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려하게 말만 잘해서는 안 된다.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대방을 면밀히 살피고, 함께 하는 상황의 전체 흐름을 파악함으로써 적재적소에 필요한 한마디를 건넬 줄 알아야 한다.
『메타인지 대화법』에서는 말하기의 본질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메타인지(3인칭 시점 혹은 셀프 모니터링)로 내 이미지를 구축해, 단 한 번의 대화로도 상대에게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말하기 기술을 가르쳐준다. 메타인지 말하기는 드러나는 말, 이면의 화자의 마음, 심리, 의도를 함께 듣고 보는 눈을 지니는 것을 의미한다. 표면적인 말을 너머 말하는 이의 진의를 파악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소통의 메타인지 대화가 가능하다.
YTN, KBS진주 등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셨는데요, 저자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초, 중, 대학교 방송반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한 이래 임신, 출산 시기를 제외하고는 쉬지 않고 방송과 강의를 해왔습니다. 현재는 '멘쉬 커뮤니케이션' 대표로 일하면서 말하기와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스피치 컨설팅, 강연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브런치에서 글을 쓰며 독자분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말과 글은 다른 분야라고 생각해왔는데 본질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이고 들리는 워딩, 이면의 생각과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간의 경력과 경험을 토대로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나누겠습니다.
'메타인지 말하기' 혹은 '메타인지 대화법'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일까요?
'메타인지 말하기'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상대방과 상황 전체를 인지하며 대화하는 것을 뜻합니다. 마치 카메라로 나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 등장인물을 바라보며 상황에 따른 대사를 적어나가는 소설가의 관점과도 같습니다. '메타인지'란 내가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자신의 현재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말하는데요.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지금 맥락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대화의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지는 않은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책에는 이를 돕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메타인지 대화법』을 쓰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방송 8년 차가 되던 해 우연한 기회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방송에서의 말하기와 지갑을 여는 말하기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수려한 말하기 이전에 정성 가득한 준비와 상대방을 위한 마음가짐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방송인에게도 적용되는 태도였습니다.
강의, 코칭을 하면서 말을 잘하고자 하는 분들을 많이 뵙는데요. '메타인지 대화법'을 배우신 수강생분들께서 긍정적으로 변화하시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 또한 감사한 순간이 많았습니다. 보다 더 많은 분들께서 말하기에서 자유로워지고, 나와 상대방 모두를 살리는 말하기로 기쁨을 누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메타인지 말하기'를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그렇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한데요. 아주 작은 한마디의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평생의 아픔을 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짧은 한마디 속에는 말하는 이가 품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스치는 눈빛과 태도, 작은 목소리의 변화 등을 통하여 보이지 않는 상대방의 진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말하는 사람은 이를 미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그랬는데요. 이로 인해 후회되고 상처 되는 일들을 겪으면서 철저히 관찰, 복기, 모니터링 등 '메타인지 말하기'를 연습하며 고쳐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말’을 통해 인간관계를 맺고, 일을 하고, 생존하는 사람들, 바로 우리 모두일 것입니다. 말은 그래서 소중합니다. 더불어 '메타인지 말하기'는 상대방과의 대화뿐만 아니라 나와의 대화 또한 편안하게 만들어주는데요. 『메타인지 대화법』을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셀프 대화의 선수가 되셨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봅니다.
'나뿐인 말하기'와 '나답게 말하기'는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나뿐인 말하기'는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나만 바라보며 내 욕심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어를 보면 굉장히 나빠 보이고 나는 전혀 그러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지금의 저도 자칫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새 '나뿐인 말하기'를 하게 된답니다. 늘 메타인지를 밝게 켜두고 항상 말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대화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당장은 상대방만을 위한 노력처럼 보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내게 더욱 유익한 부메랑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나답게 말한다'는 것은 마음의 소리를 속이지 않고 진솔하게 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로는 마음과 반대되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듣기에 좋은 말을 하기 위해 거짓으로 과한 말을 하게 될 때가 있는데요. 당장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계속되면 가면을 쓴 나의 모습에 지치게 됩니다. 상대방 또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어쩐지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나 자신을 지나치게 희생하거나 거짓된 모습을 보이면서 과하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 한다면, 오히려 서로의 사이에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일단 나의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입니다. 상대방 또한 은연중에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답게 말하기'는 진정한 나를 지키면서 나의 목적도 달성해주는 적당한 선의 말하기를 뜻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에 해당 내용을 담았는데요. 모쪼록 소중한 독자분들이 가장 귀한 나 자신을 지키면서 '행복을 나누는 말하기'를 해나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말보다 실력이, 실력보다 진심이 먼저라고 하셨습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우리가 말을 잘하고 싶은 이유는 어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은 문제 해결일 수도 있고 면접관이나 상사, 연인, 처음 만난 사람의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얻기 위해 말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떨 때 마음이 움직일까요? 진짜 감동받는 순간은 그 사람의 말솜씨보다는 그 이면의 실력, 실력 이면의 ‘진심’이 느껴질 때입니다.
스피치 코칭을 배우러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면접, 강연, 연설 등 사람들을 대상으로 말을 하시면서 보다 멋진 말로 상대방과 우호적인 마음을 나누고 싶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사투리 교정이나 정확한 발음, 우렁찬 발성 등을 주안점으로 배우고자 하실 때가 많은데요. 저는 이분들에게 “지금도 충분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더 이상 가르쳐 드릴 것이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이는 그저 자신감을 높여드리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지금도 훌륭하신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상대방과 청중들은 그 사람의 수려한 말솜씨를 바라지 않습니다. 진솔한 자세와 정말 나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진심 어린 마음에 감동합니다. 물론, 발음 때문에 편안하게 듣기 어렵거나 보다 세련된 모습을 위해 도와드릴 점이 있다면 그 1%를 위하여 최선을 다해 코칭을 진행해드리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진심’에 있다는 점을 늘 힘주어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메타인지 대화법』은 나도 살리고 상대방도 살리는 '메타인지 말하기'로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삶을 사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책입니다. 따라서 강의를 듣는 마음으로 봐주시는 것도 좋지만 저는 그저 가장 편안하신 시간에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듯 편안하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내 앞으로 소중한 기회와 귀한 인연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메타인지 대화'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모쪼록 소중한 여러분의 삶이 깨어있는 말하기를 통해 생각지도 못했던 놀라운 행복과 기쁨으로 가득하시기를 바라봅니다.
*이윤지 아나운서, 작가, 스피치컨설팅 멘쉬커뮤니케이션 대표.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YTN, KBS진주 등에서 방송했다. 북콘서트를 진행하며 <이데일리>에 스피치 칼럼을 기고했다. 말이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었으나, 우연히 영업 업무를 맡게 되면서 방송을 진행하는 말하기와 지갑을 여는 말하기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메타인지 말하기를 시작하면서부터 괜찮은 영업 실적을 내어 회사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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