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8일 저녁, 글로벌 경매사 소더비(Sotheby’s) 뉴욕에서 역사적인 경매가 있었습니다. 바로 가장 가치 있는 개인 소유의 컬렉션 중 하나로 기록된 에밀리 피셔 란다우 컬렉션(The Emily Fisher Landau Collection) 경매였는데요.
그녀는 누구일까요?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컬렉터이자 뉴욕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의 최고 후원자로 알려져 있는 에밀리 피셔 란다우(Emily Fisher Landau)는 패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과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여성 컬렉터 중 한 명입니다. 그렇기에 유명 컬렉터의 작품들이 경매 시장에 나온다는 소식만으로 관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죠.
2일간 진행된 해당 컬렉션 경매에서는 총 111점의 작품이 세상에 나오며, 전 작품 낙찰과 동시에, 약 5조 4,804억 원(42억 5천만 달러)에 이르는 낙찰 총액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컬렉션의 작품은 심지어 그녀의 컬렉션 중 일부일 뿐, 남은 수백여 점은 현재 휘트니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경매의 화려한 라인업 중에서도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b.1881-1973)의 ‘시계를 찬 여인(Femme à la montre)’ 작품은 단연 독보적이었는데요. 이 작품은 1932년에 제작된 60호의 작품으로 피카소의 여인이자 뮤즈였던 마리 테레즈 월터의 시계를 찬 모습이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4분간의 경합 끝에 약 1,812억 원(1억 3,900만 달러)에 판매되어 피카소의 작품 중,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 1955)’ 작품 다음으로 경매 사상 2번째로 높은 가격을 기록함과 동시에 시즌 최고가를 기록했답니다.
유명인들의 컬렉션은 어떻게 경매에 나오게 되나요?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여성 컬렉터인 에밀리 피셔 란다우(Emily Fisher Landau)는 올해 초 10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그녀의 집이 부동산 시장에 나왔고, 집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대거의 작품들이 경매에 등장한 것이죠.
해외의 경우 부동산 매각 시 집 안에 있는 작품, 가구 등이 함께 거래되는데, 원하지 않는 경우 전문 판매 기관인 경매 회사에 문의하게 됩니다. 사실 경매에 작품이 나오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보통 컬렉터의 죽음,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파산으로 인한 빚이 주된 이유로 꼽습니다. 이외에도 자신의 컬렉션을 바꾸거나 향상시킬 목적으로 경매에 작품을 내어놓는 현상도 늘고 있답니다.
피카소의 ‘시계를 찬 여인’은 왜 이렇게 비싼가요?
피카소는 현대미술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작가이자, 미술사 수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인물로도 친숙하죠. 그러나 천억 원단위의 작품 거래가를 살펴보면 친해지기도 부담스럽기만 한데요.
그렇다면 작품 가격은 대체 어떻게 평가되는 것일까요? 경매 카탈로그에 나오는 작품에 대한 정보는 모두 평가의 기준이 됩니다. 작가명, 작품명, 재질, 크기, 제작 연도가 표기되어 있죠.
특히 유명한 작가의 대표 도상과 주제로 이루어진 작품이라면 보다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또한 유지하기 어려운 종이가 아닌, 리넨으로 이루어진 캔버스에 제작되었고, 작품 사이즈 또한 어느 곳에 배치하기에 적당한 사이즈라면 추가 점수를 받게 되죠. 더불어 작품의 제작 시기가 작가의 전성기에 해당한다면 그 가치는 더욱 올라가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작품이 탄생한 이후로, 어떤 이력을 갖고 있고 누가 소장했는지도 중요한 평가 요소입니다. 소더비에 따르면 란다우는 피카소의 작품을 1968년 뉴욕의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에서 구입했다고 합니다. 그 이전에 페이스 갤러리는 스위스 바이엘러 갤러리(Galerie Beyeler Basel)에서 작품을 구입했고, 바이엘러 갤러리는 1966년 피카소에게 직접 작품을 구입해 1967년 파리에서 전시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작품이 미술시장에 나오기까지의 출처 이력인 ‘프로비넌스(Provenance)’는 작품의 진위(Authenticity) 여부와 연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죠. 그래서 기억이 아닌 문서로 남겨 기록하게 됩니다. 따라서 피셔 란다우 컬렉션의 피카소의 작품처럼 구입한 시기와 갤러리, 현재의 소장자 모두가 명확한 경우, 작품의 가치는 일반적인 작품과 다르게 평가됩니다.
앞으로 작품 컬렉팅을 위해 작품 가격 공부를 해야할까요?
아트펀드, 아트테크 등 이런 말들이 일상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미술품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참 많은데요. 특히 처음 아트페어나 갤러리를 방문하는 관람객 중 다수는 조심스럽게 ‘가격을 물어봐도 되나요?’라고 질문합니다. 실제로 경매라는 공개 2차 시장을 제외한 곳에서 가격정보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사실 미술시장은 아무 정보 없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시장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 그렇기에 미술시장을 알기 위해서는 많이 보고, 경험하며 공부해야 하는 것이죠. 앞서 살펴본 유명 컬렉터에게도 처음은 있었으며, 자신만의 컬렉션이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묻고 스스로 공부하는 과정은 있었습니다. 앞으로 아티피오와 함께 어렵기만 한 미술에 한 발 더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아티피오(ARTiPIO)
YES24의 자회사로 출범한 아티피오는 미술품 수집의 대중화를 위한 아트 커뮤니티입니다. 국내 다양한 예술 애호가들과 함께 아트 컬렉팅을 시작해 볼 수 있는 미술품 분할 소유 플랫폼과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