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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왜 예전만 못하나

지난 시즌의 과한 편집과 제작진의 과한 개입이 반복되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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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음악 오디션에 이렇게까지 과거사가 필요한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다(그리고 그것을 걷어낸 것이 최근의 <보이스 오브 코리아>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슈퍼스타K>의 인장이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연과 눈물은 분명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렇게 1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대중에게 소구할 수 있었다. 새로운 제작진에게 담백함을 주문하는 것은 그래서다.

The show must go on


그렇게 5년째다. 2회까지 방송된 Mnet <슈퍼스타K5>가 주는 느낌은 이런 여유와 안정감이었다. 그러니까, 5년 동안 오디션 열풍과 함께 지상파와 케이블을 경계를 무너뜨리며 방송계의 일대전환을 가져온 국민오디션으로써의 자신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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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즌 5를 시작한 슈퍼스타 K


잠시만 복기해 봐도 답은 금방이다. <슈퍼스타K>가 펼쳐놓은 오디션 열풍은 분명 전문적이며 폭넓은 방향으로 진화했다. 아이돌 후보들의 연습생 기간을 단축하고(<K팝스타>), 밴드들을 지상파에서 볼 수 있게 했으며(<톱밴드>), 무명의 보컬리스트들에게 이름과 얼굴을 부여했다(<보이스오브코리아). 이 기세를 힙합(<쇼미더머니>)과 댄스(<댄스9>)로 장르를 넓혀나갔다.   


이렇게 <슈퍼스타K> 시리즈를 통해 분화하고 풍성해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지형은 지상파와 케이블의 벽도 점차 허물어뜨리고 있다. <응답하라 1997>로 연기자로 자리를 굳힌 서인국을 비롯해 허각과 존박, 장재인과 김예림, 로이킴 등은 이미 지상파에 안착했다. <슈퍼스타K>는 그렇게 스스로 칭하듯 국민오디션으로써의 명성을 굳건히 하고 있다. 비록 전 시즌과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을지라도.  


자, 상찬은 여기까지. 미 본토의 <아메리칸 아이돌>로부터 공수해 온 이 한국판 서바이벌 오디션 <슈퍼스타K>가 지닌 경쟁의 서사는 그 포맷이 주는 마력과 그에 비례하는 인기를 바탕으로 거부감없이 방송계에 안착했다. <슈퍼스타K>에 자극을 받은 <나는 가수다>가 기성가수들을 살 떨리는 경쟁 구도 몰아넣고도 ‘신들의 전쟁’이란 수식으로 포장했던 일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 케이블이 지닌 자유분방함은 편집의 재기발랄함으로 승화됐다. 지상파가 할 수 없는 스피디한 호흡과 과감한 자료화면과 CG의 사용 등은 이제 Mnet 계열의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매특허가 됐다. 아마도, 이러한 감각의 으뜸을 꼽자면,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와 <1박 2일> <꽃보다할배>의 나영석 PD, 그리고 <슈퍼스타K>의 제작진을 선두에 올려야 할 것이다. 


여기서 ‘악마의 편집’을 일례로 드는 것은 조금 식상한 일이다. 2년 전 예리밴드의 방송 이탈 사건은 편집상의 난맥이라기 보단 서바이벌을 전제로 한 방송의 룰을 스스로 부정한 지원자의 일탈로 봐야할 것이다. 경쟁을 무기로 내건 프로그램에서 밤을 새고 새로운 곡에 적응하는 모습까지 심사 기준에 넣겠다는 룰을 요구했을 때, 이를 숙지하고 지원한 참가자가 그 룰에 따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하지 않았던가. 


오히려 최근 <슈퍼스타K>가 보여준 편집의 실패는 제작진의 과도한 감정이입과 개입에 있었다. 본선 심사위원 3인과 제작진이 어디까지 교감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시즌 로이킴과 정준영에게 보여준 제작진의 지나친 감정이입은 편파란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리얼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에서, 특히나 스타성을 강조하는 <슈퍼스타K>에서 그런 집중은 필요악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남은 ‘감동팔이’. 도대체 음악 오디션에 이렇게까지 과거사가 필요한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다(그리고 그것을 걷어낸 것이 최근의 <보이스 오브 코리아>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슈퍼스타K>의 인장이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연과 눈물은 분명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렇게 1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대중에게 호소할 수 있었다.


새로운 제작진에게 담백함을 주문하는 것은 그래서다. 5시즌이라는 국내 최장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감동과 경쟁, 그리고 생방송 쇼라는 스스로 완성시킨 형식을 버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한 양념은 독배일 뿐이다. 지난 시즌의 과한 편집과 제작진의 과한 개입으로 반발하는 시청자층이 꽤 생긴 상태다. 그것은 분명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피로감과는 다른 문제다. 


지난 시즌에 비해 시청률 상승이 크지 않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래서 <슈퍼스타K>가 다시 돌아가야 할 곳은 식상할지 모르지만, 초심이다. 그 중심은 물론 언제나 믿고 가야 할 인적자원일 것이다. 200만까지 도달한 국내 최대의 지원자 수가 이를 증명한다. 5시즌까지 이어진 <슈퍼스타K> 시리즈의 지원자들은 이승철의 말마따나 “1시즌을 보고 꿈을 키운 이들이 5시즌에 지원”하며 그 역사를 스스로 써내려가고 있다. 그 역사에 중심이 되려는 지원자들의 무기는 여전히 음악이다. 스타성을 키워주는 <슈퍼스타K5> 제작진의 몫은 이전까지의 공력으로도 충분하다. 


스스로 건설한 굳건한 성채를 더 높게 쌓아올리려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지원자들을 정성스레 발굴하고 더 성장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때, 톱10이 꾸밀 쇼는 또 한 번 화려하게 빛날 것이다. 그렇게, 쇼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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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하성태

영화와 세상, 사람을 애정합니다. 뉴스엔, FILM2.0, 오마이뉴스 오마이스타 등을 거쳐 프리랜서 글쟁이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채널예스에서 더 넓은 사람과 세상을 함께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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