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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의 『미생』 시즌 2는 2014년 10월부터

윤태호 작가의 삶,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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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 웹툰으로 『미생』을 꼽을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직장인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감동을 함께 선사한 이 작품에 많은 독자가 열광했다. 『미생』 완간 세트는 만화 분야 베스트셀러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작품이 일본 작가의 라이트 노벨이나 『원피스』 등 일본 코믹 단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만 원 가까이하는 세트 도서가 10위라는 점은 대단한 수치다.

『미생』에는 프리젠테이션 장면이 등장한다. 11월 5일 위즈덤하우스가 주최하고 예스24와 상상Univ.가 후원한 ‘상상북토크 : 윤태호 편’에서 저자는 독자 앞에 프리젠테이션 발표자로 섰다. 『미생』의 인기를 반영하듯, 수백 명이 넘는 지원자가 저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행사 참석을 희망했다. 이날 강연은 윤태호의 삶과 창작이 주제였다. 강연을 여는 그의 인사말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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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위대한 경영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지, 위대한 영업3팀의 차장이 되겠다는 꿈은 안 꾼다. 그럼에도 일을 할 때 어떻게 해야겠다는 고민을 할 것이다. 나 역시 이런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이끼』로 알려지기 전에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으로 지냈다. 사람이 살다 보면, 때가 있다. 때가 올 때, 어떤 요소로 살아왔는가에 따라 결과가 나온다. 이런 주제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8번 낙방하고 데뷔, 나는 천재가 아니었다


1969년에 광주에서 태어난 그는 1988년 대학에 떨어지고 허영만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간다. 1993년, 월간점프에 「비상착륙」으로 데뷔한다. 데뷔와 관련한 사연이 흥미롭다. 그해 윤태호는 25세였는데, 문하생 기준으로는 데뷔하기에 이른 나이였다. 보통은 30세를 넘어야 데뷔가 가능한 게 문하생의 세계. 그럼에도 왜 일찍 데뷔했느냐 하면 복수심 때문이다.

 

대학에 떨어지고 강남역 인근 만화 학원에 다닐 때였다. 고등학교 친구를 지하철역에서 만났는데, 그 친구가 동창끼리 만나기로 했으니 나오라고 했다. 반장에게 전화해 시간과 장소를 물어봤으나, “대학 다니는 사람만 모이기로 했다”는 답을 듣는다. 복수심이 생겼다. 너희가 군대를 제대할 때, 작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화실에서 따돌림을 당할 만큼 열심히 했고, 데뷔를 위해 밟아야 할 단계를 남들보다 빨리 정복했다.

 

문하생 중 실력이 좋아야 할 수 있다는 데생을 잡았지만, 데뷔는 쉽지 않았다. 처음 원고를 들고 출판사에 갈 때 퇴짜를 맞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자신을 천재라 생각했으니까. 8번 정도 퇴짜를 맞았다. 내용이 재미없다면, 그림으로 승부하자고 해서 정성스레 그림을 그렸다. 다시 퇴짜를 맞고 이대로 화실로 돌아갈 수 없어 원고를 들고 서울문화사로 향했다. 허영만의 후배라는 점도 있고 해서 작품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탄생한 「비상착륙」. 인쇄된 뒤 작품을 보니 부끄러웠다. 그림은 신경 썼으나, 내용이 술자리 농담 수준이었다. 윤태호는 자신이 그림 잘하는 철없는 아이에 불과했다고 깨닫는다.

 

“글과 그림 중 뭐가 중요하느냐는 질문을 하곤 한다. 다소 어리석은 질문이다. 둘은 분리할 수 없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비중을 따지자면 그림 70, 글 30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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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거듭나기 위해 자신을 되돌아보다

 

「비상착륙」은 4개월 연재했고, 이 작품을 끝으로 그는 다시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드라마 「모래시계」 대본을 필사하는 등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계속했다. 화실에서는 작가로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소위 작가정신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지는 않았다. 이런 고민 없이 데뷔하는 만화가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야기를 고민하던 그에게 단서는 이문열이었다.

 

윤태호는 이문열이 27세에 쓴 『사람의 아들』을 읽기 전에 그의 일기를 봤다. 그리고 『사람의 아들』을 읽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고민이 결국 작품에 투사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재밌는 작품을 만들려면 자신의 고민, 결국은 자신을 알아야 했다. 자신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 번은 주민등록 초본을 뗐다. 7장이 넘었다. 그만큼 이사를 자주 다녔다. 친구를 사귈 수 없었다. 억지로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을 낮췄다. 피부가 안 좋아 외모적으로 열등감을 느꼈다. 가난했다. 자존감이 낮았던 학창시절이었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자존심을 낮출 수는 없었다. 그림 만큼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그리고자 했다. 자신에 관한 관심은 아버지로 이어졌다. 가난했고 폭력적이었던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 아버지 처지에서 생각하면서 이해하기 시작했다.

 

피부 때문에 그는 군대에 가지 못했다. 가난했다. 왜 자신은 이렇게 태어났을까를 원망하다 관상, 손금 그리고 별자리 공부를 시작했다. 별자리 공부를 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의 고민과 욕망을 확인했다. 제각기 다른 듯하지만 결국은 비슷한 정서, 욕망, 갈등으로 사람들은 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야기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건 결국 인물

 

자신에 관한 글쓰기와 별자리 공부 등으로 윤태호의 작가의식은 성숙해 갔고 여러 유형의 이야기를 분석한 끝에, 인물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이끼』, 『미생』에 등장하는 흥미로운 인물은 치열한 고민과 시행착오 뒤에 나온 결과물이다. 프리젠테이션를 마무리하는 대목에서 그는 이처럼 말했다.

 

“창작자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를 비추는 좋은 거울이다. 남의 생각은 모두 신기해 보이는데, 여러분도 일상에서 드라마를 잘 쓰면 좋겠다.”

 

인기리에 연재한 『미생』은 내년 10월에 시즌 2를 시작한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최근 「마녀」를 완결한 강풀 작가가 함께했다. 끊임없이 논란이 되는 웹툰의 정치성에 관련해서 강풀은 “작품이 사람을 선동한다고 하는데, 사람은 선동 받지 않는다. 대중은 선동 받는 바보가 아니다. 또한 우리 사회는 특별한 사람이 정치에 관해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화 그리는 사람이 정치 이야기를 하면, 뭘 안다고 그러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누구나 정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며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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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새벽같이 일어나 기보책을 보며 혼자 바둑돌을 놓아보던 아이였다. 열한 살에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갔고, 7년간 오직 바둑판 위의 세계에서만 살았다. 그리고… 입단에 실패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도피하듯 사회에 나왔다. 바둑밖에 모르던 삶에서 철저히 바둑을 지운 삶으로… 차갑고 냉정하지만 혼자가 아닌 일터로… 그렇게, 전혀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베스트셀러 『이끼』 의 작가 윤태호. 그가 연결하는 바둑과 인생은 어떤 그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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