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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톱모델이 한국 슈즈 모델이 된 사연 - 미란다 커 Miranda Kerr

선망의 대상이자 동경의 대상인 ‘엔젤’같은 여인 만인의 연인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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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모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친절하고 상냥한 태도, 긴 촬영시간에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성격, 그리고 낯설 수도 있는 다양한 스태프들과도 친화력 있게 곧잘 어울리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사람들이 왜 미란다 커, 미란다 커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마 한 번이라도 그녀와 작업해본 사람이라면 남자건 여자건 할 것 없이 그녀의 매력에 퐁당 빠지리라.

이 세상에 미란다 커라는 모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누가 뭐래도 바로 미국의 초대형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을 통해서다. 저렴한 가격대에 혁신적이면서도 섹시함을 잃지 않는 디자인과 과감한 색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빅토리아 시크릿은 최고의 몸매를 자랑하는 톱모델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모델로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대단한 슈퍼모델 그룹 속에서 미란다 커는 몸매 비율로는 신이 내린 황금비율이라 할 만큼 단연 돋보이는 존재다.

특히 그녀의 진가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런웨이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데, 미란다 커는 아찔한 란제리 차림으로 캣워크를 걷는 엔젤들 중에서 가장 많은 환호성과 플래시 세례를 받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슈퍼모델이 할리우드 배우만큼이나 인기가 높았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이후 무성했던 ‘슈퍼모델의 시대는 이제 저물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모델 미란다 커의 인기는 이례적이다. 가히 모든 남성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여성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으니 말이다.

빅토리아 시크릿을 대표하는 여신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거머쥔 그녀이지만 이제는 그녀를 단지 유명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로만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지금은 다른 어떤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 못지않은 파파라치를 몰고 다닐 정도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 시리즈의 금발 전사 ‘레골라스’, 혹은 < 캐리비안의 해적 >의 윌 터너 역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대표 미남 배우 올랜도 블룸과의 핑크빛 로맨스 이후 그녀는 말 그대로 파파라치의 1차 표적이 되었고, 곧바로 이어진 결혼과 출산은 그녀를 파파라치계의 여왕으로 등극시켰다.




아이러니한 점은 올랜도 블룸과의 열애 때문에 파파라치들이 쫓아다니며 찍어댄 사진들로 팬들의 질투를 사기보다는 일상에서도 미모가 빛나고 우월한 몸매를 유지한다는 데에 찬사를 받으며 오히려 전 세계 여성들의 스타일 아이콘으로 더욱 사랑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미란다 커는 최근 출산하고서도 전보다 더 완벽한 몸매를 뽐내고 있는데다 남편과 그녀의 우월한 유전자를 오롯이 물려받은 잘생긴 아들 플린의 사진이 공개되며 뭇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사실 미란다 커는 한국에서도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몇 안 되는 모델 중 하나다. 이렇게 유명세를 떨치게 된 데는 한국의 한 모바일 화보 업체가 미란다 커의 섹시한 자태를 담은 화보를 제작해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그녀를 한국에 초청한 일 때문이었다. 그녀의 방문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가 이루어져 공중파 방송의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필두로 다양한 매체에서 그녀에 관한 기사를 볼 수 있었다. 또한 TV에 한복을 입고 출연한 일이나, 한국식 별명인 ‘미란이’를 그녀 스스로 거듭 언급하며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인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실 나는 미란다 커가 왜 섹시한 자태로 등장하는 모바일 화보를 수락했으며, 한국 방문 때도 언론 노출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었는지 의아했다.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드는 톱모델인데다 소속 에이전시 역시 업계 최고라 칭송받는 IMG인데 어째서 그런 결정과 행보를 두고만 보는 걸까 강한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그 의문은 그녀와 광고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풀렸다. 답은 미란다 커의 타고난 성격에 있었다. 우리가 사진이나 화면을 통해 익히 보아온 그녀의 섹시하면서도 건강하고 발랄한 이미지는 바로 타고난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이런저런 말을 해도 별로 개의치 않고 자신이 즐겁고 좋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밝은 성격. 그래서 일을 결정할 때도 에이전트의 전략보다는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한다.

사실 내가 맡은 미란다 커의 광고 작업에도 그녀의 개인적 선택이 크게 작용했다. 그것은 바로 한국계 슈즈 디자이너 지니 킴Jinny Kim이 새로 론칭한 페르쉐Perche 브랜드의 광고 작업이었다. 처음에 그녀의 에이전트는 이 브랜드의 이미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지니 킴은 한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미란다 커를 브랜드 모델로 강력히 원했고, 그래서 한국의 슈즈 브랜드에 관해 사전지식이 없었던 미란다 커와 에이전시를 위해 브랜드 홍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결국 미란다 커는 새로 론칭하는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그 콘셉트와 디자이너의 비전에 상당히 호감을 표하며 계약서에 사인했고 광고 작업은 촬영까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유명한 브랜드의 캣워크나 광고 캠페인이 경력에 훨씬 더 도움된다는 건 당연히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의 경우 경력에 유리한 쪽보다는 즐겁게 일하고 싶은 바람을 우선시하는 편이에요. 평생 이 일을 하면서 살 거라면 이왕이면 즐겁게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아주 간단한 이유에서죠.” 일을 선택하는 그녀의 관점은 이렇듯 명확하다.

실제로 미란다 커는 페르쉐 광고 촬영 이후에도 당시 착용했던 구두나 핸드백을 자주 착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계적인 브랜드나 초고가 상품이 아니라면 모델들이 브랜드 광고를 찍었다고 해서 실생활에 착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상품의 가격과 명성에는 관계없이 자기 마음에 든다면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입고 다니는 그녀의 행동이 결국 클라이언트를 비롯해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사실 그녀와의 촬영에 임하기 전까지, 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미란다 커에 열광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몸매도 캣워크를 주름 잡는 모델이라기엔 조금 부족하고, 오히려 개성 강한 화보에 어울리는 쪽인데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로 너무 섹시미만 강조한다는 인상도 컸다. 올랜도 블룸과 결혼했단 이유로 세간의 관심이 실제보다 과대평가된 것은 아닌가 하는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톱모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친절하고 상냥한 태도, 긴 촬영시간에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성격, 그리고 낯설 수도 있는 다양한 스태프들과도 친화력 있게 곧잘 어울리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사람들이 왜 미란다 커, 미란다 커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마 한 번이라도 그녀와 작업해본 사람이라면 남자건 여자건 할 것 없이 그녀의 매력에 퐁당 빠지리라.

임신과 출산으로 휴식기를 가졌던 그녀는 지난 가을부터 다시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10월에 열린 파리의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서는 샤넬을 비롯해 크리스티앙 디오르Christian Dior, 로에베LOEWE,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빅터 앤 롤프Viktor & Rolf, 랑방Lanvin 등 주목도 높은 런웨이를 여럿 섭렵하면서 화려하게 컴백을 알렸다. 또한 그녀를 세계적 모델로 등극시킨 빅토리아 시크릿의 패션쇼에도 2년여 만에 복귀, 도무지 출산한 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최상의 몸매를 선보임으로써 제2의 전성기가 도래했음을 널리 알렸다.




살벌할 만큼 경쟁이 치열한 메인스트림 패션업계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우선으로 선택한다는 그녀를 왠지 모르게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남편인 올랜도 블룸을 쏙 빼닮은 아들 플린과의 시간이 정말 행복하지만, 일도 그만큼 즐겁기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계획이라는 그녀를 보면서 어쩌면 이같은 사람을 두고 ‘만인의 연인’이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미란이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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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뮤즈 조엘 킴벡 저 | 미래의창

조엘 킴벡, 그가 드디어 자신의 책을 펴냈다. 현재 뉴욕 패션가에서 가장 핫한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며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인 그는 전 세계 패션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는 진정한 ‘글로벌 노마드(Global Nomad)’다. 요즘 제일 잘 나가는 할리우드 여배우부터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세계적인 스타일 셀럽 30인의 솔직담백한 백스테이지 인터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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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엘 킴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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