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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까지 가보자’ -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태도는 건방지게, 음악은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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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트러블메이커’로 떠오르고 있지만 음악에서만은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마일리 사이러스의 앨범도 함께 소개합니다.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Bangerz>

시트콤 <한나 몬타나>의 말광량이 소녀 마일리 사이러스는 죽었다. 「Party in the USA」로 한 나라를 상징할 정도로 공고했던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는 거듭된 마약과 인종차별 논란으로 산산이 부서졌다. 대부분 이러한 상황의 타개책은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통한 참회지만, 모두에게 당황스럽게도 그녀의 선택은 ‘갈 데까지 가보자’였다.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을 시작으로 하여 충격적인 노출 패션이 이어졌고,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VMA)에서의 낯 뜨거운 퍼포먼스는 전 세계에 충격을 알린 변신의 정점이었다.

대중들은 ‘왜 저러나’ 싶은 안타까움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지만, 그 광기 속에 숨겨진 야심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녀는 불리해진 상황을 역이용하여, 하이틴 스타를 넘어선 진정한 팝스타로서의 영역을 구축하고자 한다.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던 강요된 이미지에 대한 불만, 거시적 차원에서의 음악적 욕구는 거리낌 없이 벗고, 언론을 통해 마약을 찬양하고, 선정적인 퍼포먼스를 행하는 데 추호의 망설임도 없게 만들었다.


아무리 겉치장이 요란하다 해도 결국 아티스트는 음악으로 승부해야 하는 법. 대외적 분위기 조성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발매된 <Bangerz>는 기초공사의 마무리단계다.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디즈니와 과감히 연을 끊은 것부터 새 출발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표출한다. 다양한 프로듀서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최근 상종가의 마이크 윌 메이드 잇 (Mike Will Made It)을 메인 프로듀서로 앉힘으로서 음악적 안정성을 더한 것도 <Bangerz>에 쏟는 정성을 보여준다. ‘태도는 건방지게, 음악은 진지하게’다.

R&B와 힙합 비트를 기반으로 한 음악은 대중들의 기호만을 정확히 공략하고 있다. ‘마약과 춤을’ 추자는 충격적인 가사와 경박한 뮤직비디오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멜로디로 상반기를 강타했던 「We can't stop」은 새로운 마일리 사이러스의 시대를 알리는데 제격이다. 중독적인 비트 위에서 자신의 만족스러운 변신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랑하는 「SMS (Bangerz)」, 호의적이지 않은 팬들에게 날리는 육두문자들로 가득한 「Do my thang」 또한 위험한 주제들임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음악의 힘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잘 재단된 팝 트랙들로 꽉 차있다. 「We can't stop」의 뒤를 이어 인기전선을 유지하는 「Wrecking ball」은 비장한 분위기의 R&B곡이며, 「#GETITRIGHT」는 근래 해시태그(#)를 달고 나온 제목의 노래 중 가장 인상 깊은 펑키(Funky)한 트랙이다. 힙합 MC들과의 합작 결과물 또한 흥미로운데, ‘마이다스의 손’ 퍼렐 윌리엄스의 손을 거쳐 넬리의 랩이 더해진 「4x4」는 그루비한 비트가 일품이며 애틀랜타 출신 MC 퓨처(Future)와 함께한 「My darlin'」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마일리 사이러스는 계속해서 아무데서나 혀를 내밀고, 광적인 퍼포먼스를 벌이고, 폭탄 발언을 일삼을 것이다. 하지만 경박한 이미지와는 달리, 최소한 음악에 있어서는 이제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위치를 찾은 모습이다. 치밀한 계획을 통해 시행된 과감한 도전은 비록 과거의 주홍 글씨를 지우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위기 탈출을 위한 마지못한 변화와 달리, 쌓아온 모든 것을 버림으로서 시대의 넥스트 빅 씽 (Next Big Thing)이 되었다. 매거진 《롤링 스톤 (Rolling Stone)》의 커버스토리가 말해주듯, ‘당신이 마일리 사이러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녀도 안다. 하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만큼 자신감에 차 있다.

글/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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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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