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 “어린 나이에 연예계 데뷔 절대 반대” -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라디오 어덜트’들을 위한 최고의 안내서 이른바 ‘배철수 리스트’엔 어떤 곡들이…?!
언제부터인가 라디오에서 ‘음악’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신에 10대 아이돌 스타들의 신변잡기가 라디오의 주요 컨텐츠로 자리잡게 됐다. 라디오의 대주주인 음악이 주변인의 신세가 된 것이다. 물론 이 변화 속에서도 굳건히 음악 중심의 자존심을 지킨 프로그램이 없지는 않다.
언제부터인가 라디오에서 ‘음악’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신에 10대 아이돌 스타들의 신변잡기가 라디오의 주요 컨텐츠로 자리잡게 됐다. 라디오의 대주주인 음악이 주변인의 신세가 된 것이다. 물론 이 변화 속에서도 굳건히 음악 중심의 자존심을 지킨 프로그램이 없지는 않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배철수의 음악캠프’(이하 ‘음캠’). 언제나 생생하고도 충실한 팝 정보와 음악을 전하며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음악에 대한 열정과 즐거움 그리고 록의 정신을 심어준 이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주인장 DJ 배철수가 있다. 지금 소개하려는 책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은 20주년을 기념하여 배철수가 직접 선정한 100대의 명반 그리고 이 명반을 만든 팝의 전설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재미는 배철수 본인의 개성이 담긴 100대 명반 리스트와 촌철살인의 멘트다. 추천사를 쓴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말을 빌리자면 이른바 ‘배철수 리스트’는 록의 황금기를 접하지 못하고 훗날 이론적으로 배워서 틀을 갖춘 젊은 연구자가 선정한 것이나, 연주 경험이 없는 평론가가 머릿속에서 뽑은 것과는 다르다. 오랜 음악 팬이자 실제 연주자와 가수, 이런 음악 저런 음악을 두루 접해본 방송 디스크자키로서의 장점이 고루담긴 리스트라는 것이 임진모의 평가다. 가령 레드 제플린이나 딥 퍼플, 크림 등의 앨범은 ‘송골매’ 시절의 경험이, 듀란 듀란, 필 콜린스, 셔냐이어 트웨인의 앨범 같은 경우는 평단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대중성이 선정기준으로 작용했다는 것. 록 일변도에서 벗어나 마일스 데이비스나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와 같은 재즈 뮤지션들이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배철수 리스트’가 이 책의 가치라면 이 책의 재미는 ‘배철수 멘트’에 있다. 실연(實演)과 방송 두 방면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날카롭고 솔직한 그리고 유머가 있는 멘트가 100장의 앨범 하나하나마다 담겨있다. 가령 비틀스의 그 유명한 ‘화이트 앨범’에 대해서는 “사실 이 팀의 앨범이라면 어느 것을 골라도 별 반대가 없을 것이고 그래서 무식하게 곡이 많이 수록된 앨범을 선정했다. 이 팀의 음악을 30곡이나 들을 수 있다니 정말 땡잡은 거 아닌가!”라는 멘트를, 갑작스런 사망소식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에겐 이런 말을 건넨다. “이 앨범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마이클 잭슨은 왜 그렇게 빨리 우리 곁을 떠나갔을까. 음악 이외엔 사는 데 너무 서툴렀던 이 친구에게 사람들은 왜 그토록 조롱을 해댔을까. 우리는 어렵고 힘들 때 마이클의 음악을 듣고 보면서 위로를 받았는데 정작 그가 힘들 땐 곁에 아무도 없었다. 난 그래서 너무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하는 건 절대 반댈세.”
이 밖에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자랑하는 전통인 방한 스타들의 스튜디오 인터뷰 전문도 실려 있다. 시카고, 딥 퍼플 출신의 존 로드, 포플레이, 익스트림, 케니 G, 블랙 아이드 피스, 첼리스트 장한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엄선한 10여 팀과 배철수가 나눈 진솔한 대화와 그들의 음악적 열정을 만날 수 있다.
30~40대 음악 팬들과 팝 마니아들은 물론, 세대, 연령 불문하고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애청자들이라면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는 책이다.
1990년 3월19일 첫 전파를 탄 이후로 퇴근 시간 저녁이면 어김없이 털털한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흘렀다. 그 시절 첫 방송을 듣던 고등학생은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고, 신입사원은 은퇴를 가늠할 나이가 되었다. 수많은 뮤지션이 그의 방송을 듣고 음악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고, 음악을 취미로 여기게 되었다. 이 책은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걸어온 길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수험서/대학교재 담당 MD. 2009년 팬 생활을 청산하고 ‘동네 야구평론가’의 길을 걷고 있다. 『김성근 평전』을 써 보는 것이 평생 꿈이다.
<배철수>,<배순탁> 공저20,700원(10% + 5%)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걸어온 20년, 배철수가 소개하는 100장의 명반 지금의 음반 시장 규모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한때 POP 음반이 100만장씩 팔려나간 시절이 있었다. 휘트니 휴스턴의 「보디가드 OST」가 그랬고, 「타이타닉 OST」도 100만장을 기록하곤 했다. 불과 21세기 초두만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