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가꾸는 애호 생활 에세이 브랜드 ‘라이킷(Lik-it)’의 열 번째 책 『이왕이면 행복해야지』가 출간되었다. 위기의 순간, 촛불처럼 환한 웃음 요소를 탁월하게 포착해내는 ‘도대체’ 작가의 따뜻한 그림 에세이이다. 길고양이 ‘꼬맹이’와 ‘장군이’와의 소박했던 첫 만남부터 가족으로 맞이하고 사랑의 무게를 실감하기까지의 짧지 않은 여정이 유쾌하게 담겼다. 희망 없는 세상에 나를 좋은 사람이라 기억할 작은 존재들을 위한 깊은 마음을 그렸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에세이를 쓰고 만화를 그리는 도대체입니다. 개 ‘태수’, 고양이 ‘꼬맹이’, ‘장군이’와 함께 살고 있고요.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그럴수록 산책』 등의 책을 썼습니다. 지금은 네이버 동물공감판에 만화 <태수는 큰형님>, <경향신문> 토요판에 만화 <아무래도 집콕>을 연재하고 있어요.
이 책을 쓰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우연히 길고양이들이 사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면서 언젠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기억이 희미해지거나 중요한 이야기를 빠트리지 않도록 SNS와 메모장, 일기장 등에 기록해왔는데, 그것들을 모아 정리해서 책으로 내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책을 쓰면서 ‘나름대로 기록을 잘했구나’라는 생각과 ‘아, 조금 더 자세히, 조금 더 열심히 기록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동시에 했답니다. 어찌 되었든 그동안 제가 만나온 고양이들의 삶이 한 권의 책으로 기록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길고양이의 생활을 관찰하며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다면요?
예전에 ‘길고양이들은 사는 게 힘들겠네’ 하고 막연히 생각했다면,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는 ‘정말 힘들구나’ 생각하게 되었달까요? 맨몸으로 추위와 더위, 배고픔과 갈증을 견뎌야 한다는 걸 머리로 상상하는 것과 실제로 지켜보는 것은 많이 달랐습니다. 인간 옆에서 태어난 고양이들에게는 로드 킬이나 학대 같은 위험도 늘 도사리고 있고요. 그렇게 험한 삶을 사는 와중에 자기들끼리 우정을 나누고, 먹을 것과 잠자리를 양보하고, 장난을 치고 뛰어다니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애틋함을 느낀 적이 많습니다.
동네 고양이들을 보살피며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다른 모든 일들, 예를 들어 가정사나 직장 생활이 그러하듯이, 이 경우도 가장 힘든 일은 사람 때문에 생기곤 했습니다. 고양이 급식소 앞에 며칠씩 똥을 누고 가거나 하는 경우처럼요.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남들이 볼 수 있는 야외에서 바지를 내리고 똥을 눌 수 있다니 굉장하다고 생각했답니다.
고양이들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저희 집 장군이도 누군가 일부러 꼬리를 훼손해서 절단 수술을 받은 경우입니다. 위의 ‘똥 사례’와 마찬가지로, 무언가가 싫다고 아무나 동물에게 해코지를 할 수 있진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기어이 그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죠. 고양이를 가까이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살았을 ‘인간의 악의’를 자꾸 접하게 되는 것 같아서 괴롭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찬찬히 생각해보면 훨씬 많은 이들이 그냥 무심하거나, 길고양이들에게 측은지심이 있거나, 너그럽게 대하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런 분들의 행동은 티가 많이 나지 않을 뿐이죠. 인간사가 대체로 그런 것 같습니다.
개 ‘태수’에 이어 고양이 ‘꼬맹이’와 ‘장군이’까지 식구가 늘었는데요, 생활상의 변화가 궁금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개와 산책을 다녀오고, 고양이 화장실을 치우고, 밥과 물을 준 후에 제 일과가 시작됩니다. 종일 개, 고양이의 식사와 배변 활동에 맞추어 저의 시간표가 정해집니다. 저희 개가 실외 배변을 고집해서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무조건 하루에 몇 번은 밖에 다녀와야 해요. 그렇게 들락거리면서 밥 챙겨주고 저도 밥 먹고 일도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간답니다. 가끔, 이를테면 태풍이 와서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하루에 몇 번씩 비옷을 입고 나갈 때면 ‘이게 뭔 짓이여!’란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별수 없으니까요.
장점이라면 본의 아니게 생활이 규칙적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없이 자고 싶어도 개 때문에 일어나게 되니까요. 이 녀석들을 데리고 사는 동안은 아파도 곤란하겠다는 생각에 건강에도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 개에게 지병이 있어서 올여름에 응급 상황이 온 적이 있는데, 그 후로는 혹시 제가 술을 마시고 뻗어 있을 때 그런 상황이 또 생길까 봐 과음도 안 하고 있습니다.
제목이 좋다는 독자들의 평이 많았어요. 제목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알려주세요.
‘이왕이면 행복해야지’는 제가 저희 집 고양이 장군이에게 종종 건네는 말입니다. 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니 조금 떨어져 앉아서 말을 거는 것밖에 해줄 것이 없거든요. 그래서 장군이를 보면서 ‘장군아, 사는 게 어떠냐?’, ‘같이 살아보니까 어떠냐, 그럭저럭 맘에 드느냐?’ 같은 말을 많이 합니다. ‘행복해라 장군아. 그냥 살아도 되는데, 이왕이면 행복한 게 좋지’ 같은 소리도 자주 하는데, 어느 날 그 말을 하고 보니 몹시 머쓱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정작 저는 제 삶에 대해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던 것 같아서요. ‘나는 이왕이면 행복하게 살려고 하고 있나……’ 생각하면서 좀 울컥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일화를 연재 중인 만화 <태수는 큰형님>에 넣을까 하다가, 단행본 제목으로 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아껴둔 것을 이번 책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려요.
다들 사느라 고생이 많으셔요. 사람도 개도 고양이도 모두 고생이 많습니다. 사는 게 매일 언제나 행복하기야 어렵겠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행복한 순간을 많이 만들며 지내시길 빌어요. 책에는 제가 저의 개와 고양이들을 보면서 ‘한세상 개로 살아보니 괜찮았다’, ‘고양이로 사는 것도 괜찮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썼는데, 여러분도 먼 훗날 언젠가 ‘한세상 살아보니 뭐, 좀 괜찮았던 것도 같네’ 하며 피식 웃으실 수 있기를 빕니다.
*도대체 한량 기질 아버지와 부지런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게으른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한량’이 되었다. 개 ‘태수’, 고양이 ‘꼬맹이’, ‘장군이’와 한 지붕을 이고 복닥거리며 사는 중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웃기는 점을 발견해내는 재주를 살려 따뜻하고 소박한 웃음에 집중하는 글과 그림을 그린다.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어차피 연애는 남의 일』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 『태수는 도련님』 『그럴수록 산책』 등을 출간했다. 인스타그램 @dodaeche_j 트위터 @dodaeche_j 홈페이지 www.dodaech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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