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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갈 때, 꼭 들러야 할 미술관은?

『일본으로 떠나는 서양미술기행』 노유니아 저자 인터뷰 세계 최고 명화 컬렉션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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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은 나카무라 키스 해링 미술관인데요. 나카무라 씨가 키스 해링의 판화 한 점에서 출발해서 일대의 컬렉션을 이룬 과정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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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 여행 1순위 일본. 사람들은 맛있는 스시를 먹고, 아기자기한 잡화를 사고, 최첨단 기술을 체험하고, 온천욕을 즐기려고 일본에 간다. 그러나 미술관에 가기 위해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사실 일본은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못지않은 미술관 천국이다.

 

『일본으로 떠나는 서양 미술 기행』은 일본에 있는 서양 미술관을 소개하는 책이다. 모네, 르누아르, 고흐 등 인상파 화가들의 컬렉션을 갖춘 ‘도쿄 국립서양미술관’, 고갱, 마티스, 세잔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지방 소도시의 ‘오하라미술관’ 등을 소개하고 다양한 사진자료를 풍부하게 수록했다.

 

 

아니, 얘네들이 왜 여기에 있지?


집필 계기와 함께 첫 책을 출간하고 난 후의 근황을 들려주세요.


아무래도 미술사를 전공하다 보니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 빼먹지 않고 가는 곳이 미술관(혹은 박물관)인데요, 유럽 미술관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일본 미술관에 대한 정보는 많이 없더라고요. 유학을 시작하면서, ‘일본의 좋은 미술관들을 찬찬히 돌아보고 소개하는 책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건축이 멋진 곳, 소장품이 많은 곳, 경치나 정원이 예쁜 곳 등등. 나름대로 좋은 미술관들이 많지만 제가 맨 처음에 일본 미술관을 둘러보며 받은 충격은 서양 거장들의 컬렉션을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아니 얘네들이 왜 여기에 있지? 우리나라에는 없는데.’ 이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잖아요. 출판사에서도 그점에 가장 흥미를 보이셨고요. 그래서 서양미술 컬렉션이 좋은 미술관을 소개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게 됐어요.책이 출간되고 나서 크게 달라진 건 없고요, 어쩔 수 없이 1순위는 항상 육아예요. 아이가 올해 유치원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챙기느라 바쁜 와중에 한 미술관에서 올여름에 오픈하는 한일공동 기획전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일본미술관을 직접 취재하셨습니다. 취재하실 때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그리고 책을 읽은 일본 미술관 관계자 분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도쿄에 있는 미술관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일본 전국 곳곳에 있는 미술관을 소개하다보니 아무래도 이동거리가 길고 시간과 교통비가 많이 들었던 점이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예전에 가봤던 미술관들도 취재를 위해 한 번씩 더 가봐야했거든요. 또 원고를 쓰는 작업보다도 사진과 도판을 정리하는 일이 더 어렵게 느껴졌어요. 저작권 시효가 끝나지 않은 작가의 도판을 입수하는 절차도 복잡했고, 결국 예산상 몇몇 작가의 도판은 포기해야했던 점이 아쉬워요. 미술관들은 대개 홍보 차원에서 배부하는 보도자료나 사진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요구하면 복잡한 절차 없이 보내주는 곳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공식 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하라고 했고 어떤 곳에서는 어떤 내용의 글이 실리는지 궁금하니 원고를 일본어로 번역해서 보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어요.

 

여행 책자나 잡지의 한 단락 정도로 짧게 소개될 것이라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출간된 책을 보시고는분량이 길다보니 그런 면에서 좋아하시죠. 최근 외국인 관람객 중에는 타이완인들이 많은데 이 책을 계기로 한국인 관람객도 늘어났으면 좋겠다며 기대하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책에는 정말 매력적인 미술관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미술관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한 곳만 꼽기는 힘든데요. 사실 좋아하는 작가도 한 명만 꼽을 수가 없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작품을 보면 볼수록 이 사람 작품은 이래서 좋고 저 사람 작품은 저래서 좋기 때문에 누구를 딱 꼬집어서 말하기가 힘든 것처럼요. 이 곳은 이런 점이 좋고, 저 곳은 저런 점이 좋고. 음, 올 여름에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은 나카무라 키스 해링 미술관인데요. 나카무라 씨가 키스 해링의 판화 한 점에서 출발해서 일대의 컬렉션을 이룬 과정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기업의 총수들이 부모에게서 큰 부를 물려받았거나 이미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 후에 작품 수집을 시작하는 게 보통인데 이분은 시작이 조금 소박했다고나 할까요? 고부치자와가 시원한 여름 휴가지이기도 하고, 또 미술관이 있는 아트 빌리지를 찬찬히 돌면서 책에서 소개하지 않은 다른 뮤지엄들을 보고 싶기도 하고, 온천욕도 하고 싶고요.

 

일본을 찾는 지인 분들께는 주로 어떤 미술관을 추천하시나요?


책에서는 서양미술 컬렉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반드시 서양미술을 볼 필요는 없기 때문에 개인적인 일정과 취향을 고려해서 추천하는데요. 책에 소개되지 않은 곳으로는 도쿄 오모테산도에 있는 네즈미술관과 도쿄에서 한 두시간 정도 걸리는 요코스카미술관을 자주 추천해요. 네즈미술관은 흔히 클림트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이야기하는 오가타 코린의 병풍을 비롯해 굉장한 컬렉션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면서 도심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예쁜 일본식 정원을 만날 수 있고, 그 안에 마음을 정화해주는 카페도 있고요. 요코스카는 건물이 완전 멋진데요. 미술관 내 곳곳에서 바다가 보여요. 바다를 바라보면서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참 좋아요. 저는 사실 좋은 레스토랑과 커피숍을 가려고 미술관을 갈 때가 많거든요.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못지않은 미술관 천국, 일본에게서 이것만큼은 꼭 한국이 배웠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나요?


흔히 일본은 무언가를 새로 받아들이면 자기 전통과 결합시켜서 일본만의 것을 만들어낸다고 이야기하잖아요. 전시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가장 부러운 점 중 하나는 서양미술사를 남의 이야기로만 보지 않고 자국의 미술사와 어떻게든 연결점을 찾아내서 관련 연구를 발전시킨다는 점이에요. 인상파나 나비파와 자포니즘(Japonism)의 관계, 비단 이런 것뿐만 아니라 해외 미술관의 작품을 대여해서 기획전시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에요. 예를 들어 최근에 모리미술관에서 앤디워홀 전시를 했을 때에는 마지막 섹션의 제목이 ‘앤디워홀과 일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워홀과 일본의 접점을 다소 집요하다 싶을 만큼 찾아내서 모아놓았더라고요. 그리고 도록에도 관련 글을 실어서 후속 연구로 이어지게 했고요. 작품 수복에 투자하고 있는 점도 배울 점이에요. 수복 전문 인력이 많기도 하고, 작품을 복원하고 나면 그것을 보고하는 성격의 전시회가 종종 열리기도 하고요.

 

서양에서 서양미술을 보는 것과 일본에서 서양미술을 관람하는 것에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근대 이전의 그림에 한정해서 이야기한다면, 당연히 유럽이나 미국 최고 수준의 미술관들이 더 많은 작품을 가지고 있겠지만, 같은 레벨의 컬렉션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일본 미술관에서는 훨씬 더 귀하게 대접받는 느낌이 있죠. 흔하지 않으니까 어렵게 손에 넣은 이 작품을 어떻게 해야 더 빛낼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작품 한 점 한 점에 더 집중해서 볼 수 있다고나 할까요. 그리고앞 질문과도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그 작가나 작품이 일본 미술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연계해서 보여주는 경우도 많아요. 수많은 한국 작가들이 일본에 유학했었기 때문에 일본 근대 미술을 알게 되면 결국 그 이야기는 한국 미술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요. ‘아, 야수파가 일본의 이런 작가들을 거쳐 한국에도 영향을 끼쳤구나.’ 이런 식으로 예를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반드시 서양미술 콜렉션을 가지고 있어야 좋은 미술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는데요. 저자님의 기준에 좋은 미술관의 조건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미술관의 4대 기능을 수집, 보존, 교육, 전시라고 해요.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전시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컬렉션이 아예 없는 미술관도 있고, 교육을 강화하는 미술관이 많아지는 추세이지만 당연히 좋은 전시를 하는 곳이 교육도 가능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하구요. 장소가 비좁아도 좋은 전시는 가능하고, 소장품이 없어도 기획전은 대부분 다른 미술관이나 수집가로부터 대여해서 꾸려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려면 결국 인력이죠. 훌륭한 학예 인력을 가지고 있는 곳, 그리고 그 분들이 꾸준히 장기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곳이 좋은 미술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인력뿐만 아니라 전시를 디자인하는 팀과 홍보 마케팅도 중요하고요. 맨파워와 그들의 팀워크가 좋은 미술관을 결정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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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떠나는 서양 미술 기행노유니아 저 | 미래의창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 여행 1순위 일본. 사람들은 맛있는 스시를 먹고, 아기자기한 잡화를 사고, 최첨단 기술을 체험하고, 온천욕을 즐기려고 일본에 간다. 그러나 미술관에 가기 위해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사실 일본은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못지않은 미술관 천국이다. 20세기 초부터 고흐, 르누아르, 모네, 피카소 등 해외 유명 작품들을 수집해온 덕분에 현재 일본에는 아시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유럽 거장들의 작품들이 다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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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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