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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 넘본다

<광해> 1000만? 장난이 아닌데! 광해, 조선 아니 우리가 꿈꿔온 왕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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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정리해서, 올 추석 최고의 영화는 역시 <광해>였다. 연휴 마지막 날인 10월 3일까지의 관객수는 전국 720만 명이 넘는다.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고, 작은 영화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볼멘 소리를 하지만, 솔직히 지금 상영중인 어떤 영화보다 잘 만들었고, 재미있다. 1000개나 되는 상영관에서 평균 60~70% 좌석을 채웠다는 것은 그만큼 이 영화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추석 연휴 기간에 딱히 할 일이 없어서 그간 못 봤던 영화들을 몰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하루에 두 편을 기본으로 시간표를 분주하게 짰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들로 인해 참 영화를 안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일부 멀티 플렉스에서 철 지난(?) 영화들까지 다 상영해주고 있었다. 기자/배급 시사에서 본 <19곰 테드>를 제외하고 시작을 하자면 <레지던트 이블5>를 필두로 <대학살의 신>, <피에타>, <이웃사람>, <점쟁이들>, <늑대아이>, <본 레거시>, <공모자들> 그리고 <광해, 왕이 된 남자>까지 전부 해서 10편의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했다. 각각의 영화에 대해서 한 줄 정도 평가를 하자면

19곰 테드 : 갖고 싶다. 19금 곰 인형! 코드가 맞는다면 영화 보는 내내 포복절도 할 수 있는 영화
레지던트 이블 5 : 모든 것이 끝난다는 카피는 거짓말. 싸움은 이제 시작?
대학살의 신 : 80분간 멈추지 않는 너무나도 우아하게 천박한 말싸움 퍼레이드.
피에타 : 극장을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로 김기덕 감독의 화법은 여전히 직설적이다. 힘들었다.
이웃사람 : 원작을 보지 않아서 그런지 매우 재미있었음.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가 일품
점쟁이들 : 감독님 특유의 황당 개그가 이 영화에서도 계속 이어지지만, 글쎄… 예전만큼 착 붙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늑대아이 : 일본 특유의 담백한 정서가 느껴지는 진짜 성장영화. 어른도 아이도 이 영화처럼만 자라라
본 레거시 : 제레미 레너의 크고 맑은 눈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지긴 하지만, <본>시리즈라는 수식어를 떼고 본다면 충분히 수준급 액션 오락물
공모자들 : 피에타 보단 덜하지만, 이런 정서의 영화는 늘 불편하다. 배우들의 재발견!
광해 : 배급사에서 1,000만 명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단다. 더 될지도 모르겠다.


깔끔하게 정리해서, 올 추석 최고의 영화는 역시 <광해>였다. 연휴 마지막 날인 10월 3일까지의 관객수는 전국 720만 명이 넘는다.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고, 작은 영화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볼멘 소리를 하지만, 솔직히 지금 상영중인 어떤 영화보다 잘 만들었고, 재미있다. 1000개나 되는 상영관에서 평균 60~70% 좌석을 채웠다는 것은 그만큼 이 영화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처음 <광해>의 이미지가 공개 되었을 때는, 심각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뿜어내는 오라가 엄청났고, 그 뒤에 펼쳐진 배경이 아무리 봐도 정극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고개가 갸우뚱 해졌다. 갑자기 코믹적인 요소들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불안했다. 어쩐지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슷한 소재의 영화인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먼저 개봉해 관객들로부터 외면 받은 전력이 있기에 불안함은 커져갔다. 기자/배급 시사 직후 영화가 굉장히 잘 나왔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개봉 일을 일주일 당기는 초유의 배급전략을 통해 선전포고를 단행했다. 개봉과 동시에 정상을 차지했음은 물론이거니와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네이버, 다음 할 것 없이 포탈사이트 영화 평점은 평균 9점 대를 유지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주차에는 1주차 보다 더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고, 다른 영화들은 <광해>에 짓밟혀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리암니슨의 방문으로 <테이큰2>가 개봉일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키긴 했지만, 이 또한 오래가지 못했다. <연가시>로 탄력을 받은 김명민의 <간첩><광해>의 대항마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테이큰2>에도 이르지 못하는 스코어를 기록하며 예상 밖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해>는 일단, 영화의 만듦새 자체가 고급스럽고 모든 요소에 있어서 뛰어난 완성도를 보이는 작품이다. 탄탄한 이야기와 감독의 매끄러운 연출력, 미술과 조명, 촬영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무엇보다 1인 2역을 선보인 이병헌의 불꽃 튀는 카리스마는 영화 전체를 압도하며 관객들을 옴짝달싹 하지 못하게 한다.

타이틀롤을 맡은 이병헌의 위력은 류승룡도 한효주도 막을 수 없을 정도다. 온전히 혼자서 영화를 끌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그 보다는 모든 캐릭터들을 흡수하는 한편 돋보이게 하는 역할까지도 한다. 광해 혹은 하선을 중심으로 맺어진 인물의 관계도에 흔들림이 없는 것은 이병헌의 힘이고, 또한 그 힘으로 인해 모든 캐릭터들이 살아나 보이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진중해 보였던 드라마가 광대 하선의 등장으로 어느 순간 웃음으로 바뀌고, 그 웃음이 진심을 알게 되었을 때 눈물로 바뀐다. 오락 영화의 교과서 같은 구성으로 <광해>는 관객들을 스크린으로 빠져들게 하고, 웃게 한 뒤 나중에는 눈물까지 떨구게 만든다. 정치란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받는 것이라는 비루한 현실에서 분통을 터뜨리고, 권력을 쥔 자들의 허례허식에 당황하는 하선을 보며 공감을 하며, 그런 광대가 백성을 사랑하는 진짜 임금 이상의 왕이 되었을 때 관객들은 울컥하는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아. 정말 절묘한 드라마가 아닌가. 뿐만 아니라, 대선을 앞둔 요즘, 과연 진정 백성들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끊임 없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광해>만큼 현 시류에 잘 어울리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봐도, 우리네 부모님들이 봐도 무리가 없다. 분명 즐기는 포인트들은 다를 수 있겠지만,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광해>는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도록 이야기를 감추면서 영화를 설명하고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힘든지 몰랐다. 하지만, <광해>는 가능한 정보 없이 극장을 찾고, 그리하면 놀랍도록 재미있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한다. <도둑들>이 1,300만 명을 돌파했으니 당분간 한국영화에 이만큼 큰 흥행작이 나올 수 있을까 했던 짧은 생각이 <광해>를 보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1,000만 관객? 아니, <광해>는 그 이상을 꿈꿔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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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
추창민
이병헌 | 류승룡 | 한효주 | 김인권 |
      심은경 | 장광 | 김명곤
드라마,역사(사극)
15세이상관람가
201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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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성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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