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마음이나 욕망’, ‘의욕’ 의 사전적 의미다. ‘의욕’이 없는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김영훈 박사는 의욕이 없는 요즘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신간 『공부의욕: 공부가 하고 싶다』 를 저술했다. 400페이지에 육박하는 방대한 양에 30여 년의 청소년 뇌 과학 연구 성과를 고스란히 담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의정부 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에 재직 중인 김 박사에게 ‘교육’은 또 다른 전문 분야다. 다수의 방송과 강연을 통해 수시로 일반에게 두뇌발달 교육을 전달하고 있으며 EBS의 ‘60분 부모’의 멘토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영훈 박사의 이 날 강연은 30-40대 부모들의 열띤 경청 속에 이루어졌다.
시작은 두 개의 사진 슬라이드였다. 왼편에는 산, 오른편에는 사막이 보인다.
예전에 방송을 통해 만났던 한 아이의 사례로 김 박사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평소 공부를 잘했던 아이의 성적이 갑자기 떨어졌다고 학부형이 그를 찾아왔다. 일종의 무기력에 빠져있는 상황이었다. 김 박사는 그 아이를 ‘사막의 프레임’에 있는 것이라 표현했다. 사막의 특징은 자신이 어디쯤에 있는지 정상이 어딘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가 독자들을 향해 묻는다.
“여러분은 여러분 인생의 정상을 알고계십니까?”
지금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사막을 건널 수 있는 역량과 방향을 일러주는 나침반이다.
Chapter 1. 공부를 ‘의욕’하는 뇌
‘의욕 없는’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일어난 것일까? 김박사는 원인을 뇌과학으로 설명한다.
“영유아시절에는 전체적인 뇌가 발달한다. 이를 경험기대적 발달이라 하는데 36개월동안 우리에게 필요한 150%에서 200%의 시냅스가 형성된다. 그래서 선천적 백내장의 경우 12개월 이전 수술하면 다 볼 수 있지만, 24개월 이후 수술하면 거의 보지 못한다.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영유아 시기에는 전체적 발달을 위해 오감교육이 필요하다. 초등학교로 넘어가며 경험의존적 발달, 부분적 발달이 일어난다. 이를테면 책을 읽는 행위. 독서는 전두엽, 후두엽, 청, 시각의 뇌부분 시냅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노출이 되면 될수록 발달한다.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를 원하는 피겨, 골프, 글쓰기 등은 대부분 경험의존적 발달이다. 사춘기에 접어들며 우리의 뇌는 다시 공사를 거친다. 뒤에서 앞의 방향으로, 시각, 감각, 운동, 판단의 순서로 발달한다. 판단의 영역이 가장 늦게 발달하는 부분이므로 판단 부분에서 실수를 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말하는 꿈이 순간의 판단일 수도 있으므로 부모의 판단이 필요한 까닭이다. 가장 늦게 기능하는 것은 보상이다.”
그 증거로 김 박사는 뇌의 활성화를 보여주는 FMRI 사진을 보여준다. 놀라운 결과를 담은 그래프가 눈 앞에 있다. 초등 저학년 때까지는 칭찬의 효과가 나타난다. 대학생들에게는 벌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사춘기 아이들은 둘 다 효과가 없다. 이는 뇌 부분의 보상 기능이 가장 늦게 발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아이의 공부 의욕을 자극해야 하나. 김 박사가 말하는 해답은 ‘아이와 친해지는 것’이다. 보상에 해당하는 ‘당근’과 ‘채찍’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의욕’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은 뇌줄기, 변연계, 대뇌겉질 순이다. 하층부의 의욕이 채워져야 상위로 넘어갈 수 있다. 뇌줄기에 해당되는 의욕은 배가 고프거나 덥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등의 문제다. 즉 아이의 안전의 욕구와 관계가 있으며 마찬가지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아이 역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 따라서 안전과 유대감의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그리고 나면 변연계로 의욕이 넘어간다. 변연계는 어떤 자극을 받으면 먼저 가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정서의 안정과 긍정성을 담당한다.
의욕은 뇌의 신경전달물질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우선 어떤 것을 열정적으로 하게 하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은 아이의 공부의욕을 깨우는 ‘핵심 열쇠’다. 충동성을 담당하는 세로토닌, 긴장을 통해 집중력을 높여주는 노르에피네프린의 역할과 기능을 알고 때에 따라 자녀에게 그것을 공급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자녀들의 아군이 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중2학생 400명 아이들 중 90퍼센트가 ‘부모는 자신의 적군이다’라고 답했다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가 학부모 독자들에게 공개되었다.
“방목은 방임이 아니다. 가장 나쁜 부모는 방임하는 부모고, 그 다음으로 나쁜 부모는 잔소리만 하는 부모다. 아이가 공부와 인생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되 개입을 가급적 하지않는 방목형 부모가 최고의 부모다.”
Chapter2. 아이의 학습의욕을 위한 네 가지
‘인간관계가 좋으며 일의 마무리를 짓는 끈기가 있다. 순발력이 뛰어나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의욕적인 아이의 모습이며 부모가 원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내 아이에게 의욕을 찾아주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그가 말하는 것은 네 가지다. 자존감, 꿈, 유능감, 회복탄력성이다. 다음은 각각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다.
1) 자존감
자존감을 상승시키는 것은 자율성, 유능감, 유대감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영리한 엄마는 아이에게 참고서를 직접 선택하게 한다. 시간표, 과목, 스케줄 등을 자율적으로 맡기면 아이의 자존감이 올라간다.
김 박사가 만난 정희라는 아이가 있었다. 수학을 좋아해 어느 날 100점을 맞았다. 담임선생님이 아이들 앞에서 정희를 칭찬하면서 아이들에게 앞으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정희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7개월 후, 정희는 반에서 수학을 가장 잘하는 아이가 되었고 다른 과목 성적 역시 오르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유능감이다.
또한 아이들은 유대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든다. 친구한테 인정받을 수 있게 도와줘야한다. 친구가 집에 찾아오는 것을 막을 필요가 없다. 나 역시 학창시절 공부 잘하는 친구를 만나 좋은 영향을 받았다.
2) 꿈
빌게이츠가 하버드를 중퇴했을 때 부모가 선뜻 동의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녀와 부모가 같은 꿈을 꾸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스티브 잡스의 부모 역시 진정한 의미의 방목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아이들이 대학생이 된 모습을 상상하고 20-30대 미래를 그려보는 등 구체적으로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3) 유능감
김영훈 원장은 미술대회에서 장려상을 탄 후 만화가를 꿈꿨고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교지에 글을 실린 후로 작가의 꿈을 키웠다. 책도 많이 읽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적성검사에서 이과 성향이 나와 꼼짝없이 그쪽으로 갔다. 소아과 레지던트 들어가서 논문 쓸 때 중, 고등학교 때의 경험이 도움 되기 시작했다. 논문을 잘 써서 박사 쪽으로 진로를 정했다. 지금은 교육 방면에서 학부모들의 ‘구루’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그는 밝혓다. 이렇듯 학창시절에 겪은 유능감들이 다 도움이 된다. 버릴게 하나도 없다. 유능감을 유지하기 위해 책상에 앉는 등 작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4) 회복탄력성
적당한 스트레스는 괜찮지만 심하면 두통, 피로, 우유부단, 과식, 사고위험, 수면장애 등이 일어난다. 감정 조절, 안토시안, 카로틴이 들어있는 과일을 섭취하게 해주고, 부모가 아이의 아군이 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또한 아이의 성향을 파악해서 두뇌성격에 맞게 공부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특성은 크게 이성과 감성, 좌뇌와 우뇌의 발달에 따라 4가지로 나뉜다. 김 박사는 책의 부록에 자신의 아이의 두뇌 성격을 판별하는 법과 각 특성에 맞는 공부법 등을 상세히 서술해놓았다.
그는 강연 시작부분에 말했던 사막과 산의 프레임을 다시 언급했다.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의욕을 가지고 있는데 부모님들이 ‘산’이라는 프레임에 걸려 해결사 역할을 하려고 하는 게 문제인 것이다. 김영훈 박사가 얘기하는 좋은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스파링파트너(스파링의 연습상대)가 되는 것이다.
“스파링 파트너는 선수대신 링에 올라가지 않는다. 지시자의 역할만 한다. 또한 스파링파트너의 꿈이 선수의 꿈과 일치하는 것처럼 부모가 아이의 꿈을 지지해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꿈을 실현하기 힘들다. 어떤 아이의 꿈이 고급공무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황당했던 적이 있다. 자녀의 아군이 되어 꿈을 지지해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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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의욕 김영훈 저 | 베가북스
부모는 아이의 공부 때문에 전전긍긍이지만, 정작 아이는 무기력하다. 아이가 그 어떤 것에도 흥미를 못 느끼고, 어찌어찌 노력해도 성적이 지지부진한데다, 매사 소극적이라면, 당장 아이의 ‘공부의욕’부터 찾아줘야 한다. 수많은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과 학부모 강연을 통해 최고의 자녀교육 멘토로 인정받는 김영훈 박사는 이 책에서 국내 최초로 뇌와 공부의욕의 연결고리를 찾아 과학적으로 접근하였으며, 공부의욕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전략으로 공부의욕 7법칙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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