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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당일 여행 추천 코스

충청남도 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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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목. 서울, 경상도, 전라도로 가는 길이 만나는 도시에서 하루 쉬어 가자. 세련된 갤러리, 수십 년 된 골목, 100년 된 시장, 천년 된 삼거리. 어디든 마음 가는 곳에 오래 머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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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거품 같은 나와 코헤이의 <매니폴드(Manifold)>와 그 뒤편으로 엿보이는 데이미언 허스트의 <채러티(Charity)>

 

am 11:00 - 천안의 얼굴,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시작하는 여정

 

아라리오갤러리 천안


천안삼거리와 호두과자로 유명한 천안. 버스에서 내려 이 도시에서 제일 먼저 마주하는 풍경은 거대한 시내 한복판에 아무렇지 않게 서 있는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와 키스 해링(Keith Haring)의 작품이 연출한다. 아라리오갤러리 천안(041 551 5100~1, arariogallery.co.kr)과 아라리오 조각 광장,신세계백화점 충첨점과 터미널이 서로 붙어 있는 일대는 하나의 거대한 공공 미술관 같다. 천안에서도 아름다운 건물로 손꼽히는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은 1989년 백화점 안에 처음 문을 열고 2012년 현재 자리로 옮겼다. 인체 장기와 근육이 그대로 드러난 데이미언 허스트의 <찬가(Hymn)>를 지나 계단을 올라가면 동시대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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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조각을 이끈 작가 중 1명으로 꼽히는 류인의 15주기 기념전 <불안 그리고 욕망>이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4월 19일까지 열린다. 일그러진 인체 형상이 인상적인 조각 작품 26점을 전시한다.


1989년 신세계백화점 앞에 999개의 차축으로 만든 아르망 페르낭데즈(Armand Fernandes)의 <수백만 마일(Millions of Miles)>이 처음 놓였다. 그 후 세계적 예술 작품이 하나둘 광장에 자리하기 시작해 오늘날 총 30여 점이 모인 아라리오 조각 광장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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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00 - 노랗게 칠한 카페 안에서는 꽃과 친절한 자매가 반긴다

 

불당동 카페 퍼니비


요새 천안에서 제일 뜨는 동네는 불당동 갤러리아백화점 센터시티 일대. 천안시청이 인근으로 이전한 덕분이다. 갤러리아백화점 뒤편 한적한 거리는 최근 몇 년 새 크고 작은 카페가 들어서 카페 거리라 불린다. 하지만 천안에서 가장 멋진 카페는 여기서 걸어서 10분 떨어져 있는 퍼니비(041 553 7234)다. 천안 토박이 자매가 이곳에서 꽃과 커피를 판다. 공간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아름다운 꽃과 향초, 그릇 등 소품도 대부분 구매 가능하다. 꽃에 파묻혀 커피(아메리카노 3,500원)를 마시거나 오전 11시 30분부터 낮 3시까지 파는 오늘의 브런치(1만5,000원)를 맛보자. 자매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메뉴는 커리. 미니 꽃다발과 아메리카노를 세트로 파는 것도 이 집의 개성이다(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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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서 가장 유명한 간식거리는 물론 호두과자다. 여기에 1998년 문을 연 천안 최고의 빵집 뚜쥬루과자점의 거북이빵(2,000원)이 도전장을 내민다. 수년 전 우리나라를 휩쓸고 간 바로 그 번인데, 냉동 재료를 쓰지 않고 14시간 발효해 만들어 일반 번보다 덜 달고, 더 향긋하다. 뚜쥬루과자점의 모든 빵은 손으로 빚어 하루 세 번 구워 내며 최대한 자연재료를 사용한다. 2층 카페에서 사시사철 파는 우유빙수(7,500원)를 맛보자. 국산 팥을 직접 끓여 얹었다. 붉은 벽돌 건물의 본점(041 576 0086)은 퍼니비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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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30 - 대낮부터 북적거리는 시장을 거닐자

 

남산중앙시장


1918년부터 현재까지 천안에서 제일가는 시장을 찾아간다. 그 옛날엔 20~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서도 상인이 찾아와 장사할 만큼 융성했다. 오늘날에는 아케이드를 설치해 버젓한 정문도 갖췄다. 들어서자마자 왼편에 옛날명품호떡 가게가 나오는데, 그 앞은 항상 기다리는 손님이 북적거린다. 흰 주방장 모자를 쓴 사장이 쉼 없이 호떡(2개 1,000원)을 부치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장을 쏘다니며 찹쌀도넛, 분식, 통닭 등으로 배를 채운 뒤, ‘부산 커피’ 아주머니를 마주치면 식후 커피(1,000원) 1잔을 마시자. 실제로 부산에서 올라온 아주머니가 두 볼이 발갛게 물든 채 커피 수레를 끌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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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시장은 현대적으로 변모했지만 쪽문만두(041 568 1179)만큼은 50년의 세월이 비켜간 것 같다. 미도가방과 명신상회 사이 방문만한 나무 문짝을 열고 들어가자. 구석에서 큼직한 솥이 끓고 있는 어둑하고 좁은 통로를 지나면 비밀 방 같은 허름한 공간이 나온다. 방 한가운데 난로가 끓고 한 편에서 선 두 아주머니가 만두를 빚고 있다. 메뉴는 찐만두와 군만두(각각 8개 3,000원) 단 두 가지. 밋밋하게 생긴 데다 만두소로 채소와 당면만 들었는데, 담백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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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3:30 - 옛 골목 담벼락에 벽화를 칠하자 환상적인 공간이 되었다


중앙동 미나릿길 벽화거리


그림 속 미로 같은 골목에서 길을 잃어보자. 시장에 써 붙인 표지판을 따라 걸으면 미나릿길 벽화거리까지 10분도 채 안 걸린다. 담벼락에 알록달록한 벽화를 칠한 골목길은 구불구불 800여 미터나 이어지는데, 두 사람이 나란히 지나면 꽉 찰 만큼 비좁다. 몇십 년 전이 동네에는 실개천이 흐르고 푸른 미나리가 피어 있었다. 개천을 콘크리트로 덮은 후 미나리 대신 미나릿길만 남았다고. 평일 낮에는 인적 없이 적막해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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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중앙시장 근처에 미나릿길만큼 특별한 산책 코스가 있다. 시장 정문 맞은편에 솟은 동네 뒷산인 남산공원. 정자와 벤치를 놓은 정상으로 가는 길은 네 갈래다. 120개의 가파른 계단과 언덕을 사방으로 오르내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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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5:00 - 광활한 삼거리에 호수와 정자가 펼쳐진다

 

천안삼거리공원


너른 길이 시원하게 펼쳐진 평지. 천안삼거리에서는 어디로든 갈 수 있다. 북쪽으로 가면 수원을 지나 서울에 이르고 남쪽으로는 문경새재를 넘어 안동과 영주로 향한다. 서쪽으로는 논산, 광주를 지나 목포까지 이어진다. 조선 시대에는 북적거리는 주막이 삼거리를 채웠다.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올라가는 선비도, 방방곡곡을 누비는 봇짐장수도 짚신을 벗고 막걸리 1사발 들이켜거나 하룻밤 묵어가곤 했으리라. 오늘날에는 주막 대신 고즈넉한 공원 벤치에서 쉬어갈 수 있다. 능수버들과 갈대가 휘날리는 호숫가에는 현소각과 영남루가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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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삼거리, 흥. 능수야 버들은, 흥.” 천안삼거리에 오면 ‘흥타령’을 불러야 한다. 설화에 따르면 조선 시대 전라도 고부 출신의 선비 박현수는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길에 천안삼거리의 주막에 하룻밤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기생 능소에게 한눈에 반해 그자리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것. 능소와 이별 후 한양으로 간 그는 장원급제를 하고, 천안삼거리에서 재회한 연인은 얼싸안고 춤추며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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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6:30 - 뜨겁고 진한 병천 순댓국 1그릇

 

병천 순대거리


추운 겨울, 오로지 뜨끈한 순댓국 1그릇을 위해 차로 20분 넘게 달리기. 목적지가 병천면이라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50여년 전 이곳 인근에 돈육 가공 공장이 들어서면서 상인들이 순대에 채소와 선지를 푸짐하게 넣어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순대에 누린내가 없어 인기를 끌자 그 앞에 순대 전문 식당이 하나둘 생겨나, 이제는 500미터 남짓한 거리 양옆을 가득 채웠다. 식당마다 메뉴와 가격은 똑같지만, 맛은 확연히 다르다. 충남집(041 564 1079)은 그중에서도 원조로 꼽히는 곳. 국밥(6,000원)의 뽀얀 국물은 싱겁지만 깊은 맛이 나고, 두툼한 순대 맛은 진하지만 느끼하지 않다. 어머니에게서 가게를 물려받은 연세 지긋한 사장님이 지금도 아침마다 직접 육수를 우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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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산 길은 가파르지 않아 산책하기 좋다.

 

Side Trip - 태조산


서울에 남산이 있다면 천안에는 태조산이 있다. 높이는 남산보다 2배 높은 421미터로, 초보자도 오르기 쉽다. 태조산조각공원까지 차를 타고 간 후 걸어서 30분만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와 탁 트인 천안 시내 풍경을 볼 수 있다. 유명한 사찰인 각원사와 성불사도 산기슭에 자리한다.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동쪽으로 차로 15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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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lonely planet (월간) : 2월안그라픽스 편집부 | 안그라픽스
외국에서 지내다 보면, 일정이나 비행기 탑승 시간 등 때문에 본의 아니게 나 혼자만 현지에 남는 경우가 생긴다. 이미 오랜 외유로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진 터라 귀국한다는 마음으로 들뜬 사람을 혼자 배웅하는 기분은 썩 좋을 리 없다. 혹시 현지인에게 박대라도 받는다면, 너덜너덜해진 마음이 다 찢어질 때까지 목에 핏대를 세우고 싸울 마음이 가득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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