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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별에서 독보적 케이팝 뮤즈로, 보아 〈Kiss my Lips〉

보아 〈Kiss my L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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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의 여왕이자 파이오니어는 또 다시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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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의 수록곡 전부를 직접 작사, 작곡하고 셀프 프로듀싱까지 했다는 소식만으로 귀가 쏠린다. 데뷔 초의 그 '댄스' 소녀가 세월이 흘러 한 장의 LP를 스스로 만드는 아티스트로의 성장에 대한 감탄이었다. 일본에서는 이미 2010년 7집 < Identity >를 프로듀싱했던 그는 한국에서도 2012년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던 < Only One >과 「그런 너」로 싱어송라이터 이미지를 구축했다.

 

보아는 놀랍게도 이 앨범에서 자신의 15년 음악 역사를 집대성했다. 국경을 오가며 정규 앨범만 16장 발표한 베테랑답게 실험적인 EDM부터 탱고, 어쿠스틱, 트립합 등 교집합 없는 다양한 장르 음악을 보아만의 것으로 풀어냈다. 변화무쌍한 보컬과 리드미컬한 일렉트릭 기타와 베이스, 다채널 코러스에 독특한 발상과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가사로 보아 고유의 색을 확고히 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보아 작곡의 강점인 생생한 멜로디가 힘을 발휘한다. 그루브 넘치는 리듬 기타와 베이스가 쉽고 인상적인 선율을 펑키하게 포장한 「Who are you」는 개코와의 협업으로 과거 일본에서 엠플로(m-flo) 등과 합작품으로 사랑 받았던 보아를 떠오르게 한다. 앨범에서 가장 대중 친화적인 멜로디를 지닌 「Green light」는 잘 조율된 풍성한 사운드와 질주감이 느껴지는 상쾌한 훅을 갖췄다. 어쿠스틱 신예 에디킴과 좋은 합을 보여주는 「Double jack」, 악플에 냉소적인 조소를 보내는 「Blah」와 남성을 여우에 빗댄 「Fox」 역시 캐치한 멜로디와 편곡으로 히트의 요소가 다분하다.

 

트레이드 마크인 댄스 팝은 더욱 견고해졌다. 일렉트릭 기타가 리듬을 찍고 몽환적이고 관능적인 신스 사운드로 고급 분위기를 연출한 타이틀 곡 「Kiss my lips」는 메인스트림 가요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뛰어난 만듦새의 신스팝이다. 서늘한 중저음의 진성과 매혹적인 고음 가성의 테크니컬한 교차 배치로 미니멀한 곡을 풍성하게 표현했다. 시네마틱한 「Shattered」와 펑키한 「Smash」, 보아 최초의 탱고 「Clockwork」 역시 리듬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천부적인 감각과 독보적 음색으로 댄싱퀸다운 자신감을 드러냈다.

 

뛰어난 보컬리스트의 정공(正攻)은 슬로우 템포에서도 이어진다. 최신 PB R&B를 완벽하게 보아 식으로 풀어낸 「Home」과 어쿠스틱 기타로 담백한 「Love and hate」, 대규모 오케스트레이션의 다이내믹한 「Hello」는 서로 지향점이 다르지만 풍부한 표현력으로 각기 다른 감동을 준다. 리드미컬한 댄스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맛깔나게 불러내는 동시에 진한 무드의 발라드를 풍성하게 표현 할 수 있는 가수는 가요와 팝을 통틀어도 그다지 많지 않다.

새천년의 열다섯 천재 소녀로 가요계에 등장했던 보아는 움직이는 1인 기업, 아시아의 별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렸지만 결국 15년이 흐른 지금까지 그를 존재하게 한 것은 완성도 높은 음악임을 앨범은 웅변한다. 케이팝의 여왕이자 파이오니어는 또 다시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2015/05 정민재(minjaej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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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녹여낸 서정, 김일두〈달과 별의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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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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