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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와 박근혜, 읽어 보셨나요?

출판계에도 정치의 시즌이 돌아왔다 대권을 꿈꾸는 잠룡들의 남다른 인생 스토리, 그리고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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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정치적 포부와 국가를 위한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각각의 인물들이 살아온 인생역정 만큼이나 그들이 제시하는 국가의 비전도 다양하다. 덕분에 출판계에도 정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한국 정치판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예측 불가능의 상황이다. 각 정당의 예비 대선 주자 간에 경선이 이뤄지면서 의외의 돌발 변수가 연이어 출몰하는 탓이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막판까지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대권이라는 험난하고 긴 레이스에 참여한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다양한 삶과 개성이 엿보인다. 더구나 정당정치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한국 정치판에서 드문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비정당인이자 기업인, 학자로 더 잘 알려진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에 대한 대중의 지지다.

최근 비슷한 시기에 그러한 안철수 원장을 비롯해 보수정당의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후보와 그에 정면 도전하는 김문수 후보, 진보정당 1위 지지율의 문재인 후보와 뒤를 쫓고 있는 손학규, 김두관 후보 등의 비전과 생각을 담은 책이 나왔다.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는 기준은 국민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진지하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자 한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한 권 쯤은 참고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꿈꾸다
- 문재인이 꿈꾸는 나라


현재 민주통합당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 전 노 전 대통령과 부산지역 인권변호사 활동을 통해 처음 뜻을 함께한 그는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건강을 이유로 사직을 하기도 한, 어찌 보면 태생적으로 권력에 대한 집착이 없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런 그에 대해 대중의 인식은 내내 호의적인 편이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끝까지 신의를 지켰고 서거 이후에도 노무현 재단 상임이사 등을 맡으며 노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한 삶의 방식 덕분에 참여정부의 공과와는 별도로 그의 인격적인 평가는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은 그를 향한 지지가 드러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그가 대권에 나서기까지는 깊은 고민의 시간이 존재했을 것이다.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한 바람은 이전 그의 말과 행동에서 잘 드러나 있었지만 세상은 그의 바람과는 정 반대로 역행하고 있었다. 결국 그는 “민주 정부 10년 동안 온갖 고초 속에서 가까스로 일궈 놓았던 성과가 순식간에 그 이전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며 결국 현실 정치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결심에 이르게 됐다”며 대선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그는 최근에 발표한 저서 『문재인의 힘-사람이 먼저다』를 통해 자신의 정치 철학과 정권교체를 향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 민생현장 방문을 통해 만난 초등학생과의 간단한 인터뷰로 시작되는 책은 정치, 경제, 사회 분야별 사안들을 구체적으로 진단하며 새로운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책의 후반부에는 국민들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싣기도 했다. 그가 어떻게 국민들과 소통해 왔는지 어떤 말들에 귀 기울이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한다.


국민들에게 저녁의 여유를 돌려주겠다
- 손학규의 민생경제론


손학규 후보의 인생은 참으로 다양한 굴곡으로 이어져 왔다. 반독재 민주화 운동과 인권 운동에 나섰던 젊은 시절을 지나 제 14대부터 15, 16,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민선 3기 경기도지사 등의 화려한 이력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야권의 대표 주자로서 과거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민주당 대표까지 야당 당대표를 두 번 역임하며 통합야권을 만드는 저력을 보이며 자신의 입지를 세워나갔다.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서 다양한 행정경험을 두루 갖춘 그는 지지자들에게 오랫동안 준비된 대통령감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그런 그가 다시금 대권에 도전을 하며 내 놓은 책이 바로 『저녁이 있는 삶』이다. 여러 대권 주자들과 가장 큰 차별점은 민생경제에 초점을 맞춘 비전과 계획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책 제목인 ‘저녁이 있는 삶’이란 단순히 노동의 단축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경쟁적이고 적자생존의 법칙이 좌우해 온 우리나라의 이분법적 구도를 타파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제와 복지를 추구하겠다는 것이 바로 손학규 후보의 생각이다. 이는 기득권을 깨고 계층을 넘어선 사회통합이라는 궁극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철옹성처럼 견고한 기득권의 벽을 깬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손 후보는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유럽’의 노동과 복지, 교육과 의료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과 공동체를 중심으로 함께 협동하는 유럽의 복지 공동체를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창조적으로 적용해 민생경제 중심의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미다. 오래전부터 민생대장정 등을 통해 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온 그는 최근의 대한민국 현실을 극심한 불공정과 불합리, 불평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민생경제론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방향을 바로잡아 줄 시작인이 될 수도 있다.


서민을 중심에 두는 정치
-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예고하는 김두관


김두관 후보는 많은 이들에게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려왔다. 하지만 이제 그는 노무현을 넘어서려하고 있다. 그는 야당으로서 정권교체보다 더 중요한 상위 목표를 ‘성공한 서민정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서민을 위한 정치인으로 살아온 그의 말이기에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부분이다.

1986년 직선제 개헌 투쟁 당시 민통련 간사로서 활동 중 구속 돼 3개월간 수감됐을 때 그는 “모두가 서울로 갈 때 나는 고향에 가서 일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 후 그는 자신의 결심처럼 고향인 남해 이어리 이장을 시작해 선출직 공직자의 길을 걸어왔다. 37세의 나이에 남해군수를 시작해 강경산남도 도지사에 까지 오르는 동안 그의 삶은 오롯이 서민을 위한 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2002년부터 뜻을 함께 해오며 참여정부에서 행정자치부장관, 대통령 특보를 지내기도 했다. 그런 그를 사람들은 ‘이장 출신 장관, 도지사’로 부르기도 한다.

최근 그가 발표한 저서 『아래에서부터』는 서민들을 힘겹게 하는 양극화를 해소하는 새로운 방안을 담고 있다. 그가 찾은 정책적 모델은 바로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다. 룰라 대통령은 8년의 재임기간 동안 전 국민의 10%를 서민에서 중산층으로 끌어올린 인물. 이와 함께 김두관 후보는 우리나라의 정치가 더 이상 군림하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군민을 섬기는 정치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 그의 좌우명은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이다. ‘백성은 가난함을 근심하지 않고, 고르지 못함을 근심한다’는 의미다. 그런 생각은 그가 내세운 21세기 ‘신 삼균주의’로 설명되고 있다. 바로 지방균형발전, 사회균형발전, 남북균형발전이 그것이다. 남다른 그의 비전이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과연 실현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인가
- 박근혜, 위기의 조국을 구하겠다


최근 『女風당당 박근혜』라는 제목으로 출간 된 책은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김대우 시서평론가와 김구철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장이 공저했다. 저자들은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며 매번 당이 위기에 빠질 때면 항상 모든 것을 떠안고 회생시켜낸 박근혜 후보를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그러나 그들은 이 책이 보통의 ‘박근혜 관찰기’와는 다른 맥락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인 박근혜를 둘러싼 주변의, 무관해보이지만 긴밀한 선으로 연결된 움직임을 담아내 큰 그림으로서 박근혜 후보의 현 주소를 이야기하는 것이 그들의 취한 방식이다. 5년 전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박근혜 후보는 “저의 목표는 위기의 조국을 구하는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5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현 정권하에 조국의 현실은 여전히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박근혜 후보는 이미 지난 2007년 자신의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애로서의 기억, 전자공학도로서 서강대학교 전자공학 이공학부 수석 졸업 후 프랑스 유학을 떠났다가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학자의 꿈을 접었던 당시의 비통함,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내며 지켜본 국가 운영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청와대를 떠났던 박근혜 후보는 한동안 부모의 추모사업과 서민을 위한 무료의료, 장학 사업 등의 사회사업에 매진하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정치에 입문한 이유는 1997년 IMF 사태로 위기에 빠진 나라를 다시 바로 세우는데 일조하기 위함이었다. 그런 박 후보의 생각은 정치인으로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오늘에 이르러서도 변함이 없다. 현재 유력한 대권 후보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박 후보지만 그에 따른 공격과 네거티브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그가 그렇듯 험난한 대권 레이스에서 승리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모든 것은 국민의 선택에 좌우될 따름이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보수당 대권 주자
- 민생의 현장에서 일해 온 김문수


김문수 후보의 인생역정 역시 다른 대권 주자 못지않게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서울대 경영학과 시절 노동운동으로 두 차례 제적과 두 차례의 투옥을 경험하며 25년 만에 졸업장을 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젊은 시절을 야학과 농민운동에 몸담으며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까지 지낸 노동운동가로서 이력도 있다. 그런데 그가 몸을 담은 정당은 의외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이었다. 정치적 전향으로 시작해 최근 크고 작은 불협화음에 시달려 온 그지만 국민을 위해 일해 온 정치인으로서의 삶 만큼은 큰 이견 없이 인정받고 있다.

정치에 몸 담은 이후 그는 국회의원 10년 동안 9번이나 국정감사 베스트 의원으로 선정 됐으며 국회출입기자단 등에 의해 ‘약속 잘 지키는 의원’ ‘일 잘하는 의원’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결식아동을 위한 의정활동과 ‘납북피해자지원법’, ‘국군포로지원법’ 등 북한 인권 관련 법안을 발의한 것도 그의 성과다. 경기도지사로 재직 중에는 메니페스토실천본부가 뽑은 ‘공약이행평가 전국 1위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최근 대권출마를 선언하며 3권의 책을 발표했다. 바로 ‘김문수는 말한다’ 시리즈가 그것. 1권인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는 지난 6년 간 경기도지사로 일하며 틈틈이 수첩에 적어 두었던 메모와 단상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으로 현장 행정을 중시했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또 두 번째 『어디로 모실까요』는 도지사로서 택시 운전사 자격증을 따 경기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의 어려움을 체험했던 시간을 담으며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세 번째 『김문수는 다릅니다』를 통해서는 가난한 집 아들이 경기도지사가 되고 대권 도전하기까지 정직과 청렴으로 살아온 인생을 이야기하며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 시리즈가 모두 10권으로 예정 돼 있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이제까지 그의 삶과 이력은 험난한 대권 레이스에서 한명의 잠룡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제시하는 새로운 정치
- 변화의 아이콘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안철수 원장이 드디어 정치 참여에 대한 생각을 한 권의 책으로 털어놓았다. 그 제목 역시 『안철수의 생각』이다. 의사와 기업가, 학자로서 여러 가지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가 굳이 정치판이란 험로를 두고 고민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젊은 세대의 힘겨움을 위로하고 자신의 삶에서 얻은 지혜를 건넨 그에게 많은 이들은 위안과 용기를 얻었으며 그 호감은 어느새 무시 못 할 지지로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간 정치권에서 지속적인 입장표명 요구에도 불구하고 말을 아끼던 그는 이번 책을 통해 자신에게 쏟아진 세상 사람들의 궁금증에 답하는 한편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공교육 붕괴, 학교폭력 등의 사회 쟁점에 대한 입장과 복지와 정의, 평화를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의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와 대담형식으로 구성된 책을 통해 그는 이른바 ‘안철수 현상’으로 명명된 신드롬을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로 분석하고 있다. 즉, 대중의 높은 지지율은 자신에 대한 지지이기 보다 기성 정치권의 불신이 드러난 것이며 그 모두가 자신을 향한 지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책을 발표한 것은 국가 경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대중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이를 통해 대중들이 자신에 대한 지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의미가 있다. 기성 정치권과는 선을 그으며 차별화의 길로 갈 것이 예상되는 그를 향한 공격은 최근 시작된 듯하다. 급변하는 상황에 따라 정치판의 판도는 어떻게 바뀔지 그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다. 그의 철학과 신념이 어느 정도나 대중들에게 어필할지에 따라서 대선 레이스는 의외의 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올 연말 대권을 향해 나아가는 주자들은 사실 모두 대통령이 될 만한 자질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 그들의 삶은 이미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다만 좌우하는 것은 국민에게 누가 더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느냐는 것이 아닐까. 국민의 선택이 누구를 지목할 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대선 레이스에서 의외의 변수로 청와대의 주인이 바뀌는 선례가 있었던 상황에서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고 변수는 너무도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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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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