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선두 주자가 분석해 주는 챗GPT 미래 전망

『챗GPT 거대한 전환』은 챗GPT와 그 배경 기술을 상세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생성형 AI 기술이 무엇을 바꾸어 놓을지를 전망한다. AI 분야의 전문가인 두 저자들은 전 세계에서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소개하며, 이 기술이 바꾸어 놓을 산업 분야의 지형도를 그려본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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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저자

2022년 12월 챗GPT 공개 이후 2023년 3월 14일 GPT-4 모델이 발표되기까지의 약 3개월 동안 챗GPT를 다루는 수많은 도서가 출간되었다. 각종 기사와 책들을 통해 사람들이 챗GPT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내용들은 조금씩 이해하고 있는 지금, 이제 단순한 활용법 다음의 이야기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챗GPT 거대한 전환』은 챗GPT와 그 배경 기술을 상세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생성형 AI 기술이 무엇을 바꾸어 놓을지를 전망한다. AI 분야의 전문가인 두 저자들은 전 세계에서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소개하며, 이 기술이 바꾸어 놓을 산업 분야의 지형도를 그려본다. 그리고 앞으로 생성형 AI 기술이 나아가야 할 길과 우리가 이 기술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국내 1세대 챗봇 연구자로 챗봇과 AI 사용자 경험을 주제로 학회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고 인간 AI 상호작용 연구를 해왔습니다. 현재는 삼성전자 MX 사업부에서 근무하며, 거슨 레만 그룹의 AI 자문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동 저자인 백선환 님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가로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챗GPT 거대한 전환』에서는 생성형 AI를 다루는 다양한 국내외 기업과 서비스들을 소개해주셨습니다. 그중 저자님들이 특히 재치 있거나 유용하다고 느꼈던 서비스는 어떤 것일까요?

책에서 50개 이상의 기업과 서비스를 소개했는데요. 사실 수백 개의 서비스 중에 눈길을 끄는 서비스들만 고르고 고른 것입니다. 특히, 유니콘으로 등극한 글로벌 기업 6개 중에 챗GPT를 발표한 오픈AI는 물론 나머지 5개 기업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았습니다. 1조 이상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5개 기업은 허깅페이스(오픈소스 AI 커뮤니티), 라이트릭스(모바일 크리에이티브 툴), 재스퍼(AI 카피라이터), 글린(기업용 검색 도구), 스태빌리티AI(오픈소스 이미지 생성)입니다. 이들 기업이 출시한 서비스들을 한번은 꼭 들여다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고 있고, 어떻게 세상이 바뀌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서비스들입니다.

교육, 콘텐츠, 의료, 법률, 금융 등 『챗GPT 거대한 전환』에서는 생성형 AI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실제 서비스들과 이후의 전망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저자님들께서 보기엔 특히 어떤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변화에 주목해야 할까요?

2023년 가트너는 생성형 AI가 활발하게 적용된 산업 분야로 신약 설계, 재료 과학, 반도체 설계, 데이터 합성, 부품 설계를 꼽았습니다. 또, 2023년 1월 기준으로 오픈AI의 초거대 AI 모델을 활용하고 있는 902개 기업은 기술(28%), 교육(23%), 비즈니스 서비스(11%) 분야 순이었습니다. 빌 게이츠는 교육과 의료를 강조하고 있고요. 저희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생성형 AI는 당분간 기초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분야부터 활발하게 적용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점차 법률과 회계 같은 전문 분야는 물론, 인간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에 AI 기술이 확대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챗GPT 거대한 전환』에서도 생성형 AI 산업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을 소개해주셨는데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전쟁을 주도하는 이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떤 전략을 취하면 좋을까요?

검색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전략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보통 구글 검색이 정복하지 못한 시장으로 중국, 러시아, 한국, 이렇게 3개국을 꼽습니다. 한국의 경우 네이버가 언어 장벽과 내수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뾰족하게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여 1위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AI 전쟁에서도 한국 사용자들의 감성과 니즈를 이해한 서비스는 국내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문제는 '글로벌 시장'입니다. 한국의 AI 기업들은 자본과 기술력을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언더독의 위치에 있습니다. 따라서 전면전을 펼치기보다는 이미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매력을 인정받고 있는 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과 BTS으로 대변되는 미디어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산업에서 생성형 AI 서비스 접목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픈AI가 새로운 GPT-4 모델을 공개한 게 지난 3월 14일이었죠.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AI 산업에서, 앞으로 챗GPT와 생성형 AI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측하시나요?

챗GPT가 추후 '멀티모달'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했었는데, 책을 쓰는 도중에 GPT-4 모델이 멀티모달로 공개되어 상당히 놀랐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적용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거의 없었으니까요. 다행히 책에 이러한 최신 내용까지 전부 담을 수 있었는데요. 생성형 AI가 앞으로 더욱 확장된 멀티모달 모델로 발전할 것은 분명합니다. 텍스트만이 아니라 음성, 이미지, 영상까지 다양한 모달리티를 학습하고 마치 정말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소통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 이탈리아 데이터보호청이 챗GPT에 대한 일시적 접속 차단 조치를 내리면서, AI와 관련된 개인 정보 보호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는데요. 『챗GPT 거대한 전환』에서도 생성형 AI의 한계에 대해 다루어주셨는데, AI가 '인류에게 유용한 기술'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한계점들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문제는 AI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의 고민입니다. 오픈 AI는 인류에게 혜택과 가치를 주는 AI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범용 인공 지능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AI 연구는 '인간에게 유익한 AI는 무엇인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범용 AI는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미래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지금의 생성형 AI 기술에는 할루시네이션과 정보 보호를 비롯해 예측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두려워서 AI를 반대하는 것은 다소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픈AI가 챗GPT를 처음 선보일 때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지 못해서, 혹은 챗GPT가 완전하다고 자부했기 때문에 모델을 공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대중에게 공개함으로써 문제점에 대해 빠르게 피드백을 받고 데이터를 쌓으며 모델과 서비스를 고도화해나가는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규모 사용자를 대상으로라도 테스트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실제로 어떠한 유익함과 문제들이 발생하는지를 관찰하고, 이를 빠르게 개선해 나갈 때 AI 한계점들을 빠르게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챗GPT 거대한 전환』을 읽는 독자들이 앞으로 챗GPT와 생성형 AI가 가져온 변화를 어떻게 마주하면 좋을까요?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챗GPT를 시작으로 AI는 연구의 영역이 아닌 서비스와 비즈니스 영역으로 넘어왔습니다. 우리 삶과 사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AI에 대한 이해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챗GPT가 보여준 능력과 가능성이 놀라웠기에 많은 분들이 두려움과 걱정을 표하기도 하고 또 흥분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 '리셋 모먼트'가 왔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적어도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AI가 우리의 모든 것을 바꾸는 파괴적인 혁신을 가져올 것은 분명합니다. 이는 위기일 수도 있고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멀리서 구경만 하기보다 지금 컴퓨터를 켜고 챗GPT에 접속해 궁금한 질문을 던져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챗GPT 거대한 전환』에서 소개한 여러 서비스 중에 관심이 가는 서비스를 한번 사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AI 서비스를 직접 사용하다 보면 막연했던 AI 기술이 훨씬 구체적으로 다가올 것이고 생성형 AI가 가져올 미래도 조금씩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 앞에 다가온 '거대한 전환'을 이해하고 용기 내어 새로운 기회를 잡아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김수민

현재 삼성전자 MX 사업부에서 서비스 전략과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거슨 레만 그룹의 AI 자문 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추천 서비스 알고리즘 등에 대한 컨설팅을 수행했다. 이전에는 CJ ENM, HP, 다음소프트에서 디지털 마케팅과 신사업 리서치를 진행했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인간-컴퓨터 상호 작용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다양한 맥락에서 AI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