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함께’한 다섯 번째 독서 모임
서소문청사 대회의실에 나타난 서울시장님 원순 씨는 이렇게 인사했다. (원순씨 특유의 말투로 읽어주면 좋겠다.)
“열심히 독서 토론 하면, 훌륭한 공무원 되는 거 틀림없겠죠?(웃음)”
지난 7월 25일 서울시 서소문청사에서 다섯 번째 ‘서로 함께’가 열렸다. ‘서로 함께’는 서울시 시민, 투자, 출연기관, 시장님이 함께 하는 독서 모임이다. 이 날은 기획조정실장, 정무수석, 행정국장, 정책특보 등 간부 18명과 투자출연기관장 및 직원 40여명, 도서 추천시민, 지하철 봉사단 등 관련 시민 30여명이 참석했다.
“지원해서 오신 분들 맞죠? 억지로 오신 분 없죠?(웃음) 시장 된지 9개월 되는데요. 벌써 다섯 번째 독서 모임입니다. 이렇게 세월이 빨라요.(웃음)”
이날, 서로 함께 읽을 도서로 지정된 책은 『도시의 승리』(에드워드 글레이저│해냄)와
『지식e』(EBS 지식채널│북하우스) 두 권이었다. 도서 별로 발제가 먼저 진행되었는데, 이창연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이
『도시의 승리』를 7분여 간 짧고 강렬하게 전달했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쭉 살아온 이 경제학자가 쓴
『도시의 승리』는 그야말로 도시예찬이다.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이기도 한 저자는 경제학자답게 자유주의적 경제론으로 도시를 접근한다. 이를 테면, 인적 자본의 중요성, 집적의 효과, 경쟁의 효과, 비용과 혜택 등의 측면에서 도시를 검토하는 식이다. 그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핵심 키워드로 ‘혁신’과 ‘성장’을 제시한다.
저자는 진정한 도시의 힘은 건축물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말한다. 제아무리 주택과 인프라만 구축해봤자, 사람이 모이지 않는 도시는 결국 쇠퇴하게 된다는 거다. 쇠퇴하는 도시로 그는 제조도시 디트로이트를 예로 들고, 반대로 사람이 모이는 성한 도시로 뉴욕을 꼽는다. 뉴욕은 제조업의 생산성 기반이 무너져 쇠퇴하는 듯 보였으나, 1970년대부터 금융, 디자인 산업 등으로 부흥하면서 세계 아이디어의 중심지가 되었다는 거다. 사람들이 모이는 즐거운 도시만이 부흥한다.
하지만 뉴욕과 서울은 엄연히 다른 공간이므로, 우리는
『도시의 승리』에서 승리 도시로 꼽은 뉴욕의 성공 요건을 서울에 견주어봐야 한다. 이창연 연구원장은, 서울 역시 랜드마크의 건설 보다는 시민의 복지, 교육, 빈곤 지원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서울이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가치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정리했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저자가 승리하는 도시의 요건으로 제시한 내용이 내 공약하고 비슷한 데가 많아서 놀랐다. 건물을 짓는데 집중하는 도시가 아니라 문화가 모이고, 사람이 중심인 도시가 번영한다는 생각에 나 역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서로 함께’ 독서하고 학습하는 서울 만들기
두 번째 책
『지식e』는 이 책을 추천한 시민이 간략하게 발제를 했다.
『지식e』에 소개된 에피소드 두 개를 들려주었다. 매맞는 아내가 학습화된 무력감으로 현실에 안주하다 결국 죽음에 이른 이야기를 다룬 ‘저는 오늘 꽃을 받았습니다’, 가난은 개인적인 문제보다 적은 돈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시스템의 문제라며, 가난만 증명할 수 있다면 아무 증명 없이 소액대출을 해주는 그라민 은행 에피소드였다.
최근 신한은행이 이와 반대로 있는 사람에겐 덜 받고, 없는 사람에게 더 받는 학력 차별 대출 사건을 연계하며, 이 두 가지 이야기를 함께 생각해보자고 했다. 더불어 서울시에 들고양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제안했다. 고양이 보호구역을 만들어 공동관리하면 마을마다 캣맘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고양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원순 씨는 시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서울시가 하반기에 동물 복지 관련 과를 신설할 계획이며, 앞으로 동물 보호를 더욱 강화하는 정책을 내 놓을 것이니 안심하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서로 함께 서울시의 문제를 나누고, 책에서 생각의 길을 찾는 독서 모임은 이런 자리였다. 시민, 공무원, 시장 및 관리자들이 서로 서울에 희망하는 점을 이야기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 기회를 모색해보는 시간이었다.
“’서로 함께’ 독서토론 모임이 본래는 간부 몇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그러다 서울시 투자 기관이 합류했고, 이렇게 시민들도 참여하는 자리로 확대되었습니다. 여기서 얘기되는 책은 아무래도 몇 백 권은 더 팔리지 않을까요?(웃음) ‘서로 함께’가 독서하고 학습하는 서울의 진앙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분 자유 토론, 도시의 진정한 승리란 무엇일까?
이어 오늘 함께 읽은 책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자유 토론이 진행되었다. 모임에 참여한 사람 누구에게나 3분의 자유 발언 시간이 주어지고, 정해진 시간이 초과되면 모래 시계 경보음이 울린다.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는데, 저자의 주장이 명확한
『도시의 승리』에 관한 의견이 많았다. 과연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승리란 어떤 승리를 의미하는가? 이러한 의문이 제시되기도 하고. 저자가 말하는 승리한 도시의 여건, 경쟁적으로 살아남은 도시의 풍경이 과연 최선인가 하는 비판적 시각을 제시한 시민도 여럿 있었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각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짧게 감상이나 의견을 덧붙였다.
시민1: 시설공단에서 근무하는 조건형입니다. 『지식e』 보면서 우리가 평소 생각의 폭이 얼마나 좁은가 새삼 느꼈습니다.
『도시의 승리』는 서울과 책에서 제시하는 뉴욕의 문화적인 차이가 크구나 느꼈습니다. 그 중에서 친환경, 정보의 집약에서 도시가 승리했다고 얘기하는데, 과연 그런가 의문입니다. 서울 역시 축소되고 있는 도시입니다. 서울시가 패배한 도시라는 뜻이 아니라, 서울시는 인구가 줄고 있어서요. 이것은 책에 의하면 어떤 현상의 반증인데, 서울이 개발 위주가 아니라, 좀더 가치 지향적인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원순: 시설관리공단에 저렇게 지성적인 직원이! 사장님,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웃음) 서울이 인구가 준다고 쇠퇴한다고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28페이지 이런 내용이 있더라고요. 궁극적으로 도시가 해야 할 일은 자금 지원, 복지를 통한 도시인 돌보기라고요. 거기에 저도 동의합니다.
시민2: 『도시의 승리』는 책에서 소개하는 역사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작가의 견해에는 동조하기 어려웠어요. 작가는 성장 중심의 도시 승리를 말하고 있고, 도시의 삶이 유익하다고 대단히 단호한 결론을 내리더라고요. 도시의 삶보다는 별이 쏟아지는 밤, 맑은 공기를 더 지향하는 사람이라, 도시의 승리를 강조할 게 아니라, 도시에 사는 사람의 승리를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싶었어요. 도시의 근본이 건물이 아닌 사람이라고 했으니까요. 이 저자가 작년 6월에 방한에서 서울에 관해 논평을 했는데, 서울이 한국적 색체가 정말 강해서 글로벌화가 덜 되었다고 했거든요. 어디를 보고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박원순: 대단하십니다. 보통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의견에 빨려 들어 읽기 쉬운데, 그런 자세를 갖고 읽으시면, 이런 책을 한 권 쓰실 수도 있겠어요.
시민3: 결혼이주여성 도와주는 NGO단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장님이 하고 싶은 일이 이 책 안에 제시된 내용과 비슷하다고 말씀하신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이민자들의 권리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요. 우리가 단일민족이라고 외국인들 대척하는 분위기가 있는데요. 한국도 조금 더 개방적이고 늘 열려있는 도시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시장님이 하실 일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웃음)
시민4: 서울시 자원봉사단 대학생입니다. 『도시의 승리』 읽으면서, 우리 사회는 비용 부담자와 수혜자가 일치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런 제정적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데에서 갈등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구성원들끼리 신뢰와 협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도시가 승리하는 데 중요한 요소일 것 같습니다.
또 도시의 승리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도 봐야 할 것 같아요. 이 책은 경제학자 기준에서 써서 그렇겠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보면 경제 발전은 눈에 보이는 성장률 지표뿐인데, 그 뒤에 있는 궁극적인 목표의 수단이 아닐까 싶어요. 이 책은 그 수단만 이야기하고 있고요. 그 뒤에 목적에도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시민5: 서울시 복지재단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이 ‘서로 함께’잖아요. 왜 서로 함께일까. 왜 두 권의 책을 읽게 했을까 고민해봤습니다.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다는 균형감을 갖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도시의 승리』는, 경제학자로서 성장과 효율을 강조하고, 도시의 장점만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식e』는 양극화 등의 도시의 부정적인 문제도 살펴볼 수 있으니까요.
결국, 결국 도시는 혁신의 발전소이고, 사람 중심의 철학과 가치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지식e』는 우리가 무엇을 바꿔갈 것인가, 끊임없이 묻는 책 같았어요. 서울이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성장과 함께 우리는 무엇에 힘써야 하는가 묻는 책 같았습니다.
박원순: 오늘 이 자리에 눈에 띄는 사람이 계세요. 머리는 하얗지만, 정말 즐거워 보이는 표정으로 앉아계시는 분이 저기 계신데요.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시민6: 『도시의 승리』을 읽었는데 과연 이것만으로 도시가 승리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웃음) 도회지에 일거리가 없어서 찾아오는 분들을 도회지에서 잘 성장한 분들이 잘 품어줄 마음이 없다면 진정한 승리가 아닌 것 같다. 균형 잡힌 교육이나 복지가 잘 이루어진다면, 도시가 도시로써 구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일본에서 독거노인들이 많이 죽어간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런 분들이 많거든요. 외롭고 고독한 분들이 많아요. 그런 소외된 분들과 나누고 사는 공간이 서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원순: 시민들에게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는 게 행복한 도시겠죠. 오늘 다양한 부분에 관해 얘기해주셨는데요.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문제들을 주신 것 같습니다. 다음 모임은 9월에 있습니다. 함께 읽을 책을 예스24를 통해 선정해주세요.
(‘서로 함께’ 읽을 책 선정하러 가기☞
//www.yes24.com/campaign/00_corp/2012/0511Together01.aspx)
원순 씨가 휴가지에서 읽을 책은?
박원순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모임에서 휴가철에 읽을 책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한 시간 가량의 토론이 끝나고, 박원순 시장님의 휴가철 독서 목록이 공개되었다. 8월 1일, 오늘부터 휴가를 떠난 시장님은 지금도 아마 독서 중 아닐는지?
“최고의 피서는 독서입니다. 제가 이번에 휴가 갈 때 가방에 넣어갈 책 몇 권을 소개해 드릴게요. 제인 구달과 이효리 씨가 강력 추천한 책입니다. 션 케니프 저자의 『꿈꾸는 황소』, 이효리 씨도 동물에 관한 책을 하나 쓰셨죠.
『가까이』도 읽을 예정입니다. 후반기 조직개편에 동물 복지 관련 과를 만들 예정이거든요. 그리고 휴가니까 만화책도 한 권 읽어야겠죠? 촉망 받는 만화가 최규석 작가의
『습지생태보고서』. 여기서 말하는 습지는 자연의 습지가 아니라 반 지하 자취방을 의미한답니다. 이야기만 들어도 마음이 짠하죠. 책을 읽으면서 청춘의 삶을 마음으로 담아 오겠습니다.
세상에 관한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책도 가져갑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세 권입니다. 어떤 통찰이 들어있을지 기대됩니다. 올해가 다산 정약용 250주년이잖아요. 제게 늘 나침반 같이 길잡이가 되어주고 정신을 늘 긴장하게 만들어주시는 분입니다. 꾸준히 다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정민 교수의
『삶을 바꾼 만남』을 읽으며 그분과의 만남을 가지려고 합니다. 조지스티븐 저자의
『두려움 없는 미래』도 챙겼습니다. 미래의 메가 트랜드를 분석하고, 미래 성장산업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분의 생각을 읽지 않을 수 없죠.
『안철수의 생각』도 읽을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약간 더 떨어진 곳으로 휴가를 떠납니다. 서울을 떠났다고 제가 서울을 잊을 수 있겠어요?(웃음) 오기사 씨가 서울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예민한 필치로 적은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를 읽으면서 계속 서울 생각을 할 생각입니다.
도시 빈민 가족을 얘기하고 있는
『사당동 더하기25』도 마음으로 읽을 예정입니다. 이런 책들 사이사이에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직접 쓴
『시 읽기 좋은 날』을 읽으려고요. 시는 늘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늘 시민의 가슴에 남는 한편의 시 같은 시장이고 싶습니다. 그 전에 시를 가까이 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시를 가까이 하는 서울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다 읽으려면 휴가가 정말 길어야 되겠죠?(웃음)
모두 휴가 다 가시고요. 간부들의 휴가계획서를 다 봤습니다. 2~3일밖에 안 가시는 분도 많으시던데요. 얼른 연장하시고요. 시원한 독서 피서 다녀오시길 바랍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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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휴가철, 원순씨의 독서목록
1. 동물 복지에 앞장서는 서울
『꿈꾸는 황소』
션 케니프 저/최재천,이선아 공역 | 살림출판사
동물과 인간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없을까?’ 황소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 이야기. 유일하게 농장에서 생각하는 존재인 황소 에트르는 농장 안에서 끔찍한 진실을 마주한다. 도살자의 칼에 잔인하게 살육되는 운명을 피해 과연 에트르는 자유와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또 주변의 생각하지 않는 황소들을 이끌고 농장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인간에게도 황소에게도 녹록치 않은 세상살이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까이』
이효리 저 | 북하우스
이효리가 입양견 순심이와 함께, 보다 즐겁고 행복한 삶을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만났던 여러 동물들, 그리고 순심이를 비롯한 네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하는 일상을 전한다. 또한 순심이로부터 시작된 그의 관심은 나아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동물들을 아우르고, 우리가 잘 몰랐던 공장식 사육, 유기견 보호소의 현실, 모피 동물의 고통 등의 문제를 꺼내며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2. 도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습지생태보고서』
최규석 글,그림 | 거북이북스
여기서 말하는 '습지'는 비만 오면 물이 고이는 반 지하 단칸 자취방을 의미한다. 이곳에서 서식(?)하는 지방사립대 만화학과 대학생 네 명과 군식구의 리얼한 궁상생활의 기록이 담겨 있다. 주인공인 최군, 재호, 정군, 몽찬. 네 명의 젊은이들과 군식구 사슴 녹용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내밀한 욕망들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유치함, 치사함, 비열함과 그로 인한 갈등을 예리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사당동 더하기25』
조은 저 | 또하나의문화
동국대학교 사회학자 조은이 1986년에 사당동에서 처음 만난 한 가난한 가족을 25년 동안 따라다닌 연구와 이야기를 갈무리한 책이다. 이 책은 한국 근대화, 신자유주의 세계화 과정에서 재생산되고 있는 도시빈민 가족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빈곤을 겪어 보지 않은 사회학자가 연구 대상일 뿐이던 한 빈곤 가족을 4세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만나는 과정에서 빈곤을 연구한다. 25년간 가난이라는 '현실의 재현'과 '두꺼운 기술'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험한 궤적을 보여 주는 문화기술지다.
3. 책에서 통찰력을 구하다
『십자군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저/송태욱 역 | 문학동네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이 위력적인 한 마디로 촉발된 십자군 전쟁은, 결국 인간이 일으킨 전쟁이다. 십자군 전쟁에서 역사가들이 광기와 사망자 수, 증오와 원한에 찬 비극의 기원을 발견했다면, 시오노 나나미는 인간의 욕망과 의지가 만들어낸 장대한 드라마를 발견한다. 그 빛과 어둠 속에서 매혹적인 인간 군상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저자는 압도적인 필치로 그려낸다.
『삶을 바꾼 만남』
정민 저 | 문학동네
오랫동안 다산의 발자취를 연구해온 한양대학교 정민 교수가 다산 정약용과 그의 제자 황상 사이에 이어진 신실한 사제간의 정을 그려냈다. 강진 유배지를 배경으로 인간적이고 엄격한 스승이었던 다산의 새로운 모습이 보이고, 부단한 노력으로 스승의 말씀을 좇았던 제자이자 이제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 황상이 재조명된다.
『두려움 없는 미래』
게세코 폰 뤼프케 저/박승억,박병화 공역 | 프로네시스
위기 담론이 가득한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미래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통찰과 전략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은 노벨상 수상자들로부터 세계적인 석학들, 시민운동 지도자들이 진단한 현재와 같은 대전환의 시대에 대한 견해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 개개인이 가진 가능성에 대한 통찰로부터 어떻게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를 말해준다.
4. 휴가 때도 ‘생각’해봅니다
『안철수의 생각』
안철수 저/제정임 편 | 김영사
안철수 교수의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에서 인간 안철수에 대한 궁금증,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ㆍ공교육의 붕괴와 학교폭력ㆍ언론사 파업과 강정마을 사태 등 사회 쟁점에 대한 견해, 복지와 정의와 평화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비전과 통찰, 그리고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 대해 이야기가 담긴,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와의 대담집이다. (‘안철수는 무슨 생각 하나?’ 기사 보기 ☞ //ch.yes24.com/Article/View/20271)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
오영욱 저 | 페이퍼스토리
그림 그리는 건축가 오기사가 살고 걷고 숨 쉬며 사랑하는 도시 대한민국 서울의 건축과 지문, 도시와 사랑, 삶에 관한 이야기.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의 섬세한 지문을 오기사 특유의 감성과 시선을 담아 8가지 키워드로 읽어 낸다. 자신의 건축 설계 사무실이 있는 신사동 가로수 길과 시끌벅적한 종로 거리에서부터 청와대, 국회의사당, 서울 광장, 한강의 다리들, 고궁과 미술관, 일상적인 공간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에 사는 이들의 터전을 '건축'과 '도시'라는 프레임 속에서 새롭게 그려냈다.
5. 시 읽는 서울을 꿈꾸며
『시 읽기 좋은 날』
김경민 저 | 쌤앤파커스
그 어떤 것보다 절절하고 완성도 높은 시들만을 뽑아 수록했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너를 향한 눈빛’, ‘나를 향한 응시’, ‘세상을 향한 목소리’라는 세 개의 주제로 나뉘어 저자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던 시의 단순한 의미해석을 넘어, 다양한 시각과 다채로운 해석으로 시를 재해석 수 있게 하고, 차분하고 담백한 어조의 에세이를 통해 감동을 더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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