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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탑팀>, 과연 드라마계의 탑팀이 될 수 있을까
의학드라마, 이번에도 성공할까
<메디컬탑팀>이 정말 드라마계의 탑팀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우선, 스토리의 개연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메디컬탑팀>의 생명은 ‘의료협진 드림팀’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나아가느냐에 달려있다. ‘의료협진 드림팀’이 출범하는 과정부터 성공해가는 과정, 그리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분열되는 과정까지 얼마나 매끄럽게 진행되는지가 관건이다.
드라마시장에서 ‘의학드라마’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르 중 하나다. 우리는 의학드라마를 통해 쉽게 엿볼 수 없었던, 병원 내부와 수술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뿐만아니라, 병원 안의 파벌싸움 등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의사들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상당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의학드라마’만이 가진 굉장한 매력이다.
사실 드라마시장에서 ‘의학드라마=성공’이라는 공식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물론 예외도 있었지만, 드라마 <의가형제>, <종합병원>, <하얀거탑>, <외과의사 봉달희>, <뉴하트>, <골든타임>, <브레인>, <굿 닥터> 등 성공한 의학드라마가 상당수다. 의학드라마는 계속해서 꾸준히 전파를 타고 있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의학드라마를 보면 무슨 법칙이라도 있는 것처럼 공통점이 아주 많다.
의학드라마,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의학드라마는 보통 외과를 배경으로 하며,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의사가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그 의사는 주인공의 멘토 역할을 하거나, 스스로가 주인공으로서 야망을 가진 인물로 나온다. 또한, 덤벙거리고 실수가 잦은 외과의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상당한 비중의 인물로 출연한다. 그리고 병원 내부의 파벌싸움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 또한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거기에 병원의 이해관계와 인물들의 사랑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아마 우리나라의 의학드라마는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 안에서 대부분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이는 성공한 의학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만약 여기에 자기 드라마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담아낸다면, 그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얼마 전에 종영한 KBS드라마 <굿 닥터>가 그 대표적 사례다. <굿 닥터>는 우리나라 의학드라마 최초로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로, 극 초반 시청자들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시청률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그리고 지난 10월 9일, 또 하나의 의학드라마가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렸다. 그게 바로 MBC드라마 <메디컬탑팀>이다.
<메디컬탑팀>은 국내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의사들로 구성된 ‘의료협진 드림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의학드라마와 차별성을 둔 배경이다. 현재 2회까지 방영된 내용만 보더라도, ‘메디컬탑팀’이라는 의료협진 드림팀이 앞으로 극중 어떤 혼란을 겪게 될지 짐작이 가능함과 동시에 기대감이 든다. 아마 <메디컬탑팀>은 그 혼란을 통해 의료서비스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할 가치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 과연 ‘메디컬탑팀’이라는 의료협진 드림팀이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순수하고 평등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메디컬탑팀>을 보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메디컬탑팀>은 과연 드라마계의 탑팀이 될 수 있을까.
<메디컬탑팀>, 어떤 드라마인가
<메디컬탑팀>은 크게 세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무엇보다 환자가 우선인, 천재적인 능력의 외과, 흉부외과 의사 박태신(배우 권상우)과 뛰어난 능력만큼이나 야망도 상당한 흉부외과의사 서주영(배우 정려원), 그리고 최연소 내과 과장으로, 병원 내 권력싸움의 중심에 있는 한승재(배우 주지훈)가 그 세 인물이다. 박태신과 서주영은 연회장에서 응급한 환자 한 명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두 사람은 같은 환자를 보고 서로 다른 진단을 한다. 그리고 자신만만했던 박태신의 말처럼 서주영의 진단이 틀렸고, 서주영은 처음으로 무언가 툭 꺾이는 기분을 느낀다. 게다가 우연한 계기로, 박태신은 수술 중 위기에 처한 서주영을 대신해 수술 집도까지 맡게 된다. 그리고 이를 본 한승재는 박태신을 탑팀의 멤버로 영입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지금까지 방영된 <메디컬탑팀>의 내용이다.
환자만을 생각하는 의사와 환자 못지않게 자기 자존심이 전부인 의사, 그리고 의료협진팀을 기반으로 최고로 올라서려는 의사까지, <메디컬탑팀>은 주인공 인물설정만으로도 흥미를 끈다. 게다가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내용면에서도 <메디컬탑팀>은 적잖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의료협진 드림팀’이라는 배경과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는 주인공들의 대립은 진부한 것 같으나 분명 재미가 있다. 극이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극을 뒷받침해주는 인물들 역시 적절하게 극에 녹아들어있다.
결국, <메디컬탑팀>에는 앞서 이야기했듯, 외과를 주 배경으로,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의사 박태신이 등장하며, 능력과 야망을 동시에 가진 의사 서주영도 등장한다. 파벌싸움과 권력싸움 그 가운데에 있는 한승재도 있고, 덤벙거리고 실수가 잦은 전공의 최아진(배우 오연서)도 등장한다. 거기에 그녀를 짝사랑하는 전공의 김성우(배우 민호)도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성장해나갈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메디컬탑팀>은 성공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의학드라마의 성공 공식을 철저히 잘 지키고 있다.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완성하려면
그러나 <메디컬탑팀>이 정말 드라마계의 탑팀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우선, 스토리의 개연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메디컬탑팀>의 생명은 ‘의료협진 드림팀’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나아가느냐에 달려있다. ‘의료협진 드림팀’이 출범하는 과정부터 성공해가는 과정, 그리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분열되는 과정까지 얼마나 매끄럽게 진행되는지가 관건이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도달하게 될 최종 결론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스토리가 개연성을 잃거나 혹은 중심내용에서 벗어나 주변내용으로 이야기의 초점이 옮겨진다면, 드라마의 성공은 불투명해진다.
다음으로,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이 관건이다. <메디컬탑팀>은 의학드라마의 특성상 대사의 길이도 길고, 대사 속 의학용어도 쉽지 않다. 게다가 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긴박한 상황이 자주 연출될 것이다. 배우들의 순발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메디컬탑팀>의 주요인물을 연기하는, 배우 권상우와 정려원, 주지훈, 오연서 등은 이미 적잖은 연기경력이 있는 배우들이다. 경력뿐만 아니라 실제 연기력 또한 나쁘지 않다. 오히려 배우들 중에서도 연기를 잘하는 편이다. 그러나 연기를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도, 그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안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을 주는 배우도 적지 않다. 그럴 경우, 해당캐릭터는 생생함을 잃고 죽은 캐릭터가 돼버린다.
그렇다면 <메디컬탑팀>의 배우들은 어떠한가. 아직 2회밖에 방영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섣불리 그들의 캐릭터 소화력에 대해 지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배우 김영애, 안내상 등 굵직한 조연배우들이 단 2회 만에 자기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생생한 캐릭터를 그려낸 것은 분명하다. 물론 주연배우들 역시 충분히 자기 캐릭터를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은 주고 있지만,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들은 더욱 갈등하고 대립하게 될 것이다. 또한, 사랑도 할 것이다. 그것도 긴박한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할, 병원을 배경으로 말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얼마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는 순전히 배우 본인에게 달려있다. 이미 상당한 연기경력을 가진 배우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배우들도 있다. 그들이 좀 더 순발력 있고 생생한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다면 <메디컬탑팀>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비록 드라마 <메디컬탑팀>이 동시간대 시청률 3위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극의 중심을 잃지 않고 발전해나간다면 얼마든지 시청률 역전은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메디컬탑팀>이 우리에게 어떤 재미와 감동을 주게 될지 모르겠지만, 과연 <메디컬탑팀>이 ‘의학드라마=성공’이라는 공식을 증명하고, 드라마계의 진정한 탑팀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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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태그: 메디컬탑팀, 드라마, 권상우, 정려원, 주지훈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행복을 꿈꾸는, 꿈이 많은 20대입니다. 저에게 행복이란 글을 쓰는 일이고, 저에게 휴식이란 보고 싶었던 드라마와 책을 마음껏 보는 일입니다. 행복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