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 “계절 채소를 만나는 기쁨, 아시나요?”
채소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내재된 힘을 얻는다는 감각이 생겨요. 제철 채소를 만나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쳇바퀴 같은 일상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계절을 살아 낸다는 생각을 합니다. 좀 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거죠.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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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채소 에세이스트 단단의 첫 에세이. 작지만 단단한 변화를 만들어 가는 ‘채소로운 일상’에 관해 담았다.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일상에 채소를 들이면서 작가는 우리 모두가 건강하게 연결되는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채소의 힘을 빌려 하루하루 버티는 삶에서 주도하는 삶으로 걸음을 바꾸었고, 건강한 몸과 마음에서 나오는 기분 좋은 에너지를 주변과 함께 나누기 위해 여러 방식으로 손 내밀고 있다.



『매일매일 채소롭게』 책 제목이 흥미로워요. ‘채소롭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채소롭다’는 채소라는 명사를 형용사로 만들어 본 단어예요. 채소가 가진 속성 중에서 자연스러움, 건강함 같은 단순하지만 핵심적인 이미지를 살려서 ‘채소로운 일상’의 모습을 그려 내려고 했어요. 알록달록한 채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나요? 채소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내재된 힘을 얻는다는 감각이 생겨요. 제철 채소를 만나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쳇바퀴 같은 일상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계절을 살아 낸다는 생각을 합니다. 좀 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거죠. 

일상을 어쩔 수 없이 버텨야 하는 현실이 아니라 내가 이끌어 가야 할 삶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달라지는 게 많아요. 제로 웨이스트나 채식에 대해 막막함을 느끼고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나의 오늘을 ‘이미 세팅된 환경’이 아니라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살아 내는 과정으로 생각하면 의외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요. 내가 만들고 싶은 삶의 모습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삶, 매일매일 채소로운 일상이란 그런 것입니다.

채소가 일상에 ‘작지만 단단한 변화’를 만들어 주었다고 하셨는데, 채소를 가까이하고 나서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감각의 확장이요. 건강한 채소를 건강하게 먹게 되면서 채소 본연의 맛을 알게 되었어요.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보면 일정한 속도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멈춘 듯 있다가 어느 순간 ‘이야아아’ 하고 힘껏 자라더라고요. 그 응축된 힘을 느끼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양념을 덜어내야 하더라고요. 채소의 쓴맛, 단맛, 독특한 향에 집중하다 보니 전에 비해 맛과 향을 느끼는 감각이 예민해졌다고 느껴요. 그렇게 확장된 오감이 점차 영역을 넓혀 감정과 생각에도 영향을 주었어요. 시야가 넓어진 거죠.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를 비롯해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앞면과 뒷면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매일매일 채소롭게』를 읽다 보면 오늘은 꼭 채소 요리를 만들어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책에서 소개한 채소 요리 중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

이제 슬슬 완두의 계절이 오고 있네요. 저는 매년 더운 여름이 오기 전 완두잼을 만들어 먹어요. 곡물 잼이 가진 진하고 깊은 단맛을 꼭 맛보시길 바랍니다. 수분이 많은 과일 잼에 비해서 만들기도 쉬워요. 완두 껍질을 까는 재미도 있고요. 완두잼은 뻥튀기와 함께 드셔 보시길. ‘왜 여태껏 이 맛을 몰랐지!’ 하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제가 그랬거든요.

첫 책인 만큼 애정이 각별하실 것 같은데요. 작가님이 꼽으시는 ‘책 속 문장’이 궁금합니다. 

완벽하게 옳고 완벽하게 무해하고 완벽하게 아름답기 위해 나를 잃고 싶지 않다. 나답게 조금씩 천천히. 이리도 가 보고 저리도 가 보면서 나다운 일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그것이 내가 꿈꾸는 채소로운 일상, 채소로운 매일매일이다.

프롤로그의 마지막 문장인데요, 완벽하려고 이를 악물고 안간힘을 쓰면 힘들잖아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을 몰아세우게 돼요. 환경을 생각한다면서 비닐에 든 상추를 왜 샀냐고, 비건이라면서 가죽 제품을 왜 쓰느냐고 묻게 되는 거죠. 완전무결한 사람, 완벽한 상황이 어디 있겠어요. 완전하지 않지만 조금 더 해 보는 것,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나답게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숭숭 뚫린 연근처럼 숨구멍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신 <연근>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어요. 유연한 삶을 살기 위한 작가님만의 팁이 궁금합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되새기는 말이 있어요. “그럴 수도 있지.”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인 동시에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에요. 사회생활 초반에는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였어요. 왜 엑셀을 못 하지, 왜 눈치가 없지, 왜 일찍 못 일어나지, 하고요. 그런데 뭐, 그럴 수도 있잖아요. 태어날 때부터 회사 체질인 사람도 없고, 10년 가까이 해 보니 처음엔 어려웠던 것들이 익숙해지더라고요. 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니까 주변 사람들의 사소한 실수나 잘못도 예전보다는 덜 미워 보여요. 가끔은 우리가 이렇게 애쓰며 사는 것이 애틋해서 예뻐 보이기도 하고요.

『매일매일 채소롭게』처럼 마음을 사로잡는 에세이를 쓰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계절의 채소를 볼 때마다 ‘아, 예뻐라!’ 하고 감탄합니다. 채소라는 소재 자체가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보는 것만으로도 싱그럽게 마음이 풀어지는 채소들을 자세히 관찰하니 그 안에 미처 보지 못했던 단단한 이야기들이 있더라고요. 몸에 힘을 빼고 편안한 마음으로 채소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했어요. 오롯이 채소에 집중하며 관찰해 본 것이 도움이 되었어요. 독자분들도 ‘채소 관찰자’ 시점을 흥미롭게 느끼신 것 같아요. ‘흔히 보는 채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채소를 통해 일상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채널예스 에세이 공모전 <나도, 에세이스트>에서 2회 연속 대상을 수상하셨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정해진 주제에 맞춰 글을 쓰는 경험은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위로’ ‘롤모델’ ‘여행’처럼 평소에 잘 다루지 않던 주제에 대해 쓰려니 처음에는 막막하기도 했지만, 막상 쓰다 보니 저도 몰랐던 제 안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글쓰기가 이런 것이구나! 내가 아는 세계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몰랐던 세계를 알아 가는 것이구나! 하는 ‘쓰는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퇴근 후 새벽까지 힘든 줄도 모르고 즐겁게 풀어나간 이야기들로 연속 대상을 받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계속 내 안의 이야기를 길어 올려 보라는 메시지구나, 그래 계속해 보자!” 채널예스로부터 큰 격려를 받았습니다.



*단단

계절의 채소로 나를 위한 요리를 한다. 채소 가득한 디저트를 굽고 차를 우려 마신다. 좋아하는 글을 오래 쓰기 위해 회사를 다닌다. 계속해서 마음을 들여다보며 살고 싶다. 눈길이 긴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채소를 키우며 요가 하는 할머니로 늙는 게 꿈이다.

인스타그램 @orotte_moment



매일매일 채소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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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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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