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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가난하게 살까?

인간의 정신은 스토리를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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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스토리텔링의 강을 타고 흐르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에, 스토리텔링은 세계의 걷잡을 수 없는 흐름이 됐다. 10년 사이에 우리는 네트워크의 시대에 완전히 접어들었다.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기기로 우리는 쉽게 스토리들을 볼 수 있게 됐다. 책, 영화, 게임에서 주변 사람들이 풀어내는 생활 이야기까지 우리는 지금 스토리 속에 산다.

어린 시절, 할머니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가난하게 산다더라.”
그러면서도 할머니는 칭얼대는 내게 옛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것은 동화책에서 읽은 내용과는 사뭇 달랐다. 나는 아직까지 할머니가 들려준 옛이야기에서 나온 유머 코드를 잃지 않고 있다. 그것은 내게 원초적인 삶의 유머로 아직까지 살아있다.

한때 나는 할머니가 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은 돌아가셔서, 그 이유를 물어볼 길이 없다. 추측컨대, 할머니는 어쩌면 손자가 이야기에 빠지는 걸 두려워했는지 모른다. 할머니는 손자가 이야기에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할까 봐 걱정됐던 것 같다. 그만큼 할머니는 이야기가 가진 마력을 알고 계셨던 것이다.

나는 할머니에게 한글을 가르쳐드린 적이 있다. 구한말에 태어나신 할머니는 학교를 한 번도 다닌 적이 없었기에 글을 읽거나 쓸 줄 몰랐다. 간신히 이름 석 자를 쓰는 정도였다. 할머니가 한글을 띄엄띄엄 읽기 시작하면서, 할머니가 가장 먼저 햇살 아래에 펼쳐든 책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전설을 담은 이야기책이었다. 역시 할머니는 이야기가 가진 마력을 알고 계셨던 것이다.


인간의 정신은 스토리를 먹고 산다

인간이라면, 이야기 즉 스토리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누구나 스토리를 좋아한다. 인간의 뇌는 신비하다. 스토리가 허구인 줄 알면서도, 가짜인 줄 알면서도, 지어낸 얘기인 줄 알면서도, 푹 빠져서 슬퍼하고, 기뻐하고, 안타까워한다. 호기심 강한 인간이란 동물은, 쉬지 않고 신기하고 놀라운 것들을 찾아다닌다. 그런 본능 때문에 인간이란 동물이, 동물에서 머무르지 않고, 우주의 지성체로 진화했을 것이다.

만약 스토리를 읽거나 보지 않는 인간이 있다면, 그 인간의 정서는 사막처럼 메말라 있을 것이다. 고목나무처럼 말라붙어 세상을 살아가는 즐거움을 모를 것이다. 인간은 스토리를 통해 희로애락을 맛본다. 날마다 드라마를 보며 안타까워하고,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뮤지컬을 보면서 배우와 함께 춤을 춘다. 그런 면에서, 인간의 몸은 밥을 먹고 살지만, 인간의 정신은 스토리를 먹고 산다.

스토리는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마력을 갖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그런 경험을 갖고 있다. 밤을 새면서 미친 듯이 어떤 스토리 예컨대 만화나 미국드라마, 대하소설 등에 매달려 폐인처럼 산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스토리가 끝났을 때 현실로 돌아오면서 삶의 허무함마저 느낀다. 사람은 분명히 무엇엔가 미친 듯이 몰입해 있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 스토리는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스토리의 이런 마력을 이용하겠다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러는 연금술을 배우는 마법사처럼 신비해야 한다.

세계는 지금 스토리텔링의 강을 타고 흐르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에, 스토리텔링은 세계의 걷잡을 수 없는 흐름이 됐다. 10년 사이에 우리는 네트워크의 시대에 완전히 접어들었다.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기기로 우리는 쉽게 스토리들을 볼 수 있게 됐다. 책, 영화, 게임에서 주변 사람들이 풀어내는 생활 이야기까지 우리는 지금 스토리 속에 산다. 10년 전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스토리를 볼 수 있지만,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배고프다. 그래서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스토리를 찾아다닌다.


스토리텔링이란 유저 프렌들리다


스토리텔링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정의내리고 있다.

storytelling : 이야기하기, 이야기의 전개나 구조

스토리텔러의 사전적 의미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람 또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라고 돼 있다. 옛이야기를 들려주던 할머니도 스토리텔러였다.

storyteller : 이야기 작가, 이야기 하는 사람, 이야기 쓰는 사람

이제 스토리텔링을 모르고서는 세계의 흐름을 따라갈 수가 없는 시대가 됐다. 반대로, 스토리텔링 방법을 안다면, 독자들과 학생들과 대중들에게 훨씬 즐겁고 편하게 당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텔링 방식이야말로, 가장 쉽고 대중적인 지식 전달 수단이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은 가장 효과적인 교육법이면서, 가장 호소력 있는 광고 방법이기 때문이다.

IT 기업들은 제품 설명회에서 종종 이런 말을 한다.
“최적화된 기술을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의 정신이다. 나는 스토리텔링 작가이므로 이렇게 말하겠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핵심적인 지식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즐겁게 즐기면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나의 의무입니다.”

스토리텔링은 한마디로, '유저 프렌들리(user-friendly?사용자 친화적인)‘ 마음이다. 지식 사용자들이 보다 쉽고 즐겁게 지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고급 지식인들도 중요하지만, 일반적인 보통 지식 사용들이 더 중요하다는 게 유저 프렌들리 정신이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은 상위 5%의 지식인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나머지 95%를 위한 방법이라고 나는 항상 강조한다.

스토리텔링은 요리다. 스토리텔러는 요리사다. 지식 정보를 학습한다는 것은 지겨운 면이 있다. 지식 정보가 아주 유익하고 좋은 것은 분명하지만, 아주 쓴 맛이 나고, 먹기 어렵고, 즐기기 힘든 음식인 것도 분명하다.

이런 지식 정보를 맛있게 요리해서 주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러다. 그래서 나는 스토리텔러가 요리사라고 말한다.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찾고, 꿈꾸기를 좋아한다. 인간은 스토리가 없으면 살 수 없다. 스토리가 가진 마력같은 힘을 학습에 이용한다면 교육은 분명히 달라진다. 지겹고, 괴롭고, 답답한 공부가 명료하고, 쉽고, 즐거워진다. 교과서가 만약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진다면? 상상만 해도 즐겁다.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지식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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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서지원

스토리텔링은 무조건 재미있어야 하며, 재미없는 글을 쓰는 건 죄악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250여 종의 스토리텔링 책을 집필을 했으나, 재능이 있어서 쓴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누구나 배우고 익히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지원 작가의 특징은, 지식과 교양을 유쾌한 입담과 기발한 상상력, 엉뚱한 소재로 스토리텔링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바다 소년으로, 한양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문학과 비평》에 소설로 등단했다.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며 이상한 사람과 놀라운 사건을 취재했고, 출판사에서 요란한 어린이 책을 만들다가, 지금은 어린 시절 꿈인 작가가 되어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며, 예스24와 네이버에 스토리텔링 방법론에 대해, 빅이슈에 인간의 행복과 삶의 양식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글을 연재한다. 스토리텔링으로 쓴 책은 수학, 과학, 철학, 인문, 역사, 환경, 예술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 있으며, 무려 300종에 가까운 책을 썼다. 중국, 대만 등 외국 여러 나라에 수십 종의 스토리텔링 책이 수출이 됐으며, 외국에서도 인기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쓴 책으로는 『어느 날 우리 반에 공룡이 전학왔다』, 『몹시도 수상쩍은 과학 교실』, 『국제무대에서 꿈을 펼치고 싶어요』, 『빨간 내복의 초능력자 1, 2』, 『훈민정음 구출 작전』, 『원더랜드 전쟁과 법의 심판』, 『세상 모든 철학자의 철학 이야기』, 『원리를 잡아라! 수학왕이 보인다』, 『다짐 대장』, 『토종 민물고기 이야기』, 『귀신들의 지리공부』, 『무대 위의 별 뮤지컬 배우』 『어린이를 위한 리더십』 등 많은 책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뽑은 2012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는 등 스토리텔링으로 지식 탐구 능력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능력을 담아주는 집필을 계속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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