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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허먼 멜빌, 박상륭, 하일지 『내가 사랑한 첫 문장』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 윤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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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설을 시간의 문제로 보지 않고 공간의 문제로 인식하거든요. 시간으로 인식한다면 시간 낭비일 수도 있는 건데 저는 공간의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에 시간 낭비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공간이란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건 아니고요. 내 마음 속에 있는 공간, 마음의 공간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 그런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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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나라의헌책방이라는 이름은 이상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다. 그곳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그곳 주인장 이야기가 듣고 싶어진다.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이자 『내가 사랑한 첫 문장』의 저자 윤성근,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독서가다. 애서가기도 한 그의 책 읽는 방식은 아주 다양해서, 그저 이야기를 따라 읽어 내려가는 방식뿐만 아니라 문장을 곱씹고, 원문을 찾아보고, 이야기와 관련 있는 다른 책들, 이를 테면 철학이나 역사책들을 함께 읽는다. 자연스럽게 책이 책을 불러오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읽을 책들이 너무 많다.


지난 8월 27일, 이상한나라의헌책방에 독자들이 모였다.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더없이 아늑한 공간이었다. 이야기는 짧지 않았지만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독자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먼저 헌책방 주인장이자 저자 윤성근이 시간 내 찾아와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며 말문을 열었다. 

 

“이곳을 카페라고 알고 계신데, 카페는 아니고요. 헌책을 사고파는 헌책방입니다. 책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이죠. 경우에 따라서는 정가보다 비싼 책도 있긴 하지만요. 여기서 책을 많이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도 많이 쓰게 되고, 책도 많이 읽게 돼요. 지금까지 책도 여러 권 냈는데 이런 책은 꼭 한 번 내보고 싶었어요.”

 

 

음악적인 문장들


『내가 사랑한 첫 문장』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다양한 문학 작품들의 첫 문장과 그에서 비롯되는 작품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적은 책이다. 오스카 와일드, 어니스트 헤밍웨이, 프란츠 카프카, 허먼 멜빌, 장 폴 사르트르부터 이상과 박상륭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독서편력이 엿보이는 다양한 목록들이 눈에 띈다.


왜 첫 문장인가. 저자는 알파벳 문화권이 문장을 다루는 방식을 설명하는 데서 시작했다.

 

“첫 문장이라고 하는 것은 외국 문학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거든요. 알파벳 문화권에서는 시를 쓸 때도 문장의 리듬, 운율을 굉장히 따졌어요. 학교에서 배우잖아요. 각운, 미운, 이런 것을 그 문화권에서는 굉장히 맞춰서 썼습니다. 시뿐 아니라 소설에서도 그런 것을 많이 맞춰서 쓰려고 했어요. 우리말로 번역된 것은 사실 본래의 맛이 잘 안 나죠. 이 책, 특히 롤리타의 첫 문장은 원문을 표시했어요. 한글로 읽어도 아주 괜찮은 첫 문장이지만 이 맛은 정말 원어로 읽었을 때 알게 돼요. ‘T’로 미운을 맞춰서 문장을 쓰거든요. 그 단어들로 써내는 게 굉장히 특이하고 시적으로 읽혀요.”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이렇게 이어지는 첫 문장은 내가 알고 있는 그 어떤 소설의 첫 시작보다 아름답고 달콤하다. 험버트는 롤리타의 이름을 발음한다. 그래, ‘발음’한다. 롤리타의 외모나 나이, 성격,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가만히 눈을 감고 그 이름을, 혀끝에 감각을 집중하고 그 이름을 부른다. “혀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을 걷다가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롤.리.타.”(중략)“Lo-lee-ta: the tip of the tongue taking a trip of three steps down the palate to tap, at three, on the teeth.”우리말로 옮긴 것을 읽었을 때는 알 수 없지만 원문엔 시처럼 운율이 있다.(147~148쪽)

 

또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첫 문장을 쓴 국내 작가로 박상륭을 꼽았다.

 

“우리말의 운율, 문단의 구조들을 굉장히 음악적으로 표현을 해서 그 안에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런 분들의 작품을 읽으면 내용을 떠나 그런 아름다움을 감상해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줄거리와 사건 중심의 책읽기가 조금 지루해졌다면 저자가 제안하는 책읽기를 시도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 하나를 곱씹어보는 것, 사투리를 잘 다룬 작품을 읽어보는 방법 등이 가능할 것이다. 

 

“책은 이제 더 이상 재미로 읽는 매체는 아니에요. 처음에는 재미로 접근하지만 어느 정도 읽으면 재미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 외의 것들을 얻으려고 노력을 많이 해야 해요. 그중에 문장에서의 운율을 느끼는 방법이 있겠죠.”

 

때문에 저자는 어떤 작품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면 그 작품의 원서를 찾아보기를 권했다. 전체를 원문으로 읽는 것이 무리라면 반드시 전체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문장의 원문을 찾아 읽어보는 것은 풍성한 독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실제 저자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카프카의 『변신』의 독일어 원작 읽기를 시도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작품에 한결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었다.

 

“원문을 읽어보지 않고서는 그 작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는 힘들어요. 전체가 힘들다면 정말 좋아하는 문장, 그것도 아니면 제목만이라도 원제목을 찾으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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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Werwandlung, 변신? 변태!


『변신』은 독일어로 ‘Die Werwandlung(Verwandlung은 ‘변신’이라는 뜻이지만 동사로는 ‘변태’의 의미도 포함한다)’이다. 이걸 우리말로 옮길 때 ‘변신’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이 단어가 ‘변신變身’보다는 ‘변태變態’에 더 가까운 게 아닌가 싶다.(30~31쪽)

 

“카프카의 『변신』을 찾아보세요. 원제목은 ‘변태’라는 의미도 포함된 단어인데요.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가 ‘변신’이 아니라 ‘변태’를 한 것이라고 인식했다면 그레고르 잠자가 벌레가 된 상황이 또 다르게 느껴져요. 변신이 어떤 사물로 바뀐 것이라면 변태는 이전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거잖아요. 카프카 역시 책 표지에 벌레 그림을 넣지 말라는 당부를 했었어요. 책을 읽을 때 내용이나 줄거리, 이런 것만 읽는 게 아니라 이런 조그만 디테일에 관심을 갖고 읽어보면 다른 재미가 있어요.”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되는 작품들의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이런 다른 요소들에 원인이 있을지 모른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허먼 멜빌의 『모비딕』 첫 문장으로 넘어갔다.

 

“천 페이지 가량 되는 엄청 긴 책인데 첫 문장은 무척 짧아요. ‘Call me Ishmael.’ 세 단어예요. 그런데 그 첫 문장이 최근 <아메리칸 북 리뷰>에서 1위를 했어요. 미국 문학 작품 중 최고의 첫 문장으로 꼽힌 거죠. 이 문장을 보면 바로 거기서부터 궁금증이 유발돼요. 왜 그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했을까, 이것이 첫 번째 의문이고요. 두 번째 의문점은 하고 많은 이름 중에 왜 Ishmael일까, 세 번째는 본명은 무엇일까 하는 거죠. 『모비딕』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본명이 나오는데 혼자만 가명이거든요. 이 모든 것이 다음 이어지는 천 페이지에서 모두 해소가 되고 그게 굉장히 커다란 주제를 갖고 있는 거예요. 나를 이슈메일이라고 불러달라는 단순한 첫 문장이 『모비딕』이라는 거대한 대서사시 같은 소설의 핵심적인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굉장히 뛰어난 첫 문장으로 보는 거죠.”

 

책 읽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저자는 직접 경험한 황당한 일화로 이를 설명했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며 가고 있었는데 한 노인이 다가와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그 책이 소설이라는 걸 안 노인은 버럭 화를 내며 “젊은 사람이 소설이나 읽느냐!”고 했다. 그러니 공부하는 학생들은 더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책 속에서 얻어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다는 당부로 말을 마쳤다.

 

 

Q&A


국내 작품은 두 가지를 다뤘다. 그 밖에 다른 작품을 넣지 않은 이유가 있나?


원하는 모든 작품을 넣을 수는 없었어요. 절충하는 과정에서 넣고 뺀 작품들이 있었던 거죠. 쓰려고 했다 못 넣은 작품 중에 하일지의 『새』가 있었는데요. 하일지 작가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예요. 이 작품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이 작품의 첫 문장이 “언제부터인지 새 한 마리가 A의 주위를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마치 A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기라도 하려는 것처럼.”입니다. 굉장히 많은 궁금증을 가질 수 있는 문장이죠. 새가 왜 쫓아다닐까, 왜 A일까, ‘언제부터’가 언제부터일까, 이런 것들이 다 궁금하죠.(웃음) 저는 이런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첫 문장이 좋아요. 이렇게 해놓고 뒤를 어떻게 감당할까 싶을 정도의 첫 문장이 좋아요.

 

책을 많이 읽을 텐데, 첫 문장을 읽고 마음에 안 들어서 안 읽는 책도 있나?


대개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먼저 읽는데요. 첫 문장이 안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하면 안 읽는 경우도 있어요. 싫어하는 스타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너무 평범하거나, 사람 이름이 첫 문장에 나오거나, 사람 이름 중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평범한 이름이면 흥미가 안 가요. ‘김일순 씨는 오늘 약국에 가려던 참이었다’라든지 하는 식인데요. 뒷 문장이 궁금해지지 않아요.(웃음)

 

소설을 주로 읽나?


소설을 주로 읽지만 읽다보면 필연적으로 역사서와 철학서도 읽어야 해요. 그런 책들을 곁들여 많이 읽습니다. 그 세 가지, 문사철이 맞물려서 가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야 지치지도 않고, 덜 지루해요. 소설만 읽으면 어느 순간 지루하거든요. 저는 동시에 여러 권을 읽는 편인데요. 좋은 점은 흐름이 끊기질 않아요. 한 권 끝내고 다음 권 시작하면 다음 책을 고르다가 1~2주가 훅 가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흐름이 끊기면 다시 독서하기가 쉽지 않아요. 동시에 여러 권을 읽는 저만의 방법이 있는데요. A4 종이를 두 번 접으면 단행본에 끼울 수 있는 크기가 돼요. 백지에 중요한 내용들을 써 둬요. 그걸 책갈피처럼 끼워 두는 거죠. 다른 책을 읽다가 이 책으로 돌아오면 그 내용을 보고 다시 떠올릴 수 있어요. 또 어느 정도 연결돼 있는 책들을 읽어야 해요. 예를 들어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읽어요. 이 작품의 역사적 배경이 프랑스 혁명 시대니까 에릭 홉스봄의 『혁명의 시대』를 함께 읽죠. 『앙시앵 레짐과 프랑스 혁명』 같은 철학책이라든지 말이죠. 그렇게 읽으면 더 재미있어요. 셋 중 어느 한 권이 끝났다면 다른 걸 시작하는 거죠. 소설이 끝났다면 『레미제라블』을 넣어보는 거예요. 같은 프랑스 혁명 때 소설이지만 다르니까요.

 

소설 읽기가 시간 낭비라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긴 한데요. 태도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소설을 시간의 문제로 보지 않고 공간의 문제로 인식하거든요. 시간으로 인식한다면 시간 낭비일 수도 있는 건데 저는 공간의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에 시간 낭비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공간이란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건 아니고요. 내 마음 속에 있는 공간, 마음의 공간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 그런 것이에요. 그 소설에 얼마나 시간을 써야 하느냐, 하는 개념이 아니라 그 책에 내가 얼마나 마음을 할애할 수 있느냐, 그런 개념으로 보고 있어요. 바쁘신 분들은 시간의 개념으로 볼 수밖에 없겠지만요.(웃음) 

 

최근에 읽은 책은 뭔가?


정말 따라하고 싶은 문장을 쓰는 작가가 있다면 장석주 시인의 산문 문장이에요. 굉장히 감칠맛 나고 좋아요. 최근에 읽은 책이 『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라는 책인데요. 무척 감명 깊게 읽었어요. 재미도 재미거니와 문장을 읽는 맛이 있어요. 소리 내어 읽어보면 더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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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첫 문장윤성근 저 | MY
누구보다도 ‘첫 시작’에 집착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독자들에게 자신이 쓴 이야기를 읽게 만들고 싶은 소설가들이다. 소설가는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첫 문장을 쓰기 위해 펜을 집었다 놓았다를 수십 번 반복한다. 미닫이문처럼 독자의 마음을 스르르 열릴 수 있게 하기도 하고 또 단번에 시선을 확 사로잡는 폭발력을 갖기도 하는 첫 문장을 쓰기 위해 작가들은 고심한다. 그런가 하면 첫 문장 한 줄이 소설 전체의 내용을 암시하기도 한다. ‘첫 문장 증후근’인 저자는 작품의 문장 사이마다 심어둔 소설가의 의도를 찾기 위해 퍼즐을 맞추듯 원문도 찾아보고, 소설가의 인생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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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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