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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사진가의 조언도 좋다면! 여행사진, 이렇게 찍어라

운칠기삼은 사진에도 적용된다 나에 맞는 카메라를 고르는 게 기본 중에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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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일의 성패는 운이 7, 노력이 3 비율로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사진에도 적용 가능하다. 사진의 질은 카메라가 7, 찍는 사람이 3을 좌우한다. 비싼 카메라가 있어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카메라의 가격보다는 자신에 맞는 사진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폰카로도 기가 막힌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풀프레임 DSLR로 그저 그런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

얼마 전에 제주에 다녀 왔다. 두 번 놀랐다. 먼저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되었다. 그리고 그 풍경을 담으려는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카메라에 놀랐다. 정말 많은 사람이 일명 ‘오두막’이라 불리는 카메라로 꽃과 나무, 오름과 바다, 일몰과 구름을 담고 있었다. 캐논에서 나온 오두막(EOS 5D Mark) 시리즈는 풀프레임 DSLR로,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에게는 동경의 대상이다. 가격이 가격인지라, 오두막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의미는 ‘수백 만원 정도는 투자하는 게 아깝지 않을 정도로 사진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꽤 잘 찍는다’는 표시다. 참고로 오두막 구버전인 2와 표준 줌렌즈(일명 구계륵), 세로그립, 외장 플래시 등을 모두 중고로 사더라도 300만 원 정도가 든다. 최신 버전인 오두막 3과 신계륵 렌즈를 새 제품으로 산다면 가격은 배로 뛴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오두막을 흔히 볼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두려움이 앞선다. 사진 잘 찍는 사람이 한국의 등산 인구 만큼이나 많은 이 사회에서 필자 같은 사람이 사진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게 낯간지럽다. 글 제목과 달리 필자는 B급은커녕 C급, D급, 아니 X급 정도나 될까 말까한 수준으로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채널예스 여행 특집을 위해서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회사 선배가 시켰다. 둘째,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처음 카메라를 잡았을 때보다는 괜찮은 사진을 뽑아내게 되었다. 시행착오 과정에서 느낀 점을 털어놓으려고 한다. 그러니 팔짱 끼고 어디 잘 찍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너무 깐깐하게 보지 말기를 권한다.

 

폰카로도 충분한데 카메라를 사야 해?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일의 성패는 운이 7, 노력이 3 비율로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사진에도 적용 가능하다. 사진의 질은 카메라가 7, 찍는 사람이 3을 좌우한다. 비싼 카메라가 있어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카메라의 가격보다는 자신에 맞는 사진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폰카로도 기가 막힌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풀프레임 DSLR로 그저 그런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

 

자신에 맞는 카메라를 사라고? 쉬운 것 같지만 어렵다. 필자가 그랬다. 지금까지 산 디지털카메라(이하 디카)가 6대, DSLR 2대, 렌즈는 11개…….  장비병에 걸렸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시행착오를 거쳤을 뿐, 이라고 답하고 싶지만 어쨌든 시간은 시간대로 돈은 돈대로 썼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게 필요한 카메라를 몰랐던 것 같다. 찍어야 할 사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카메라 회사의 광고에, 이웃 블로거의 포스팅에 넘어가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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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맞는 카메라 선택은 기본 중에 기본!

 

자본주의에서 모든 시장은 경쟁으로 치열하기 마련이지만, 카메라 시장은 다른 시장보다 경쟁이 치열하면 치열했지 덜하지는 않는다. 캐논, 니콘, 소니, 파나소닉, 후지, 삼성, 올림푸스, 펜탁스 등 카메라 회사들은 신제품을 하루가 멀다 하고 출시 중이다. 카메라를 제조하는 회사만 해도 이렇게 많은데, 개별 회사에서 내는 각각의 카메라까지 포함하면 소비자의 선택은 넓어도 너무 넓다. 휴대폰에 탑재된 카메라의 성능도 나날이 발전하여 카메라를 사려는 사람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진다.

 

폰카로도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카메라를 살 필요가 없다. 아이폰 5 카메라는 조리개 최대개방이 F/2.4(F값이 낮으면 낮을수록 어두운 환경에서 잘 찍을 수 있다. 보통 똑똑이는 F값이 3점대 초반이다), 이면조사 기술 사용으로 노이즈 억제력이 뛰어나다. 적어도 조리개 최대개방 수치나 노이즈 억제력에서는 10만 원대 똑딱이 디카보다는 뛰어난 셈이다. 그러나 다른 카메라에 비한다면 폰카는 역시 폰카일 뿐. 여기서 잠깐, 일반적으로 말하는 카메라의 종류를 짚고 넘어가자.

 

컴팩트 디카 : 일명 똑딱이. 작고 사용하기 편하게 만든 디카. 폰카와 하이엔드 디카, 미러리스 등과 경쟁에 대책 없이 밀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가격도 10만 원대까지 추락.
고배율줌 디카 : 컴팩트 디카와 차이가 많지 않으나 20~50배 줌 망원 기능 지원. 소니 HX-300, 니콘 P510, 올림푸스 SP-810UZ, 캐논 SX50 HS 등이 대표적인 모델. 화각 폭이 넓다는 점에서 매력적. 다만 파파라치가 아닌 이상 망원 영역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아, 가성비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음. 매일 달만 찍을 수는 없는 노릇. 올림푸스 SP-810UZ가 20만 원대로 저렴하나, 다른 모델은 대부분 40만 원~60만 원.

하이엔드 디카 : 컴팩트 디카보다 이미지 센서가 크고 밝은 렌즈 장착. 고감도 및 RAW 파일 지원. 소니 RX 100, 파나소닉 LX 7, 후지 X-20, 삼성 EX-2F, 캐논 G15, 올림푸스 XZ-2, 니콘 P330 등이 이에 속한다.  가격대는 40만 원~70만 원. 특히 소니 RX100은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70만 원대 가격을 유지.
미러리스 : 기존 DSLR에서 미러와 펜타프리즘을 생략한 렌즈교환식 카메라. 바디가 작아지긴 했으나, 팬케익 렌즈를 사용하지 않는 한 혁신이라고 할 정도로 휴대성이 나아지진 않음. 소니 Nex 시리즈와 삼성 Nx 시리즈가 1, 2위를 다투는 형국. 가격대는 천차만별. 올림푸스의 PL 구모델과 같이 30만 원대부터 소니 nex 7처럼 100만 원이 넘는 기종도 있음.
DSLR : 디지털 카메라의 가장 높은 단계. DSLR에는 크롭 바디와 풀프레임 바디가 있고, 풀프레임 바디가 비싸고 좋음. 보급기와 중급기, 고급기로 나누기도 하는데, 캐논 700D, 니콘 D5200, 소니 알파 58이 보급기로 크롭 바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캐논 5DMark 3, 캐논 6D, 니콘 D4. 니콘 D800, 소니 알파 99가 고급기로 풀프레임 바디, 당연히 비쌈. 

폰카와 미러리스 성능이 나아지면서 DSLR은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존재하나, 글쎄. 폰카는 큰 이미지센서를 탑재하기에 한계가 있고, 미러리스용 렌즈가 아직은 다양하지 않음. DSLR 제조사 중에서 양대산맥인 캐논과 니콘이 미러리스 시장에서 실패하면서, 미러리스 전용 렌즈 개발 전망이 어두운 것도 그 이유 중 하나.


* 상기 설명에는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가 다수 포함되었습니다.

 

카메라의 종류도 많지만, 카메라 제조회사별로 개성도 다양하여 이 모든 점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인물 사진은 XX, 풍경 사진은 XX, XX 회사는 A/S 정책이 별로, XX는 중고가격 보호가 안 돼, 렌즈는 XX가 다양하지, 등등 카메라 제조사별 장단점을 두고 갑론을박이 많다. 이 모든 정보를 믿을 필요는 없지만, 참고는 하는 게 좋다. 한 개의 카메라를 사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나 울었을 만큼, 신중에 신중 그리고 또 신중해야 사고 되파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때문이다. 써놓고 보니, 여행 사진 잘 찍는 법은 온 데 간 데 없지만, 그냥 카메라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는 점 정도로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액세서리는 휴대폰에만 달아주는 게 아니랍니다

 

어떤 카메라를 사야 하는지와 이어지는 질문이긴 한데, 사진을 잘 찍으려면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무엇을 찍느냐에 따라 촬영모드가, 렌즈가 달라진다. (바디는 다르다. 무엇을 찍든, 비싼 풀프레임용 바디가 좋다 - 장비병 환자의 지론) 렌즈교환식 카메라가 아니라 똑딱이라도, 설정을 달리 해서 찍으면 결과물이 달라진다.

 

여행지에서 사람을 찍기도 하겠지만, 주로 자연이나 건축물, 명소 등을 많이 담는다. 이럴 때 사용하는 렌즈가 광각렌즈다. 광각렌즈로 찍은 사진 몇 장을 공개한다. 보다시피, 보통 렌즈보다는 훨씬 넓은 범위를 사진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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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영실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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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일출봉에서 내려다 본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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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산에서 본 관악산

 

풍경을 찍을 때는 삼각대도 필수다. 편안한 차림으로 가야 여행이 편한데 삼각대가 웬말, 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래도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삼각대를 챙겨 보자. 여행에서 불편함은 찰나이고, 사진은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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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밤.

야경 찍을 때, 삼각대는 필수.

아름다운 빛갈라짐을 원한다면 크로스필터도 필요하다.

늘 가난한 필자에게는 크로스필터가 없다...

 

필터도 필요하다. 필터 종류가 다양한데 푸른 하늘을 더 푸르게 하려면 CPL 필터. 일몰 찍을 때는하프 그라데이션 필터. 쨍한 날 파도나 계곡물의 흐름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ND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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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산 익근리 계곡.

이 사진은 흐린 날이라 필터 없이 찍었지만 맑은 날 흐르는 물결을 찍으려면 ND 필터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주제

 

장비 이야기를 주로 했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찍는 사람이다.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니라면 폰카나 똑딱이로도 충분하다.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닌 필자는 왜…) 더구나 여행이라는 상황이 그렇다. 일부러 우중충함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은 날씨 좋은 날에 여행할 것이다. 경치 좋은 곳에서 빛이 많을 때는 아무렇게나 찍어도 만족할 만한 사진이 나온다는 경험을 누구나 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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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산 능선.

대한민국은 금수강산.

날씨 좋고, 장소만 아름답다면 폰카인들 어떠리.

 

그러니까 비싼 카메라에 눈독 들이는 사람이라면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과연 내가 찍고자 하는 사진은 무엇인가. 카메라 구매는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온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카메라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면, 산 뒤에 매뉴얼을 자세히 보자. 그리고 가능한 많이 찍어 보자. 매뉴얼을 차근차근 3번 읽은 뒤에도 원하는 사진을 못 찍겠다면 검색을 추천한다. 검색창에 ‘달 사진’이라고만 쳐도 ‘달 사진 촬영법’이라는 자동검색어가 뜬다. 인터넷에는 고수가 많고, 그 고수의 처방을 따르다 보면 어느덧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카메라를 탓하자. 보통은 이런 과정을 겪지 않고, 새로운 카메라를 사거나 사진에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어떻냐고? 스스로 만족하는 사진을 못 찍는 주제에 이런 글을 써서 죄송할 따름이다. 여행 사진을 잘 찍는 법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하려고 했는데, 어랏. 다음 편이 없다고 한다. 혹시 여행 사진 찍는 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것도 좋지만 아래 소개하는 책 중 한 권을 들고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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