싶고, 아내 고생을 덜 시키고 싶고. 그렇게 하려면 이 체제 하에서 나쁘지 않은 방식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런 아주 건전한 생각을 하게 되죠. 물론 제 안에서 분열 같은 게 발생하기도 해요. 제가 애들 키우는 책을 내니까 관련 단체나 기관에서 연락이 가끔 와요. 한번은 좋은 아빠가 되려는 신청자들에게 멘토링을 하는 행사에 제가 나가게 됐어요. 그들을 코칭하는 게 제게 주어진 일이었죠. 멘토를 할 만큼 좋은 아빠는 아닌 거 같아서 안 하려고 했는데 돈을 주신다는 거예요. 그래서 생계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 나갔어요.(웃음) 모임에 나갔더니, 정말 인격이나 품성이 좋은 분들이 나와서 좋은 아빠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고 저처럼 멘토 역할을 맡은 분들은 희생, 봉사 이런 어휘들을 섞어가며 확신에 차서 말씀을 하시는데, 그 순간 견디기가 힘들고 외로워지더라고요.

 

그러고선 며칠 후에 시인들 모이는 시상식장에 갔는데, 거기에 불량한 친구들이 다 앉아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좀 살겠다 싶더라고요. 그러니까 이질적인 세계의 긴장 속에서 제가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 균형이 깨지려는 신호가 오면 저 스스로를 단속하죠. 좋은 아빠가 되어야 해, 좋은 직장인이 되어야 해.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저는 정말 일을 잘하고 싶거든요. 그렇게 평범한 가장이 되고 싶어서 저를 단속하고 억압하는 게 있고, 반대에서는 아, 정말 괴롭고 하기 싫다는 내면의 소리도 있고요.

 

김도언 : 그 긴장 사이에서 ‘의도된 일반’을 택한다는 것, 그게 네 문학적 개성이나 특질을 만들어내는 것 아닐까. 자기 스스로의 사회적 인격이나 자의식을 시적 욕망과의 다툼 속에서 묻고 계속 스스로를 단속하는 것. 방금 평범한 가장이 되고 싶고 시민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시인으로서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건 어쩌면 가장 비범한 욕망일 수도 있어. 그러니까 넌 불가능한 평범을 구축하는 거지.

 

서효인 : 아시겠지만 시를 쓸 때 사실 조금은 위악적인 상태가 되어야 하거든요. 예전에는 저도 되게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상태에서 시를 썼어요. 주로 카페 같은 데 가서 시를 썼는데 지금은 집에서 써요. 그럼 애들이 막 문을 열고 들어와요. 그러면 사람이 시적으로 긴장된 상태를 5분도 유지할 수 없는 거예요. 그런 물리적인 준비가, 시를 쓰기 위한 상태가 전혀 안 되는 상황에서 어떤 스킬 같은 것으로만 시를 쓴 것 같다는 자기 판단도 있어요. 물론 독자들은 제 시를 보고 전혀 다른 걸 느낄 수도 있고 다른 생각을 하실 수도 있지만요. 아무튼 지금이 시를 쓰는 데 있어 유리한 상황이 아니긴 하지만 제가 시인치고는 긍정적인 편이라서 한 1년 정도 있으면 또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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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아빠 그리고 딸아이

 

서효인 시인과 인터뷰를 하면서 첫째 딸아이 은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은재는 태어날 때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은재에 대한 얘기는 특별한 것도 아니고 특별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시인에게 은재가 각별하고 좀 더 간절한 대상임에는 분명하다. 그는 은재의 둘도 없는 아빠이고 은재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준 장본인이니까 말이다. 우리 사회가, 일반과 조금 다른 것을 가진 이에게 결코 너그럽지 않은 고약함을 가진 사회임을 상기할 때, 은재에 대한 아빠의 태도가 방만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은재와 자신을 위해, 그리고 이 사회의 야만성에 항의하기 위해 무언가라도 해야 했다. 그는 은재 이야기를 사람들이 다 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자신 안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스며들었을 두려움이나 자책감을 조금씩 조금씩 다스렸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아빠의 마음을 다잡았던 거겠지. 그는 페이스북에 쓴 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보태 『잘 왔어 우리 딸』라는 제목의 산문집을 펴냈다. 서효인은 그 책 머리에서 이렇게 썼다. 

 

“다운증후군은 병명이 아니다. 특별한 염색체가 발생시키는 여러 불편함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은재는 특별한 염색체를 타고났지만 알고 보니 그런 친구들은 많았다. 동시에 모든 아이가 그렇듯이 은재라는 아이는 단 하나다. 나는 아이의 고유성과 일반성 사이에서 갈등했다. 내 특별한 아이가 평범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세상 모든 아이는 일반적으로 빠짐없이 특별하다는 걸 잘 몰랐다. 나중에 알았다.”

 

김도언 : 불편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은재가 처음에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알았을 때 어땠니.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서효인 : 태어나서 알았어요. 과호흡증 때문에 아이가 바로 나왔는데, 외향을 보고 의사가 바로 알더라고요. 그래서 저 자신이 별로 축하를 못해줬던 거 같아요. 내 아이가 태어났는데, 괴로워한 2-3일의 시간이 굉장히 죄책감으로 남아요. 그 죄책감이 산문집을 쓰게 했고, 그걸로 해소가 다 된 거는 아니지만, 그냥 가지고 살 거 같아요. 그런데 키워보니까 저는 정말 괜찮아요. 우리 가족도 괜찮고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운증후군이 있는 친구들 치고는 고맙게도 건강한 편이예요. 상대적으로는 편안해요. 잔병치례도 오히려 둘째가 더 많아요. 대신에 지금 가장 두려운 건, 얘는 지금 모르잖아요. 자기가 어떤 사람인 걸 모르잖아요. 몇 년 남지 않았겠죠.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 나는 장애인이다, 이런 걸 깨닫는 순간이 올 텐데, 그때가 저는 두려워요.

 

김도언 : 그때 그 아이가 겪을 좌절이나 고통이 두렵다니, 아빠로서 참 솔직한 말이구나. 어쨌거나 은재가 나중에 자신이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 걸 알았을 때, 아빠로서 격려하고 위로하는 말을 어떻게 할지 지금부터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이건 중요한 거 같아.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편견, 차별에 대해서 시인으로서 태도와도 연결되니까. 시인이면서 아빠로서.

 

서효인 : 제가 이런 경험을 하면서 발달장애인, 특히 다운증후군에 대해 알게 되고 접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들이 행복하다면, 우리 사회가 이 정도는 아닐 거라고요. 그리고 진짜 장애가 있는 자들이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다 각자가 장애가 있는 거 같아요. 사회에도 장애가 있고요. 은재에겐, 너는 제도에 의해 결정된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사람도 다 장애가 있고, 다 약한 지점이 있고, 강한 지점이 있다. 너도 너만의 강점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서효인 시인은 20대 중반에 시인이 되었고, 결혼을 했고, 지금은 사랑하는 식솔을 둔 한 집안의 어엿한 가장이다. 또한 중대한 모색을 해야 할 시점에 있는 회사의 중요한 구성원이기도 하다. 그러는 사이 10년이라는 시간이 그의 앞을 휙 지나갔다. 문학적 생애의 첫 10년 동안 한 인간으로서, 한 남자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그는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자신의 진화를 기획하고 구성했으며 실행했다. 때로는 영광도 있었고 좌절도 있었을 것이다. 기쁨과 슬픔도 차례차례 오고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흔들기 위해 외부로부터 달려드는 감정에 포획되지 않는다. 그는 풍속 안으로 걸어 들어가지 않고, 놀라운 균형감과 분별력으로 풍속의 자장에 머물며 풍속을 기록하는 관찰자다. 이 관찰자의 시선은 통찰과 분석에 두루 능하다. 그는 시인에게서 여전히 이재나 광기나 기벽을 기대하는 사람들을 보기 좋게 배신하면서, 자신이 믿는 삶과 문학의 가치를 밀고 나가는 생활 예술가다. 조금만 거릴 두고 보면 그 생활 자체가 믿을 수 없는 기벽이나 광기처럼 보이는데, 그게 안 보이는 사람은 21세기의 시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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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서효인은 2006년 《시인세계》 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0년 시집『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을 내었다. 2011년 김수영문학상을 받았고 수상시집으로 『백 년 동안의 세계대전』을 냈다. 산문집으로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잘 왔어 우리 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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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도언 | 이흥렬(사진)

김도언
199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여섯 권의 소설책과 세 권의 산문집, 한 권의 평전을 펴냈다. 지금은 문학적 관점을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 시각적 이미지 작업과 연계해 세계와 타자를 읽어내는 실험을 하고 있다. 좋은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실존적 조건에 대한 통찰과 아울러 삶의 총체성에 대한 상상력과 감수성이 들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https://www.facebook.com/doeon.kim.58

이흥렬(사진)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와 밀라노 IED 사진학과 졸업. 인물사진과 나무사진을 주로 찍고 있으며 최근의 작업은 '푸른 나무(Blue Tree) 시리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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