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간담회] 근대화 욕망이 이글거리는 강남 형성사

소설가 황석영, 소설 『강남몽』 출간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소설가 황석영이 인터넷에 연재하던 소설 『강남몽』을 출간했다. 지난 6월 30일 서울 역사박물관 한식당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오랫동안 쓰고 싶었던 강남 형성사를 드디어 써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황석영(ⓒ 백다흠)

소설가 황석영이 인터넷에 연재하던 소설 『강남몽』을 출간했다. 지난 6월 30일 서울 역사박물관 한식당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오랫동안 쓰고 싶었던 강남 형성사를 드디어 써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1995년 6월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당시 강남 백화점 붕괴 사건을 중심에 두고 다섯 화자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부동산 업자, 화류계 요정, 백화점 종업원, 조직폭력배 등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물들의 욕망을 통해 자본주의와 개발독재시대의 일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제목 『강남몽』은, 꿈 ‘몽(夢)’ 자가 암시하듯,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살림살이가 꿈과 같이 덧없다는 의미다.

저자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차례로 무너지던 “1995년 무렵이 정치적이고 형식적 민주주의가 시작된 때”라며 “한국 자본주의 근대화의 그늘과 상처를 다루면서, 현재 우리의 삶의 뿌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돌이켜보고자 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강남 형성사를 재연하기 위해 신문과 미국 국립문서보관서 등의 기록을 찾아 사실적으로 재구성했다. “소설 속 80퍼센트가 팩트”라고 밝힌 저자는 김구, 여운형, 박정희 등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은 실명을 피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 외의 엑스트라격 인물들은 삼풍백화점 회장 이준을 김진으로, 김창룡을 김창수 등으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당대에 관심을 기울이면 눈치챌 수 있을 정도다.

저자는 뒤늦게 공개된 현대사 자료를 찾아보며 “팩트의 힘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사실은 굉장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지 않고, 중립을 지키려고 애썼는데도 굉장히 불온한 작품이 되었다. 팩트 자체가 불온했다.”

오랫동안 품고 있던 이야기였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옛날처럼 그야말로 ‘광복 반세기’ 식의 대하소설로 쓸 수는 없고 그런 접근은 낡은 방식이라고 생각했다.(작가의 말)” 인형극의 꼭두각시놀음에서 힌트를 얻어, 복잡한 이야기를 인물 중심으로 구성했다. 결과적으로 당대를 다큐멘터리처럼 포착해냈다. 장면 전환이 빠르고 부각된 캐릭터가 눈에 띈다. “시나리오 쓰듯이 작업했다. 신을 결정하고, 인물을 배치했다.”며 향후 영화화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세상이 복합적이고 복잡하다는 것, 그런 것들을 쓰는 게 문학이 할 일”이라고 밝힌 저자는, 앞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집필 의지도 밝혔다. 덧붙여 이 소설이 “이 사회의 중추인 넥타이 부대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요즘 사람들이 고민이 많다. 저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꼭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이민을 가야 하나. 우선, 부동산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여태 달려만 왔으니 이제 한번 사회의 구멍을 들여다볼 때다. 잘 가고 있는지 돌이켜봤으면 좋겠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4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강남몽

<황석영> 저10,800원(10% + 5%)

한국 현대문학의 거장 황석영이 개발과 성장을 향해 멈출줄 모르고 달려온 한국사회를 말하다 무너져 내린 자본주의 사회에 깔린 수많은 사람들의 외침! 1994년, 멀쩡하다고 생각되었던 다리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TV앞을 떠나지 못했던 아침이 있었다. 1995년, 멀쩡하게 보인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건물 잔해..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