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살인』은 대형 로펌의 변호사 비요른이 의뢰인을 살해한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벌받아 마땅한 범죄자를 10년 동안 변호하며 양심이 무뎌진 비요른은 어느 날 자기 가정이 위협받자 의뢰인에게 환멸을 느끼고 그를 죽인다. 그 후 자신이 가진 지식을 총동원해 범죄를 무마해나간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그의 최후는 어떻게 될까?
저자 카르스텐 두세는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는 당연한 욕구와 그것을 위해 기꺼이 남에게 폭력을 저지르는 인간의 잔혹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자신의 잔인한 선택을 합리화하는 범죄자의 교묘한 심리도 세밀하게 묘사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글은 위트를 놓치지 않았다. 『명상 살인』은 독일 출간 후 베스트셀러에 올라 2년째 높은 순위를 지키고 있으며 누적 판매량 100만 부를 돌파했다. 또한 참신한 스토리 전개와 촘촘한 구성을 인정받아 독일의 대형 제작사 Constantin에서 영화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풍자, 추리, 자기계발을 한 권에 담은 새로운 장르의 소설이 세상에 나왔다.
한국 독자에게 인사해주세요. 한국에서도 소재가 기발하다는 평이 많아요.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범죄 스릴러 소설 『명상 살인』을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그 집필 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한국의 독자 여러분. 처음 뵙겠습니다. 이 소설의 기초 아이디어는 단순했어요. 변호사가 자신의 의뢰인을 죽인 후 위임권을 남용하여 살해 사실을 들키지 않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아이디어가 생긴 이후에도 글을 시작하지 못하고 계속 고민했던 질문은, ‘그의 살해 동기가 무엇일까?’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저녁 깨달았어요. ‘동기는 아주 분명하고 단순해야 한다.’ 바로 업무 스트레스죠. 변호사 한 명이 신경쇠약 때문에 의뢰인을 죽인다는 줄거리가 그렇게 완성됐습니다. 제 주인공을 현실적인 인물로 만들기 위해서 살인을 저지르기 전에 긴장 완화 훈련도 시도해보길 원했어요. 살인 이후에 그게 효과를 발휘했죠. 살인자에게도, 저에게도 유용했어요.
보통 범죄 스릴러 작가는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소설과 유사한 실제 사례나 자료를 수집한다고 들었습니다. 작가님은 소설을 집필하기 전 어떤 작업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거대 범죄 조직(마피아)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해요.
가장 사실적인 이야기는 직접 경험에서 나오겠죠? 그렇다고 해서 실제 사건을 가지고 쓴 소설이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 저는 소설가가 되기 전 변호사이자 방송 작가로 일했어요. 그때 이야기 소재를 많이 얻었죠. 또한 조직범죄는 굉장히 간략하게 연구했어요. 『군중(The Mob)』이라는 독일 논픽션에서 제 책에 쓸 조직범죄의 구조나 위계에 대해 배웠죠. 나머지는 모두 허구입니다.
이 소설 속 살해 도구는 특별합니다. 바로 명상인데요. 소설 속 명상집은 실제로 존재하는 명상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감납니다. 살인과 명상을 같이 엮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신경쇠약으로 인해 살인을 결심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라면 살인 이후 삶을 이어가기 위해 마음을 채워줄 무언가가 필요하겠죠. 그렇게 명상을 떠올렸습니다. 심신 안정의 여러 방법 중 명상을 선택한 이유는 저도 명상 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처음 접했을 때는 명상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제 소설에는 명상의 개념을 쉽고 기억에 남도록 설명해주는 치료사를 등장시키고 싶었죠. 그 인물이 바로 비요른의 명상 선생, 요쉬카 브라이트너입니다. 소설 속 명상집 『추월 차선에서 감속하기 – 명상의 매력』에는 제 경험이 담겨 있어요. 명상에 대한 각종 정보를 준 구글에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전합니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는 대형 화이트보드에 용의선상의 주요 인물 관계도를 그려놓잖아요? 『명상 살인』 역시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거대 범죄 조직, 주인공의 가족, 형사 등 많은 사람이 등장하는 만큼 그런 정리 방법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공책 한 페이지에 작은 “지도”를 하나 그려두었어요. 그 지도는 얽히고설켜 풀어야 하는 관계적 문제를 잊지 않도록 잡아주는 장치였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스토리의 뼈대를 계속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소설을 구상하는 데에 몇 주가 걸렸고 그 기간 동안 이야기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이후 집필하면서도 그 느낌을 잃지 않으려고 했어요. 작가가 캐릭터들 간의 관계성이나 사건 전개를 장악하지 못하면 독자들이 어떻게 소설을 이해하겠어요?
가장 아끼는 장면을 꼽는다면 어떤 장면일까요?
<내면의 저항> 장에 나오는 고문 장면을 좋아합니다. 자백을 끌어내는 전기 의자의 잔인함 때문은 당연히 아니고요, 극명한 대조가 나타난다는 점이 좋아요. ‘내면의 저항’을 이겨내고자 하는 주인공의 바람에 비해 고문 대상자의 실제적인 고통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죠. 그리고 ‘내면의 저항’을 극복하는 과정에 대한 서술이 정말 좋아요. 내 안에 있는 저항심과 대화를 나누며 그것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겨내는 일은 비요른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추천할 만합니다.
살인 이후 주인공의 가족에게는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지고 엉켜 있던 가정의 문제들이 해결됩니다. 이때 아내 카타리나는 남편의 살인을 몰랐을까요?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로 이 점이 제가 책을 사랑하는 이유예요! 모든 독자가 글자 너머 자신만의 상상을 펼칠 수 있죠. 아내 카타리나는 주인공 비요른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다 어느 시점부터는 비요른의 업무와 관련된 일체를 거부하기 시작합니다. 범죄 조직의 보스 드라간이 의뢰인이라는 사실이 꺼림칙하지만 경제적 풍요는 포기하기 어려우니 눈과 귀를 닫기로 한 거겠죠. 그녀의 관심은 오직 딸과 가정이에요. 가정을 지킬 방법으로 남편에게 명상을 권유하고 딸을 위해 유치원 원서 접수에 집착합니다. 그녀는 남편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드라간 살해 사건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의도적으로 무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녀가 뭘 알고 있었는지는 저도 확실하지 않네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길게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알려주세요.
모든 인간은 관계 안에 있습니다. 혼자가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성가시기도, 행복하기도 합니다.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겪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고민될 때 명상을 시도해보세요. 여러분에게 그런 동기 부여가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그것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또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스트레스 없이 재미에 푹 빠지시기를 바랍니다.
*카르스텐 두세 독일 본(Bonn)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이며 수년간 방송 작가로 일했다. 그는 무엇보다 유머에 관심이 많아 ‘독일 텔레비전 상’과 ‘독일 코미디 상’을 여러 번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독일 방송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그림메 상’ 후보에도 여러 차례 올랐다. 최근엔 주로 도서를 집필하고 있다. 처음엔 법률 상식을 쉽게 풀어 설명한 『법률가의 얄팍한 지식』, 『권리 찾기』 등을 펴냈고 소설가로서는 2019년에 데뷔했다. 그의 첫 소설 『명상 살인 Achtsam morden』은 출간되자마자 독일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해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높은 순위를 지키고 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게 단지 메모지 여섯 장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모호했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고자 하는 갈망이 생겼을 때 단골 바에 있었는데, 그때 종업원이 흔쾌히 종이와 펜을 빌려주지 않았더라면 이 책은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그는 회상한다. 그 기념비적인 메모지들은 지금도 그의 집 벽에 붙어 있다. 이후 발표된 속편 『명상 살인 2 Das Kind in mir will achtsam morden』도 큰 호응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고, 『명상 살인 3 Achtsam morden am Rande der Welt: Achtsam morden 3』 역시 얼마 전 독일에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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