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전 세계에 걸쳐 인플레이션 극복이 당면 과제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긴축 기조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한때 부채 장려 정책을 따라 대출을 감행했던 기업과 가계는 연이은 기준 금리 인상으로 빚의 굴레에 빠졌다. 투자 대세 흐름을 따라 부동산시장과 자본시장으로 몰려갔던 수많은 영끌 서민도 손실 확정 타이밍을 놓치고 발목이 잡혔다. 버티기조차 녹록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그렇다면 이제 경제적 자유 따위 헛된 꿈은 버리고 착실히 노동 시장으로 돌아가 예적금에 올인하면 되는 것일까? 투자가 시대 정신이었던 호시절은 그저 한때의 거품으로 사라진 것일까? 『부자가 꿈이지만 돈 공부는 처음입니다』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경제 흐름을 되짚으며, 맹목적으로 부자를 꿈꾸었지만 정작 돈 공부는 소홀했던 사람들의 실패에 주목한다.
『부자가 꿈이지만 돈 공부는 처음입니다』를 내신 소감이 어떠신지 알려주세요.
정말 쓰기 어려웠던 책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투자 조언을 한다는 건 그야말로 리스크를 감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죠. 자칫 저의 조언이 누군가에겐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조심할 수밖에 없었지요. 끝내고 나니 홀가분합니다. 소망이라면 이 책이 초보 투자자들에게 보편적 투자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부자가 꿈이지만 돈 공부는 처음입니다'라는 제목에 공감하고 책을 집어 드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책은 어떤 독자들을 생각하면서 쓰셨는지, 기획의도는 무엇이었는지, 또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면서 집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분들을 생각하며 썼습니다. 투자 경험이 없거나 미숙한 분들을 위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투자 경험은 풍부하지만 투자 철학이나 신념이 정립되지 않은 분들까지도 대상이라 할 수 있겠죠. 투자는 실패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할 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실천 방법에 집중해서 썼습니다.
투자 신념이 정립되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 대부분이 실패를 맛보는 이유가 자신만의 기준 없이 '누구는 투자해서 수익 몇 배를 냈다더라' 같은 말들에 혹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투자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지키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공부를 통한 신념의 내재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념이 생기면 타인의 말이나 행동에 쉽게 영향을 받지 않죠. 신념은 반드시 스스로가 치열한 공부를 통해 확인하고 검증한 자신만의 것이어야 합니다. 물론 그 신념이 언제나 올바를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니까요. 그럼에도 그것이 중요한 이유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길을 잃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할 때가 있죠. 이때 나침반이 있다면 언제든 다시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투자 시장에서는 신념이 그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책에서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말을 빌려 투자의 4원칙(4G)을 말씀하시면서 '투자에는 상상력도 필요하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미래 시장을 상상하고 그리는 힘은 어디서 올까요? 그 힘을 얻기 위해 어떤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세상을 읽으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을 하게 될지를 끊임없이 상상하는 거죠. 대부분 일상을 살아내느라 바쁩니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바쁜 와중에도 상상을 하죠. 일상 속에서 변화의 움직임을 감지해냅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가령,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데, 그로 인해서 우리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란 명제를 놓고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겁니다. 그것이 미래의 산업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관련 서적도 읽고 기사도 찾아보면서 상상을 해보는 거죠. 투자는 결국 미래에 베팅을 하는 행위입니다. 미래를 읽을 수 있는 맑은 눈이 없다면 투자 성공은 불가능합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서 봐야 할 중요한 지표로 미국 중앙은행에서 발표하는 'forward guidance'(중앙은행이 미래 통화 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것)를 짚어주셨습니다. forward guidance 외에도 투자자가 유심히 지켜봐야 할 지표가 있을까요?
forward guidance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전 세계 돈의 흐름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시적으로는 돈이 향하는 방향입니다. 돈이 늘어날지 줄어들지, 그 지속성은 얼마나 될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다음이 미시적 접근입니다. 돈이 늘어나더라도 특히 집중되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죠. 늘어난 돈이 집중되는 곳을 찾아 투자하는 게 성공의 확률을 최고로 높이는 지름길이겠죠.
연준이 내년 금리를 4.6%까지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아무리 굳건한 마음을 가진 투자자라도 심장이 철렁했을 듯합니다. 미국 증시가 폭락했다는 말도 연신 나오고요. 투자자들이 흔들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조언 한마디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현대 경제는 부채 의존 경제입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이런 경향은 더욱 극심해졌죠. 이런 상황에서 고금리의 지속은 파멸을 의미합니다. 연준에서 최근 정책 전환, 즉 고금리 기조를 누그러뜨리려는 발언이나 시도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21세기에 20세기식 고금리 지속은 불가능합니다.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고금리는 종말을 고하게 될 겁니다. 다시 저금리 시대가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분명 투자의 시대가 다시 열릴 것입니다. 지금은 그때를 대비해 준비하고 공부해야 할 시기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시려는 분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한 가지를 말씀해주신다면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른 때'라는 말은 투자에서도 진리입니다. 부화뇌동하지 마십시오. 남을 따라 한다는 건 뇌를 타인에게 의지한다는 말입니다. 그런 식으로 성공을 한다고 해도 그 성공은 온전히 나의 경험이 되지 못합니다. 성공은 자신의 노력으로 이룰 때 진정한 경험이 됩니다. 그 경험이야말로 진정한 내 것이 되는 거죠.
*윤석천 경제 비평가이자 칼럼니스트. 동시대인과 함께 자본주의와 경제 성장주의의 민낯을 들여다보고, 그 아픔을 함께하며 합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미래 청사진을 그려내는 데 힘쓰고 있다. 한국능률협회와 대한경제교육개발원 등에서 환율과 트레이딩에 관한 강의를 했으며 현재는 선대인교육아카데미와 오마이스쿨 등에서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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